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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12. 20. 선고 95누12705 판결
[위법건축물철거계고처분취소][공1997.2.1.(27),399]
판시사항

건축허가 후 위치를 임의로 변경하여 국유지를 침범하여 건물을 신축한 위법건축물에 대한 철거 계고처분이 위법하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건물에 대한 건축허가를 받은 후 그 신축과정에서 위치를 임의로 변경하여 사유지 및 국유지를 침범함으로써 당초 허가내용과는 다른 별개의 건물을 신축하는 결과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건물 중 위법 부분의 면적이 결코 적지 아니하며, 사후에 사유지 토지를 매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토지와 사유지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국유지인 토지를 국유재산법에 의하여 매각받지 않는 한 위법건축물 부분은 결코 합법화될 가능성이 없으므로, 원심이 들고 있는 여러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그러한 위법건축물인 건물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불법건축물을 단속하는 당국의 권능은 무력화되어 건축행정의 원활한 수행이 위태롭게 되고 건축법이나 국유재산법 등이 정하고 있는 여러 제한규정을 회피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한다는 더 큰 공익을 해하는 것이 된다는 이유로, 철거 계고처분이 위법하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박영숙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문재 외 1인)

피고,상고인

삼척시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1994. 10. 31. 원고에게 강원 삼척군 근덕면 초곡리 113의 1 잡종지 1,984㎡(원래의 지번과 지목은 산 58의 4 임야였는데 1992. 1. 15. 현재의 지번과 지목으로 등록전환되었다. 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 지상에 신축된 그 판시 별지목록기재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중 위험물저장 및 처리 시설 건물 81.84㎡의 일부분인 22.75㎡와 부속건물인 근린생활시설 건물 117.45㎡의 일부분인 87.45㎡가 당초 건축허가 내용과는 달리 이 사건 토지에 인접한 국유지인 같은 리 59의 2 토지와 사유지인 같은 리 산 57의 1 토지를 침범한 위법 건축물이라는 이유로 건축법 제69조 행정대집행법 제2조 , 제3조 제1항 에 의하여 이 사건 건물을 같은 해 11. 20.까지 자진 철거하고 만약 위 지정기일까지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피고가 이를 직접 집행하거나 또는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집행하게 함과 아울러 그 비용을 원고로부터 징수하겠다는 내용의 계고처분을 한 데 대하여, 이 사건 토지는 원래 지목이 임야로서 삼척과 울진을 연결하는 7번 국도변에 인접해 있는 삼각형 모양의 토지인바, 원고는 1988. 6. 16.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한 다음 그 지상에 주유소를 설치·운영할 마음을 먹고 1991. 3. 11. 용화주유소라는 상호로 석유판매업허가를 받은 후 당시 임야이던 위 토지 상에 주유소 건물 등을 신축하기 위하여 우선 같은 해 4. 10.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산림훼손허가를 받아 정지작업을 하는 한편, 같은 해 5. 10. 피고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은 후 같은 달 29.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를 건축업자인 소외 김웅길에게 도급 주어 주유저장탱크, 주유기 등의 주유시설을 포함한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고서 그 건물에 대하여 같은 해 12. 17. 준공검사를, 1992. 1. 15. 소유권보존등기를 각 마친 사실, 원고는 위와 같이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는 한편 주유소 부지로 사용하기 위하여 1991. 11. 20. 피고로부터 위 토지에 인접한 국유지인 초곡리 산 59의 2 도로 840㎡를 대부받은 후 1992. 2. 28.부터 이 사건 토지와 건물 및 위 대부받은 초곡리 산 59의 2 토지를 이용하여 주유소 영업을 해 왔으며, 다시 1994. 4. 27. 식품접객업 허가를 얻고 그 시경부터 이 사건 건물 중 근린생활시설 건물 117.45㎡에서 위 주유소 영업과 아울러 식당 및 매점을 운영해 온 사실, 그런데 감사원이 1994년경 피고 시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면서 측량한 결과, 당초의 건축허가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 상에 건립되어 있어야 할 이 사건 건물의 위치가 주유소 입구 반대편 쪽으로 밀려 그 중 위험물저장 및 처리 시설 건물 81.84㎡의 일부분인 22.75㎡와 부속건물인 근린생활시설 건물 117.45㎡의 일부분인 87.45㎡가 위 건축허가 내용과는 달리 이 사건 토지에 인접한 국유지인 같은 리 산 59의 2 토지와 사유지인 같은 리 산 57의 1 토지를 침범한 것으로 드러났고(다만 원심법원의 명에 따른 감정인 최규식의 감정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건물의 정확한 침범면적은 위험물저장 및 처리 시설 건물이 24㎡이고, 부속건물인 근린생활시설 건물이 95㎡이다.), 감사원의 지시에 따라 피고의 이 사건 계고처분이 있게 된 것인바, 이 사건 건물의 신축 당시 원고는 주소지인 서울에 거주하면서 그 설계와 감리를 삼척시 소재 동양건축사무소에 위임하였고, 건축공사는 건축업자인 김웅길에게 도급 주어 공사를 김웅길에게 일임하였을 뿐만 아니라 준공시에도 위법사항이 전혀 지적되지 아니한 채 준공검사가 되었던 관계로 감사원의 지적이 있기 전까지는 이 사건 건물의 위치가 뒤로 밀리면서 그 일부가 위와 같이 건축허가 내용과 달리 인접 토지를 침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 상태에서 위 주유소 및 식당 등의 운영을 해 온 사실, 이 사건 건물이 침범하고 있는 국유지인 위 초곡리 산 59의 2 도로는 삼각형의 모양인 이 사건 토지의 뒤쪽을 둘러싸고 있는 토지로서 원래 도로로 사용되어 왔으나 약 15년 전 위 7번 국도가 개설되면서 사실상 폐도가 되었고, 그 이후 도로의 용도나 다른 행정목적으로 사용된 바 없이 방치되어 왔으며, 국가도 위 토지가 도로 또는 다른 행정목적으로 사용될 효용성이 없다고 보고 1991. 9. 30.경 행정재산인 위 토지의 용도를 폐지하여 잡종재산으로 전환한 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를 원고에게 주유소 부지로 사용하도록 대부까지 해주었으며, 사유지인 초곡리 산 57의 1 토지 역시 전체적으로 경사가 심한 임야로서 아직 특별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지 아니한 채 방치되어 왔는데 원고가 이 사건 건물의 일부가 위 임야를 침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뒤 위 임야의 매수협의를 하여 매매가 거의 이루어질 단계에 있는 사실, 한편 원고가 주유소를 경영하고 있는 이 사건 토지에 인접한 7번 국도는 평소 차량 통행량이 비교적 많은 도로인 반면 이 사건 토지 부근에는 인가가 전혀 없음은 물론 위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약 3km, 북쪽으로 약 4km 떨어진 곳에 다른 주유소가 있을 뿐 그 인근에는 주유소나 휴게소가 없는 형편인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건물은 당초 건축허가 내용에 따르면 원래 이 사건 토지 상에 건립되어야 하는데도 실제로는 위 건축허가 내용에 위배되어 이 사건 건물의 일부가 이 사건 토지를 벗어나 인접토지인 초곡리 산 59의 2 토지와 산 57의 1 토지 상에 건립되어 위 토지들을 침범하고 있는 이상 이는 건축법 제69조 제1항 이 규정하고 있는 철거명령의 대상인 '이 법 또는 이 법의 규정에 의한 명령이나 처분에 위반한 건축물'에 해당하는 위법건축물이라 할 것이다라고 전제한 다음, 철거의무가 있는 위법건축물이라 하더라도 그 철거의무를 대집행하기 위한 계고처분을 하려면 철거의무자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그 불이행을 방치함이 심히 공익을 해할 것으로 인정될 때( 행정대집행법 제2조 )에 한한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건물이 비록 인접토지로서 국유지인 초곡리 산 59의 2 토지는 원래 도로로 사용되어 왔으나 약 15년 전부터 사실상 폐도가 된 상태로서 그 이후 도로의 용도나 다른 행정목적으로 사용된 바 없이 방치되어 오다가 1991. 9. 30.경 행정재산으로서의 용도가 폐지되어 잡종재산으로 전환된 토지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도로 또는 다른 행정목적으로 사용될 효용성이 없다고 보이며, 사유지인 초곡리 산 57의 1 토지 역시 전체적으로 경사가 심한 임야로서 아직 특별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지 아니한 채 방치되어 온 토지인 데다가 원고가 위 토지의 소유자와 사이에 위 임야의 매수협의를 하여 매매가 거의 이루어질 단계에 이르고 있어 이 사건 건물 중 위 인접토지를 침범하고 있는 부분을 이 사건 계고처분에 의하여 반드시 철거하여야 할 공익상의 필요가 크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고, 나아가 원고가 주유소를 경영하고 있는 이 사건 토지에 인접한 위 7번 국도의 차량 통행량 및 부근의 주유소 등의 분포도에 비추어 위 주유소가 위 국도를 통행하는 차량의 편의 제공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보여짐은 물론 이 사건 건물이 철거되는 경우 원고는 위 주유소를 운영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상당한 손해를 입을 것이 예상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을 철거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인 공익에 비하여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이 현저하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계고처분은 철거의무의 불이행을 방치함이 심히 공익을 해할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결국 이 사건 계고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건축허가를 받은 후 그 신축과정에서 위치를 임의로 변경하여 위 사유지 및 국유지를 침범함으로써 당초 허가내용과는 다른 별개의 건물을 신축하는 결과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건물 중 위법 부분은 그 면적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으며, 원고가 사후에 사유지인 위 산 57의 1 토지를 매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토지와 위 사유지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국유지인 산 59의 2 토지를 국유재산법에 의하여 매각받지 않는 한 원고의 위법건축물 부분은 결코 합법화될 가능성이 없는 것이므로, 원심이 들고 있는 여러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이러한 위법건축물인 이 사건 건물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불법건축물을 단속하는 당국의 권능은 무력화되어 건축행정의 원활한 수행이 위태롭게 되고 건축법이나 국유재산법 등이 정하고 있는 여러 제한규정을 회피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한다는 더 큰 공익을 해하는 것이 된다 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 사건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더라도 심히 공익을 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계고처분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박만호(주심) 박준서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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