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의 운전행위는, 대리기사가 피고인의 차량을 운전하여 피고인의 주거지 주차장에 후면 주차를 하다가 화단 담벼락을 들이받는 추돌사고를 발생시키고도 사고발생을 완강히 부인하자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부득이 발생한 것으로, 긴급피난 내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가사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여도 피고인은 자신의 운전행위가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인식하였고, 그와 같이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500만 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피고인의 행위가 긴급피난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는데, 원심은 그 판결문 중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 이에 관하여 자세히 판단하여 피고인의 음주운전 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① 이미 발생한 사고를 확인하는 것은 자기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것에 해당하지 않는 점, ② 반드시 그 자리에서 피고인이 음주운전을 하는 방법으로 확인해야만 할 긴급성이 있다고 도저히 볼 수 없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가 긴급피난이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의 주장이나 기록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피고인이 위와 같은 목적으로 1m 후진하는 것은 음주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믿을만한 사정이 전혀 없으므로, 가사 주관적으로 죄가 되지 않는다고 인식하였다

하더라도 그와 같이 인식하는 데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