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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 9. 30. 선고 2019다245457 판결
[대여금][미간행]
판시사항

[1] 문서에 대한 진정성립의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 및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처분문서의 증명력

[2] 사문서의 작성명의인이 해당 사문서에 서명·날인·무인하였음이 인정되는 경우, 문서 전체에 관한 진정성립이 추정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완성문서로서 진정성립의 추정력을 번복하기 위한 요건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보 담당변호사 조하늘)

피고,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김앤전 담당변호사 전병우 외 1인)

원심판결

서울북부지법 2019. 6. 12. 선고 2016나38595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지불각서의 진정성립 여부 등(상고이유 제1, 2점)

가. 사문서는 본인 또는 대리인의 서명이나 날인 또는 무인이 있는 때에는 진정한 것으로 추정한다( 민사소송법 제358조 ).

문서에 대한 진정성립의 인정 여부는 법원이 모든 증거자료와 변론의 전체 취지에 의하여 자유심증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 처분문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그 기재 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이상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한다 ( 대법원 2003. 4. 8. 선고 2001다29254 판결 참조).

사문서의 작성명의인이 해당 사문서에 서명·날인·무인하였음이 인정되는 경우, 즉 인영 부분 등의 성립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반증으로 그러한 추정이 번복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서 전체에 관한 진정성립이 추정되고, 인영 부분 등의 진정성립이 인정된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문서는 전체가 완성되어 있는 상태에서 작성명의인이 그러한 서명·날인·무인을 하였다고 추정할 수 있다. 문서의 전부 또는 일부가 미완성된 상태에서 서명날인만을 먼저 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이례에 속하므로 완성문서로서 진정성립의 추정력을 뒤집으려면 그럴 만한 합리적인 이유와 이를 뒷받침할 간접반증 등의 증거가 필요하다 (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11406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원고는 2010. 1.부터 4월경까지 피고 또는 피고가 설립하여 운영하는 주식회사 에버무역(이하 ‘에버무역’이라 한다)에 합계 4,165만 원을 지급하였다.

이 사건 지불각서에는 ‘지불각서’라는 제목으로 상단에 ‘상기 금액을 2010. 5. 21.까지 지급할 것을 각서함’이라고 되어 있고, 하단에 ‘서울 도봉 (주소 생략) 각서인 피고’라고 기재된 다음 에버무역과 피고의 인영이 날인되어 있다.

원심 감정인은 지불각서 하단에 있는 ‘서울 도봉 (주소 생략) 각서인 피고’의 필적과 피고의 필적이 동일하다고 감정하였다.

피고는 원심에서 피고가 백지에 지불각서 하단에 해당하는 내용만 작성했고, 원고가 나중에 함부로 나머지 내용을 기재하고 도장을 날인했다고 주장하였다.

다. 원심은 이러한 사실관계를 전제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이 사건 지불각서 하단 부분 필적이 피고의 필적이므로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백지에 하단에 해당하는 내용만 기재했고 원고가 나중에 나머지 내용을 기재하고 도장을 날인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돈을 빌린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나 계좌내역 등에 비추어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지불각서에서 정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원심판결 이유에 부적절한 부분이 있지만, 원심판결 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지불각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하고 피고의 지급의무를 인정한 결론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처분문서의 진정성립 등에 관한 법리오해나 판단누락의 잘못이 없다.

2. 상사 소멸시효 적용 여부(상고이유 제3점)

가. 점포 기타 유사한 설비에 의하여 상인적 방법으로 영업을 하는 자는 상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상인으로 보고( 상법 제5조 제1항 ), 이러한 의제상인의 행위에는 상사 소멸시효가 준용된다( 상법 제66조 , 제64조 ).

나. 원심은 원고의 채권이 상사채권으로 상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고가 2010. 1.경부터 4월경까지 점포 기타 유사한 설비에 의하여 상인적 방법으로 영업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의제상인이 아니다.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돈이 에버무역의 설립과 운영을 위해 사용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 등에 비추어 에버무역이 원고로부터 돈을 차용하고 상사채무인 에버무역의 차용금채무에 대하여 피고가 이 사건 지불각서로 연대보증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채권에 상사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피고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김재형(주심) 안철상 이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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