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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7추5039 판결
[조례안재의결무효확인][미간행]
판시사항

‘서울특별시 도시개발 체비지 관리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유재산의 무단점유로 인한 변상금 부과·징수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인지 여부(적극) / 지방자치단체는 자치사무에 관하여 법령의 범위 안에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이때 ‘법령의 범위 안에서’의 의미 / 조례가 법령에 위반되는지 판단하는 방법

원고

서울특별시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림)

피고

서울특별시의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산하 담당변호사 안광순 외 7인)

변론종결

2019. 11. 28.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7. 3. 3. 「서울특별시 도시개발 체비지 관리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에 관하여 한 재의결은 효력이 없다.

이유

1. 이 사건 조례안의 재의결 및 그 내용의 요지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2015. 7. 30. 「서울특별시 도시개발 체비지 관리 조례」를 개정하여, 제16조 제1항 단서로 ‘1973년 이전 도심지 정비사업과 수해지역 불량주택 철거민 등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이주시킨 집단이주정착용 체비지’(이하 ‘집단이주정착용 체비지’라고 한다)의 대부요율을 주거의 경우 1,000분의 10, 주거 이외의 경우 1,000분의 20으로 낮추었다(이하 ‘이 사건 특례규정’이라고 한다).

나. 피고는 2016. 9. 9. 「서울특별시 도시개발 체비지 관리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이하 ‘이 사건 조례안’이라고 한다)을 의결하여 원고에게 이송하였다. 이 사건 조례안은 이 사건 특례규정에 관한 적용례를 부칙 제2조로 신설하여 “집단이주정착용 체비지 중 이 조례 시행 후 최초로 부과하는 변상금부터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부칙규정’이라고 한다).

다. 원고는 2016. 9. 27. 이 사건 조례안이 법령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그 재의를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2017. 3. 3. 이 사건 조례안을 그대로 재의결하였다.

라. 이 사건 특례규정이 적용되는 집단이주정착용 체비지는 서울 관악구 (주소 생략) 일대 토지만 해당되는데, 위 토지는 최근까지도 사용·수익허가나 대부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채로 점유·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이 사건 조례안이 법령에 위배되어 무효인지 여부

가. 원고는, 이 사건 부칙규정은 집단이주정착용 체비지의 변상금 부과·징수의 기준이 되는 대부요율을 조례 시행 전의 무단점유로 인한 변상금 부과·징수에도 소급 적용하도록 함으로써 회계연도별로 변상금을 부과·징수하도록 하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이하 ‘공유재산법’이라고 한다) 제81조 제1항 본문과 같은 법 시행령 제81조 제1항 본문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주장한다.

나. 공유재산법 제81조 제1항 본문과 같은 법 시행령 제81조 제1항 본문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공유재산 또는 물품을 무단으로 점유한 자에 대하여 무단점유 기간에 대하여 회계연도별로 산정한 사용료 또는 대부료 합계액의 100분의 120에 해당하는 변상금을 부과·징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유재산법 제32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31조 제1항 은 일반재산의 대부료는 시가를 반영한 해당 재산 평정가격의 연 1천분의 10 이상의 범위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과 지방자치법 제9조 제2항 제1호 (자)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조례안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유재산의 무단점유로 인한 변상금 부과·징수는 공유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에 해당한다. 나아가 지방자치단체는 원칙적으로 자치사무에 관하여 법령의 범위 안에서 조례를 제정할 수 있고, 여기서 말하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는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를 의미한다 ( 대법원 2000. 11. 24. 선고 2000추29 판결 참조). 조례가 법령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법령과 조례의 각 규정 취지, 규정의 목적과 내용 및 효과 등을 비교하여 양자 사이에 모순·저촉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4. 4. 23. 선고 2002추16 판결 참조).

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부칙규정을 둔 이 사건 조례안이 공유재산법령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1)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유재산법령은 공유재산의 무단점유로 인한 변상금 부과·징수의 근거가 되는 대부요율을 조례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그에 관한 지방자치단체의 의사는 최대한 존중되어야 한다.

2) 공유재산법령이 매 회계연도별로 변상금을 부과·징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더라도, 대부요율이 변상금 납부의무자에게 유리하게 개정된 조례를 그 시행 시까지 변상금이 부과·징수되지 않은 무단점유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려는 취지라고 볼 수는 없다.

3) 이 사건 특례규정은 집단이주정착용 체비지의 변상금 부과·징수의 근거가 되는 대부요율을 종전보다 낮추는 규정이다. 한편 이 사건 부칙규정은 이 사건 특례규정 시행 전에 개시되었으나 특례규정 시행 시까지 변상금이 부과·징수되지 않은 무단점유에 관해서도 특례규정이 적용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규정이다. 이와 같은 각 조항의 입법 취지와 개정 경위, 이 사건 특례규정 및 부칙규정의 적용 대상인 집단이주정착용 체비지의 성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조례안이 조례제정에 관한 합리적인 재량 범위를 벗어나 현저하게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06. 3. 10. 선고 2003다15013 판결 등 참조).

3.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김재형 민유숙(주심) 이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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