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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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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6. 8. 23. 선고 2006노1107 판결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주거침입강간등)(인정된죄명:주거침입)·강간·공갈][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이광진

변 호 인

변호사 유병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55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강간의 점은 각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1)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 2, 3항에 대하여

① 피고인의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협박은, 피해자의 명예에 일정한 해악을 가할 것을 통고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외포심을 일으키게 하는 정도에 그쳤을 뿐,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할 정도에 이르지 못하였으므로, 피해자에 대한 강간죄나 강제추행죄는 성립하지 않으며, ② 피고인은 거주자인 피해자의 승낙을 얻어 피해자의 집으로 들어갔으므로 주거침입죄도 성립하지 않는다.

(2)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항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전화로 “외간 남자가 집에서 나오면 이웃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테니 수금사원이 방문했다가 돌아가는 것처럼 돈을 줘서 보내면 나중에 다시 보내 주겠다”라고 말하여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은 것이지, 강간 범행 중단의 대가로 금원을 갈취한 것이 아니다.

나. 양형부당

설령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일부가 유죄로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 2, 3항에 대하여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5. 6.경 잘못 걸린 전화를 받은 피해자 공소외 2(여, 34세)에게 거짓으로 옛날 애인으로 행세하면서 모텔 객실에서 불을 끈 상태로 만나 1회 성관계를 가진 후 여전히 피해자가 피고인의 얼굴을 모르는 것을 기화로 피해자를 협박하여 계속하여 성관계를 갖기로 마음먹고, 여전히 피해자의 옛날 애인으로 행세하면서 2006. 6. 11.경부터 같은 달 14.경까지 사이에 피해자에게 전화로 “네가 나를 만나기 위해 애를 업고 모텔로 들어가는 장면과 나와 만났던 모텔 방 호수를 사진으로 찍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돈은 필요 없고 네 몸을 달라고 한다. 그 사람 성질 건드려서 좋을 것 하나도 없으니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 주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말하여 마치 사진 찍은 자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사진을 피해자의 집으로 보내고 옛날 애인과 성관계를 가진 사실을 피해자의 남편과 가족들에게 알릴 듯한 태도를 취하는 등 협박하여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후,

(가) 2005. 6. 15. 14:30경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981에 있는 ‘카사미아’ 모텔 6층 호수불상 객실에서 사진 찍은 자로 행세하면서 위와 같이 반항이 억압된 피해자를 만나 피해자로 하여금 피고인의 성기를 입으로 빨게 한 다음 피해자를 강제로 1회 간음하여 강간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같은 해 8. 18.까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1번, 8번 내지 10번 기재와 같이 총 4회에 걸쳐 피해자를 강제로 간음하여 각 강간하고,

(나) 2005. 6. 24. 10:30경 고양시 (상세번지 및 아파트 동 호수 각 생략)에 있는 피해자의 집 앞에 이르러 위와 같이 반항이 억압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후, 위 (가)항과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를 강제로 1회 간음하여 강간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같은 해 7. 25.까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2번 내지 7번 기재와 같이 총 6회에 걸쳐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후 피해자를 강제로 간음하여 각 강간하고,

(다) 2005. 10. 18. 09:30경 위 피해자의 집에서 위 (나)항과 같이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후, 위와 같이 반항이 억압된 피해자로 하여금 피고인의 성기를 입으로 빨게 하여 피해자를 강제추행하였다.

(2) 강간 및 강제추행의 점에 대하여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의 폭행·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강간당한 사실이나 그 이후 다시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의 경우 일반적으로 그것만을 들어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대법원 2002. 3. 12. 선고 2001도6960 판결 , 1998. 7. 28. 선고 98도1379 판결 참조). 한편 강간죄에 있어서의 위와 같은 법리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강제추행죄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 기재 각 일시·장소에서 피해자를 각 간음하고 추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지만,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의 각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는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05. 6.경 피해자의 옛날 애인으로 행세한 피고인과 그 얼굴을 정확히 보지 못한 상태에서 1회 성관계를 가진 후 여전히 옛날 애인 행세를 하는 피고인으로부터 전화로 “네가 나를 만나기 위해 애를 업고 모텔로 들어가는 장면과 나와 만났던 모텔 방 호수를 사진으로 찍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돈은 필요 없고 네 몸을 달라고 한다. 그 사람 성질 건드려서 좋을 것 하나도 없으니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 주는 게 좋을 것 같다”라는 말을 듣는 등 마치 사진 찍은 자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사진이 피해자의 집으로 보내지고 옛날 애인과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피해자의 남편과 가족들에게 알려질 듯한 태도에 협박받아, 사진 찍은 자로도 행세하는 피고인으로부터 간음 및 추행을 당하게 되었고, 그 외에는 피고인으로부터 별다른 폭행이나 협박을 받은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각 간음 및 추행 현장에서는 피고인으로부터 어떠한 폭행이나 협박도 당하지 않았다는 것인바, 위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협박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정도라고 볼 수는 있을지언정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강간죄)이라거나 또는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강제추행죄)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 2, 3항 중 강간 및 강제추행의 점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강간죄 및 강제추행죄에 있어서 협박의 정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3) 주거침입의 점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전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의 옛날 애인 및 사진 찍은 자의 1인 2역을 수행하면서 그 정을 모르는 피해자를 협박하였고, 이에 속아 겁을 먹은 피해자로부터 승낙을 얻어 여러 차례 그녀의 집으로 들어가 간음 및 추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설령 피고인이 피해자의 승낙을 얻어 피해자의 집으로 들어갔다고 할지라도 그러한 승낙의 의사표시는 기망 및 협박에 의한 것으로서 무효에 해당될 뿐만 아니라, 남편이 일시 부재중 간음 및 추행의 목적하에 그 처의 승낙을 얻어 주거에 들어간 경우라도 남편의 주거에 대한 지배관리관계는 여전히 존속한다고 봄이 옳고 사회통념상 간음 및 추행의 목적으로 주거에 들어오는 것은 남편의 의사에 반한다고 보여져 처의 승낙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남편의 주거의 사실상의 평온은 깨어졌다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경우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 할 것이어서( 대법원 1984. 6. 26. 선고 83도685 판결 참조),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항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4.가.나.다. 기재와 같이 금원을 주지 않으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성관계를 계속할 듯한 태도를 보여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로부터 30만 원, 8만 원, 50만 원을 각 교부받아 이를 각 갈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강간 및 강제추행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어,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05. 6.경 잘못 걸린 전화를 받은 피해자 공소외 2(여, 34세)에게 거짓으로 옛날 애인으로 행세하면서 모텔 객실에서 불을 끈 상태로 만나 1회 성관계를 가진 후 여전히 피해자가 피고인의 얼굴을 모르는 것을 기화로 계속하여 성관계를 갖기로 마음먹고, 여전히 피해자의 옛날 애인으로 행세하면서 2006. 6. 11.경부터 같은 달 14.경까지 사이에 피해자에게 전화로 “네가 나를 만나기 위해 애를 업고 모텔로 들어가는 장면과 나와 만났던 모텔 방 호수를 사진으로 찍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돈은 필요 없고 네 몸을 달라고 한다. 그 사람 성질 건드려서 좋을 것 하나도 없으니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 주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말하여 마치 사진 찍은 자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사진을 피해자의 집으로 보내고 옛날 애인과 성관계를 가진 사실을 피해자의 남편과 가족들에게 알릴 듯한 태도를 취한 후,

1. 2005. 6. 24. 10:30경 고양시 (상세번지 및 아파트 동 호수 각 생략)에 있는 피해자의 집 앞에 이르러 사진 찍은 자로 행세하면서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05. 10. 18.까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별지 주거침입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7회에 걸쳐 피해자의 주거에 각 침입하고{위 2.가.(1).(나).(다) 기재의 각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공소사실에는 각 주거침입의 공소사실이 포함되어 있고, 피고인에 대하여 각 주거침입죄를 인정하더라도 이 사건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으므로, 각 주거침입을 유죄로 인정하기로 한다},

2.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성관계를 중단해 주는 대가로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갈취하기로 마음먹고,

가. 2005. 7. 25. 09:30경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기 위해 피해자의 집으로 찾아가기에 앞서 피해자에게 전화로 “사진 찍은 남자가 30만 원을 주면 이번 성관계를 끝으로 더 이상 괴롭히지 않겠다고 한다”고 말하여, 마치 이에 불응하면 피해자를 상대로 계속 성관계를 할 듯한 태도를 보여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10:30경 피해자의 집에서 30만 원을 교부받아 이를 갈취하고,

나. 2005. 8. 1. 14:00경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981에 있는 카사미아 모텔 호실불상 객실에서 전항과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로부터 8만 원을 교부받아 이를 갈취하고,

다. 2005. 10. 18. 09:30경 위 피해자의 집에서 전항과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로부터 50만 원을 교부받아 이를 갈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증거의 요지란 중 “1. 공소외 2, 공소외 3에 대한 각 진단서”를 삭제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19조 제1항 (주거침입의 점, 징역형 선택), 각 형법 제350조 제1항 (공갈의 점, 징역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형 및 범정이 가장 무거운 2005. 10. 18. 공갈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산입

양형 이유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성관계를 갖기 위하여 수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주거에 칩입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성관계를 중단한다는 구실을 내세워 피해자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금원을 갈취한 점에 비추어 그 죄질이 매우 나쁘다.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하여 원심에서 1,000만 원을 공탁한 후 당심에서 추가로 1,000만 원을 공탁한 점, 기타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정환경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1.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강간의 점의 요지는 위 2.가.(1).(가) 기재와 같은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2.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주거침입 강간 및 주거침입 강제추행으로 인한 각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의 요지는 위 2.가.(1).(나).(다) 기재와 같은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부분 공소사실 중 각 강간 및 강제추행의 점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 부분 공소사실에 포함되어 있는 각 주거침입죄를 앞서 본 바와 같이 유죄로 인정한 이상, 따로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주거침입일람표 생략]

판사 허만(재판장) 강상욱 김용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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