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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8.1.선고 2018다233266 판결
손해배상(기)
사건

2018다233266 손해배상(기)

원고피상고인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률(담당변호사 김용정)

피고상고인

B협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종환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 4. 26. 선고 2017나41945 판결

판결선고

2018. 8. 1.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2 내지 4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중개법인은 오피스텔의 소유자인 H에게 이 사건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정당한 권한이 있는지 확인할 의무를 소홀히 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였다는 이유로, 피고는 위 중개법인과 체결한 공제계약에 따라 원고의 손해에 상당하는 공제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중개법인의 과실 유무와 원고의 손해발생 여부 및 과실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은 중개의뢰를 받은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등을 확인하여 중개의뢰인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고, 그 권리관계에는 중개대상물의 권리자에 관한 사항도 포함되므로, 개업공인중개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와 신의성실로써 매도 등 처분을 하려는 자가 진정한 권리자인지 여부를 조사·확인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1563 판결 등 참조).

한편, 이처럼 부동산 거래당사자가 중개업자에게 부동산거래의 중개를 위임한 경우, 중개업자는 위임 취지에 따라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를 조사·확인할 의무가 있고 그 주의의무를 위반할 경우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게 되지만, 그로써 중개를 위임한 거래당사자 본인이 본래 부담하는 거래관계에 대한 조사·확인 책임이 중개업자에게 전적으로 귀속되고 거래당사자는 그 책임에서 벗어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중개업자가 부동산거래를 중개함에 있어 진정한 권리자인지 여부 등을 조사·확인할 의무를 다하지 못함으로써 중개의뢰인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중개의뢰인에게 거래관계를 조사·확인할 책임을 게을리한 부주의가 인정되고 그것이 손해 발생 및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면, 피해자인 중개의뢰인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과실상계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것이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기본원리에 비추어 볼 때에도 타당하다. 그리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관하여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는 때에는 그와 같은 사유는 가해자의 손해배상 범위를 정함에 있어 당연히 참작되어야 하고, 양자의 과실비율을 교량함에 있어서는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사고발생에 관련된 제반 상황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것이며, 과실상계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다69654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들어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에 관한 원고의 과실을 참작하여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1) 중국 국적의 교포로서 유학생인 원고가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소유자를 직접 확인하여 임대인의 권한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다.

2) 원고는 그러한 어려움을 고려하여 중개수수료를 부담하면서 이 사건 중개법인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위 중개법인은 오피스텔의 소유자인 H에 대해 임대인에게 권한을 부여했는지를 확인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중개대상물 확인 · 설명서에 이 사건 오피스텔의 토지와 건축물 모두 이 사건 임대인의 소유인 것처럼 기재하기까지 하였다.

3) 불안해하는 원고를 안심시키기 위해 이 사건 중개법인은 특약으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중개법인 책임 하에 계약한다.'라고 기재하고 피고와 공제계약을 체결한 공제증서를 제시하며 보증금도 자신의 계좌로 받기까지 하였다.

4) 중개법인의 대표 D은 이 사건 임대인의 대표이사인 J과 알고 지내온 사이로서 임대인의 권한유무를 확인할 의지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오피스텔은 등기부등본상 H가 소유자로 등기되어 있음에도 원고는 주식회사 E를 임대인으로 하여 그로부터 이를 임차한 사실, 그 과정에 원고는 위 중개법인 대표 D의 말만 믿고 임대인이 H로부터 위 오피스텔의 임대에 관한 적법한 권한을 위임받았는지 여부를 전혀 확인하지 않은 사실을 알 수 있다.

2) 이에 의하면, 이 사건 오피스텔을 임차하려는 원고로서는 임대차계약 체결 및 보증 금 지급 과정에 이 사건 임대인이 위 오피스텔의 소유자인지, 만일 소유자가 아니라면 적법하게 임대할 권한이 있는지를 등기부등본과 소유자에게 문의하는 등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었는데도, 중개법인 대표 D의 말만 믿은 채 오피스텔의 소유자 확인 및 임대인의 임대권한 유무에 대한 확인을 소홀히 한 과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원고의 과실은 손해 발생 또는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의 위와 같은 과실을 전혀 참작하지 아니하고 피고의 과실상계 주장을 배척한 것은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범한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박정화

대법관박상옥

주심대법관이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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