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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69. 12. 9. 선고 69도1671 판결
[반공법위반,국가보안법위반,수산업법위반][집17(4)형,024]
판시사항

어로저지선을 넘어 어로작업을 하면 납북될 염려와 납북되면 그들의 활동을 찬양할 것을 예견하였다 하더라도 납북되어도 좋다는 생각에서 들어간 것이 아니면 위 범행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다 할 수 없다.

판결요지

어로저지선을 넘어 어로작업을 하면 납북될 염려와 납북되면 그들의 활동을 찬양할 것을 예견하였다 하더라도 납북되어도 좋다는 생각에서 들어간 것이 아니면 위 범행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다 할 수 없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1외 10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춘천지방검찰청 검사장 대리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피고인들에 대한 본건 공소사실중 피고인들이 북한괴뢰집단의 활동을 찬양하고, 대한민국의 각종 정보를 북괴에 제공함으로써 반국가단체 및 그 구성원에게 이롭게 한 사실( 반공법 제4조 제1항 위반의 점)과 피고인들이 북한괴뢰집단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사실( 국가보안법 제5조 제2항 위반의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들이 공소장에 적시되어 있는 일시 장소에서 북한 괴뢰집단에게 납치된 후에 동 집단의 지배지역 안에서 그들의 활동을 찬양하고 그들에게 대한민국의 기밀에 속하는 여러가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한 사실, 또 그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사실 및 피고인들은 북괴에 납치되기 이전에 납치되면 그러한 행위들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미리 예견하였음을 각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그러나 피고인들이 어로저지선 부근에서 어군을 따라 어로작업을 하다가 조류에 밀리어 북괴가 지배하는 해역으로 들어가게 되었으며, 어로작업에만 열중하고 있다가 그들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무장한 북괴의 구성원들에게 포위되어 강제로 끌려가게 되었던 피고인들의 이 사건 납북경위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이 어로작업을 하다가 북괴의 구성원이 출현하면 도주할 의사이었을 뿐이고, 그들에게 납치되어 가도 좋다고 생각하면서 어로작업을 한 것은 아니라고 피고인들이 변소하고 있는 외에 달리 피고인들이 납치되어 가도 좋다고 생각하면서 어로저지선을 넘어 본건 어로작업을 한 것이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하여 피고인들의 본건 납북된 후의 행위는 피고인들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해를 방어할 방법이 없는 협박에 의하여 강요된 행위로서 통상 이러한 상황하에서는 피고인들이 아니라 다른 일반인이라 할지라도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행위를 하지 아니할 것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 판결을 유지하고 있는바, 위와같은 원심판결의 설시취지는 피고인들이 소론과 같이 어로 저지선을 넘어 어로작업을 하면 북괴 구성원에게 납치될 염려가 있고, 북괴로 납치되면 북괴집단의 활동을 찬양하고, 대한민국의 각종 정보를 북괴에게 제공하게 된다던가 또는 북괴로부터 금품을 수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일반적으로 예견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본건에 있어서는 어로 저지선 부근에서 어군을 따라 어로작업을 하다가 조류에 밀리어 북괴가 지배하는 지역으로 들어가게 되었던 것이고, 북괴 구성원이 출현하는 경우에는 납치되어 가도 좋다는 생각에서 어로작업을 한 것이 아니고 그와 같은 경우에는 도주할 생각이었다는 것이니, 위와 같은 예견이 있다고 하여 곧 본건 범행에 대한 범의(이른바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취지이며, ( 형법 제10조 제3항 에 이른바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로서 논의될 것이 아니다) 피고인들에게 위와 같은 예견이 있었으니 피고인들도 본건과 같은 경우에는 납치될 것이라고 인정하였어야 할 것인데 피고인들은 납치되지 아니하고 도주할 수 있으리라고 경신한 점에 과실이 있다고 하여 이를 책할 수는 있을지라도 본건의 경우 피고인들에게 본건 범행에 대한 범의(이른바 미필적인 고의)가 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니, 위와 같은 원심판시는 정당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설사 피고인들이 피고인들 자신도 납치될 것이라고 인식하였는지의 여부는 당시의 상황증거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많은 어선과 어부가 납북되어 북괴로부터 공산주의 선전을 받고, 그들의 공작임무와 공작금을 받고 귀환된다는 전례가 있어 위 설시와 같은 일반적인 예견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 자신이 납치되어 가도 좋다고 생각하면서 어로저지선을 넘어간 것이라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는 원심판결판시에 기록상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있음을 찾아 볼 수 없는 본건에 있어서 위와 같은 예견만으로서 피고인들이 소론과 같이 생명에 대한 위법은 없으니 납치되어도 할 수 없다는 정도의 생각으로 북괴해역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에 채증법칙위배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상고논지는 받아들일 것이 되지 못하므로 관여법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원판사 한봉세(재판장) 손동욱 방순원 나항윤 유재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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