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은 당시 E 마트에서 슬리퍼를 골라 들고 있었는데, 버스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한 H가 지나가는 것을 본 것 같아 H를 부르려고 하다가 무심결에 슬리퍼를 들고 마트 출입문 쪽으로 나가게 된 것일 뿐이어서 절취의 범의가 없었다.

2.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당심에서 F이 한 진술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당시 이 사건 마트에서 매니저로 일하던 F은 수사기관 및 당심 법정에서 당시 전화를 받으러 매장 입구로 나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매장 안쪽을 보고 있는데, 피고인이 슬리퍼를 들고 두리번거리다가 팔에 걸치고 있던 양복 상의로 슬리퍼를 안 보이게끔 감싼 다음 매장 밖으로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것을 목격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 이 사건 마트에 설치되어 있던 CCTV 영상에 의하면, 당시 피고인이 매장 안에 들어와 손으로 슬리퍼를 집어 들고 두리번거리다가 왼팔에 걸치고 있던 양복 상의로 슬리퍼를 감싼 다음 매장 직원에게 알리지 아니한 채 매장 밖으로 가지고 나가는 장면이 확인되는 점, 아직 대금을 지급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지인이 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매장 종업원에게 전혀 알리지 아니한 채 슬리퍼가 보이지 않게끔 팔에 걸치고 있던 양복 상의로 감싸 안고 매장 밖으로 나갔다는 피고인의 변소는 쉽사리 수긍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마트 안 벽면 진열대에 걸려있던 슬리퍼 1족을 팔에 걸치고 있던 양복 상의에 감싸 가져가는 방법으로 절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당시 피고인에게 절취의 범의도 있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