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과태료를 자진 납부한 자는 그 부과처분에 당연 무효라고 볼 만한 중대한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민사소송으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음
요지
과태료 부과처분의 당부는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의한 절차에 의하여만 판단되어야 하므로, 과태료 부과처분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아니며, 의견제출 기한 내에 과태료를 납부한 자로서는 그 부과처분에 당연 무효라고 볼 만한 중대한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민사소송으로 위와 같이 납부한 과태료 상당액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음
관련법령
조세범처벌법 제15조현금영수증 발급의무의 위반
사건
2013가합4788 부당이득금반환
원고
정OO
피고
대한민국
변론종결
2015. 7. 15.
판결선고
2015. 10. 28.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피고는 원고에게 175,330,160원 및 이에 대한 2013. 3. 7.부터 이 사건 2014. 3. 31.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액을 지급하라.
이유
1. 인정 사실
가. 원고는 2010. 10. 24.경부터 OO시 OO구 OO동 OOO-OO 소재 OO빌딩 O층에서 'OOO OO'이라는 상호로 학원을 운영하였고, 2011. 5. 23. 사업자등록을 마친 후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위 학원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
나. 원고는 2011. 7. 7. 조OO으로부터 신용카드 단말기를 구매하여 이를 위 학원에 설치하였고, 같은 날 현금영수증 가맹점으로 가입되었다.
다. 피고 산하 OO세무서장은 2013. 2. 22. 원고에게, 2011. 5. 23.부터 2011. 12. 31.까지 조세범처벌법 제15조 제1항을 위반하여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태료 219,162,700원(의견제출 기한인 2013. 3. 10.까지는 175,330,160원)을 부과하는 사전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부과처분'이라 한다).
라. 원고는 위 의견제출 기한 내인 2013. 3. 6. 피고에게 위 사전 통지에서 고지 받은 175,330,160원을 납부하였다.
마. 현금영수증가맹점 가입 절차에 관한 국세청 고시는 없으나, 가입 방법은 온라인 가입과 신용카드 단말기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현금영수증가맹점 가입 코드를 등록하여 가입하는 방법이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8, 9호증, 을 제10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피고 산하 세무서장의 과태료 부과처분에 대하여 불복하는 취지의 이 사건 소가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의하여 처리되어야 하는 사안으로서 민사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취지로 항쟁한다.
살피건대, 원고는 이 사건 소로써 세무서장의 과태료 부과처분의 무효를 전제로 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고 있는바,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18조에 따라 의견제출 기한 내에 과태료를 자진하여 납부한 경우에는 과태료 부과 및 징수절차는 종료하도록 되어 있어, 위 법률에서 별도로 불복 절차를 규정하고 있지 않고, 같은 법 제16조 내지 제40조의 각 규정에 의하면, 행정청의 과태료 부과에 불복하는 당사자는 과태료 부과 통지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행정청에 서면으로 이의제기를 할 수 있고, 위 이의제기를 받은 행정청은 이의제기를 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관할 법원에 통보하여야 하며, 법원은 심문기일을 열어 당사자의 진술을 듣는 등 심리를 하여 이유를 붙인 결정으로써 과태료 재판을 하도록 되어 있어서, 원칙적으로 질서위반행위규제법이 적용되는 과태료 부과처분의 당부는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의한 절차에 의하여만 판단되어야 하므로, 그러한 과태료 부과처분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볼 수도 없고, 의견제출 기한 내에 과태료를 자진 납부한 원고로서는 그 부과처분이 존재하지 않거나 당연 무효라고 볼 만한 중대한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민사소송으로 위와 같이 납부한 과태료 상당액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소득세법에 의하면 현금영수증 가맹점으로 가입한 사업자만이 현금영수증 발급의무가 있는데, 원고는 2011. 5. 23. 사업을 개시하여 직전 연도 수입금액이 2,400만 원 미만이어서 현금영수증가맹점 가입의무 대상자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직접 현금영수증 가맹점 가입도 신청하지 아니하여 현금영수증 발급의무 대상자가 아님에도, 피고가 소득세법상 과태료 납부의무가 없는 원고에게 이 사건 부과처분을 함으로써 원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과태료 175,330,160원을 납부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부당이득금 175,330,160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이 사건 부과처분에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어 무효인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나온 증거들과 갑 제4호증, 을 제1, 4, 6호증의 각 1, 2, 을 제2, 3, 5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조OO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04. 7. 1. 이후 신규 구입하는 신용카드 단말기에 현금영수증 발급장치가 처음부터 내장되도록 행정지도하여 2011년 무렵에는 대부분의 신용카드 단말기에 현금영수증 발급장치가 내장되어 있었고, 조OO 또한 2011. 7. 7. 원고에게 신용카드 단말기를 판매하면서 그 안에 현금영수증 발급장치가 포함되어 있음을 명시하고 현금영수증 발행기능이 포함된 신용카드 단말기 사용설명서를 교부하였으며, 원고는 수강생으로부터 학원비를 현금으로 지급받고, 2011. 11. 26. 400,000원, 2011. 12. 3. 305,000원, 2011. 12. 15. 331,500원, 2011. 12. 19. 221,000원, 2011. 12. 30. 260,000원으로 된 각 현금영수증을 발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앞서 나온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는 2010. 10. 24.경부터 위 학원 영업을 개시하였는데, 원고의 영업은 소득세법 시행령 별표 3의 3의 일반 교습학원에 해당하고, 2010년도 영업 수익은 합계 17,969,000원이었는바, 이를 해당 사업 월수로 나눈 금액에 12를 곱하여 산정할 경우 71,875,999원(=17,969,000원÷3월×12월, 원 미만 버림)으로 2,400만 원을 초과하여 원고는 현금영수증가맹점 가입의무 대상자에 해당하므로, 원고로서는 이러한 사정 등을 고려하여 현금영수증 발급장치가 포함된 신용카드 단말기를 구입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조OO이나 위 사용설명서를 통하여 신용카드 단말기 구입 당시 그 단말기에 현금영수증 발급장치가 내장되어 있음을 알고 있었던 점, 조OO이 원고의 편의를 위해 현금영수증 가맹점 가입신청을 대행해 준 것으로 보이는데, 단지 본인이 직접 현금영수증 가맹점 가입신청을 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현금영수증 가맹점 가입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현금영수증 가맹점에 가입되어야 현금영수증 발급기능이 작동되는바, 원고가 2011. 11.경 위 신용카드 단말기를 이용하여 현금영수증을 발급한 점에 비추어 원고는 그 전부터 현금영수증 가맹점으로 가입되었음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신용카드 단말기를 구입하면서 현금영수증가맹점 가입 신청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부과처분에 당연 무효에 해당할 정도의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부과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