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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두6605 판결
[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공2010상,337]
판시사항

취업규칙에 정한 ‘시말서’가 사죄문 또는 반성문의 의미를 가지고 있고 이에 기하여 근로자에게 시말서의 제출을 명한 경우, 업무상 정당한 명령인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취업규칙에서 사용자가 사고나 비위행위 등을 저지른 근로자에게 시말서를 제출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경우, 그 시말서가 단순히 사건의 경위를 보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사고 등에 관하여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내심의 윤리적 판단에 대한 강제로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취업규칙 규정은 헌법에 위배되어 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 에 따라 효력이 없고, 그에 근거한 사용자의 시말서 제출명령은 업무상 정당한 명령으로 볼 수 없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취업규칙에서 사용자가 사고나 비위행위 등을 저지른 근로자에게 시말서를 제출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경우, 그 시말서가 단순히 사건의 경위를 보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사고 등에 관하여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내심의 윤리적 판단에 대한 강제로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취업규칙 규정은 헌법에 위반되어 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 에 따라 효력이 없고, 그에 근거한 사용자의 시말서 제출명령은 업무상 정당한 명령으로 볼 수 없다.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시장애인복지관(이하 ‘이 사건 복지관’이라 한다)의 인사규정 제47조 제1항은 “직원이 행한 행위가 징계사유에 미치지 아니하고 조직의 질서유지에 위배될 수 있는 경미한 행위를 한 경우 부서장은 해당 직원에게 지적사항을 시정하고 반성의 계기가 되도록 시말서와 함께 주의를 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그 규정 내용에 비추어 위 규정상의 시말서는 단순히 사건의 경위를 보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사고 등에 관하여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의미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이에 근거한 시말서 제출명령은 사용자의 업무상 정당한 명령으로 볼 수 없으므로 근로자가 그와 같은 시말서의 제출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징계사유나 징계양정의 가중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1991. 12. 24. 선고 90다12991 판결 등은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의미하는 시말서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없어 사안이 달라 이 사건에 적용하기에 적절한 것이 아니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로 내세우는 바와 같은 판례위반이나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민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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