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이유의 요지

가. 심신미약(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음에도 원심은 이를 간과하였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5년 등)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심신미약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전에 술을 마신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은 경찰에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당시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던 점(피고인은 ‘수사기관 조사 당시 실제로는 범행 내용이 기억나지 않음에도 허위로 또는 추측하여 진술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피고인의 진술 내용은 다른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범행 내용 및 경위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 피고인 자신의 진술 외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직전 만취한 상태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이르렀다고는 보기 어렵다.

한편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임의적으로 감경할 수 있을 뿐이므로, 원심이 심신미약으로 인한 법률상 감경을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은, 살인범죄는 인간의 생명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존귀한 가치를 침해하는 것으로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를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이고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이 뒤따르는 점, 피고인과 피해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