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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2후3619 판결
[등록무효(상)][미간행]
판시사항

선사용상표가 표시된 상품을 수입판매하는 판매대리인 등이 선사용상표를 사용함으로써 국내에서 그 상표가 외국회사의 업무와 관련된 상품을 표창하는 것으로 알려진 경우, 선사용상표의 권리자인 외국회사가 나중에 국내에 상표등록 출원 시 이를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 가 정한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의 등록을 출원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제이엠월드 (소송대리인 특허법인 필앤온지 담당변리사 김상우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가부시키가이샤 나카가와 (소송대리인 특허법인 원전 담당변리사 임석재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표는 특정한 영업주체의 상품을 표창하는 것으로서 그 출처의 동일성을 식별하게 함으로써 그 상품의 품질을 보증하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대법원 1996. 7. 30. 선고 95후1821 판결 등 참조).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 가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를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는 상표로 규정한 것도 이미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된 상표(이하 ‘선사용상표’라 한다)를 다른 사람이 등록하여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상품의 출처 및 품질에 대한 일반 수요자의 오인·혼동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그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다( 대법원 1999. 12. 24. 선고 97후3623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위 규정에 의한 상표등록 거부의 전제가 되는 선사용상표는 일반 수요자에게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알려져 있어야 할 것인데, 이는 그 선사용상표의 권리자가 직접 그 상표를 사용하거나 그 권리자로부터 직접 그 상표의 사용에 관한 허락을 받은 사용권자의 사용 등으로 알려진 경우는 물론 상표 자체의 사용권과는 직접 관계가 없는 제3자의 사용에 의하여 알려진 경우라도 상관이 없다. 따라서 외국회사에 의해 선사용상표가 표시된 상품을 수입판매하는 판매대리인이나 국내대리점 총판을 하는 영업자가 선사용상표를 그 외국회사의 상품으로 인식시키는 방법으로 광고를 하는 등으로 사용함으로써 국내에서도 그 상표가 외국회사의 업무와 관련된 상품을 표창하는 것으로 알려진 경우에는 비록 그렇게 알려진 것이 국내 영업자의 사용 등으로 인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는 외국회사의 상표로 알려진 것일 뿐 국내 영업자의 상표로 알려진 것이라고 볼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그 선사용상표의 권리자인 외국회사가 나중에 국내에 상표등록을 출원하였다고 해도 이를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의 등록을 출원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① 원고는 2002. 2. 20. 설립된 회사로서 그 무렵부터 문자상표 ‘MUCOTA’가 표시된 업소용 헤어케어 제품을 수입하여 국내 미용실에 판매하기 시작하였고, 2004년경 이후에는 이 사건 등록상표(등록번호 제828756호) “ 본문내 삽입된 이미지 ”와 그 표장이 동일한 원심 판시 선사용상표 2 “ 본문내 삽입된 이미지 ” 또는 원심 판시 선사용상표 1 “ 본문내 삽입된 이미지 ”(이하 위 두 개의 선사용상표를 합쳐서 ‘이 사건 선사용상표들’이라 한다)이 표시된 업소용 헤어케어 제품(이하 ‘무코타 제품’이라 한다)을 수입하여 국내 미용실 등에 판매하여 온 사실, ② 선사용상표 2는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테마로 고객이 손에 손을 잡고 미를 창조한다는 이미지를 MUCOTA의 M을 변형하여 표현한 것’으로 피고가 2003년경 일본에서 가부시키가이샤 노무라코우게이에 의뢰하여 제작한 표장인 사실, ③ 피고는 가부시키가이샤 노무라코우게이가 제시하는 계획안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무코타 제품이 연예인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점 등을 참작하여 선사용상표 2, ‘MUCOTA’ 및 ‘Beauty & Celebrity’가 3단으로 병기된 선사용상표 1( 본문내 삽입된 이미지 )을 피고의 브랜드로 선택한 사실, ④ 무코타 제품은 피고의 주문에 의해 일본의 화장품 제조업체인 가부시키가이샤 아스타비유가 이 사건 선사용상표들을 부착하여 제조한 제품들이고, 원고는 적어도 2009. 2.경까지 피고로부터 무코타 제품을 수입하여 온 사실, ⑤ 이와 같이 수입된 무코타 제품의 용기 뒷면에는 ‘MADE IN JAPAN’과 함께 ‘발매원 피고’, ‘제조판매원 가부시키가이샤 아스타비유’ 등의 문구가 일본어로 표시되어 있는 사실, ⑥ 원고는 수입한 무코타 제품의 용기 뒷면 일부분에 ‘제조원 ASTER BIYOU CO., LTD', ‘수입판매원 원고’ 등의 문구가 표시된 사용설명서를 부착하여 국내 미용실 등에 공급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선사용상표들은 2003년부터 피고가 회사의 브랜드로 사용한 상표들이고, 피고는 가부시키가이샤 아스타비유로부터 이 사건 선사용상표들을 부착한 무코타 제품을 납품받아 이를 원고에게 수출하였으며, 원고는 수입판매상으로서 수입한 무코타 제품을 국내 미용실 등에 공급하여 왔고, 그 과정에서 이 사건 선사용상표들이 국내의 일반 수요자들에게도 일본에서 수입한 무코타 제품을 표창한 상표라고 인식될 정도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선사용상표들을 처음 만들어 사용하고 이를 부착한 제품의 품질을 관리해 온 이상 그 권리자는 피고라 할 것이고, 국내에서 이 사건 선사용상표들이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일반 수요자에게 알린 것은 무코타 제품을 수입판매한 원고라 해도 이는 선사용상표의 권리자인 피고의 상표로서 알린 것일 뿐 원고의 상표로서 알린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등록상표는 이 사건 선사용상표들의 권리자에 의하여 출원된 것이어서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 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비록 그 이유 설시에 다소 부적절한 점이 있기는 하나 원고의 청구를 배척한 결론에서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관련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은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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