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7고합862강제추행치상,특수상해,주거침입
피고인
A
검사
손진욱(기소), 강민정(공판)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B 담당변호사 C
판결선고
2018. 1. 12.
주문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4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한다.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과 피해자 D(여, 24세, D, 국적 : 대만)은 약 1년 동안 사귀던 사이였는데, 피고인의 잦은 폭행과 강압적인 태도에 실망한 위 피해자가 2017. 1. 25, 07:13경 E 메신저를 이용하여 피고인에게 '이제 그만 만나자'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피고인은 피해자의 집에 찾아갔다.
1. 주거침입
피고인은 2017. 1. 25. 07:52경 서울 강남구 F에 있는 건물 000호 피해자의 집에 이르러 이전에 피해자가 알려준 비밀번호를 이용하여 디지털 도어의 시정장치를 해제한 후 아무도 없는 피해자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하였다.
2. 강제추행치상
피고인은 2017. 1. 25. 10:20경 위 제1항 기재 피해자의 집에서 피해자가 전 남자친구인 G과 함께 들어오는 것을 보고 화가 나 피해자의 팔을 잡고 잡아당겨 피해자를 바닥에 쓰러뜨리고 위 G을 집 밖으로 쫓아낸 다음 주먹과 발로 피해자의 얼굴과 온몸을 수차례 때려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후 피해자가 입고 있던 원피스와 팬티스타킹, 아래 속옷 등을 모두 벗기고 손으로 피해자의 목을 졸라 피해자가 정신을 잃게 만들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폭행으로 피해자를 추행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약 28일 간의 치료를 요하는 하악골 골절, 경추염좌, 어깨염좌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3. 특수상해
피고인은 위 제2항 일시, 장소에서 피해자가 정신을 잃은 사이 부엌 싱크대에 있던 위험한 물건인 식칼(칼날 길이 18센티미터, 총 길이 29센티미터)을 가지고 와 그 곳에 있던 수건으로 위 식칼 손잡이에 감은 다음 피해자가 정신을 차리자 "어떻게 남자를 데리고 오느냐, 죽여버리겠다."고 하면서 위 식칼을 손에 들고 피해자를 향해 휘둘러 피해자의 왼손 세 번째 손가락 끝부분을 0.5센티미터 가량 베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피해자에게 약 14일 간의 치료를 요하는 손가락 열상을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D, G, H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I의 각 진술서
1. CCTV 녹화 CD
1. 112 사건처리표, 현장감식 결과보고서, 범죄현장지문감정결과회신, 폭행사건 지문 인적 확인, 감정의뢰 회보, 상해진단서, 소견서
1. 수사보고(사건현장 확인 및 CCTV 분석), 수사보고(사건당일 피해자의 상처부위 사진), 수사보고(피해자 손가락 상처부위 사진), 수사보고(피고인과 피해자간 통신사실 내역 등 확인)
1. 압수조서(임의 제출), 압수목록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91조 제1항(주거침입의 점, 징역형 선택), 형법 제301조, 제298조(강제추행치상의 점, 유기징역형 선택), 형법 제258조의2 제1항, 제257조 제1항(특수상해의 점)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의 가장 무거운 강제추행치상죄에 정한 형에 위 각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경합범가중)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을 참작)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위에서 본 정상을 거듭 참작)
1. 수강명령
1.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피고인이 동종 범죄전력이 없는 점, 기록상 인정되는 피고인의 연령, 직업, 가정환경, 사회적 유대관계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 대한 신상정보 등록 및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만으로도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신상정보의 등록
판시 강제추행치상죄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의하여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하게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가. 주거침입: 피고인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집에 들어간 것이 아니므로 주거에 침입한 것이 아니고 주거침입의 고의도 없었다.
나. 강제추행치상: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히고 옷을 벗겨 추행한 것은 맞지만 상해는 강제추행의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므로 강제추행치상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피고인을 특수상해죄로 처벌하는 이상 하나의 행위를 이루는 상해에 대하여 강제추행치상죄로 처벌할 수 없다.
2. 판단
가. 주거침입죄에 관하여 피고인과 피해자가 연인관계였고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자기 집 디지털도어의 비밀번호를 알려주기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의 집에 침입한 것임이 충분히 인정된다.
① 피해자는 2017. 1, 25. 오전 6:03경 피고인에게 E으로 '나 할 말 있어'라는 문자를 보낸 후 6:28경 피고인과 9분 32초 정도 통화하였다. 그 뒤 피고인이 6:59경 '머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정말 잘하려고 노력했는데'라고 문자를 보내자 피해자는 7:13경 '아닌거 같아', '그만 만나자 미안해'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에 피고인이 '그만해', '정말 잘하려 노력하고 있으니까', '일어나서 얘기합시다', 'CO양 귀 닫아요'라고 문자를 보내자 피해자는 7:21경 '웅 담에 보자', '아니야 우린'이라고 보냈고, 피고인이 7:26경 '고만해라'라고 보내자 피해자가 7:27경 '웅'이라고 보냈다. 피고인은 7:32경 '끝나고 전화해요'라고 문자를 보낸 뒤 7:37 경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3분 22초 정도 통화하였다. 그 후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7:52경 피해자의 집에 들어갔고 피해자는 8:02경 피고인에게 '아냐 듣고 싶지 않아 그만하자'는 문자를 보냈다(수사기록 205 내지 207쪽), 위와 같은 문자 및 통화 내역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거듭하여 피고인에게 헤어지자고 요구한 것임을 알 수 있고, 그 상태에서 피고인이 이전에 피해자가 알려준 비밀번호를 이용하여 피해자의 집에 들어간 것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며, 피고인은 그러한 사정을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②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에게 먼저 집에 들어가 있으라고 말했다고 주장하고, J도 이 법정에서 피해자가 전화로 피고인에게 일단 집에 들어가 있으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J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가 위와 같은 말을 했다는 것은 오전 4:45 이전으로 피해자가 헤어지자는 말을 하기 전임이 명백하고, 피고인도 검찰에서 피해자가 집에 가 있으라고 말한 것은 헤어지자는 말을 하기 이전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수사기록 359쪽). 피고인은 7:37 경 피해자와 전화통화를 할 때 자신이 집에 가서 이야기하자고 하자 피해자가 알았다고 했다고도 주장하는데, 앞서 본 것처럼 피해자가 8:02경 '아냐 듣고 싶지 않아 그만하자'는 문자를 보낸 점, 당시 피해자와 있다가 피해자의 집까지 함께 간 G은 수사기관에서 피해자가 10:00경 전화로 피고인에게 그만 만나자는 식으로 말을 하자 피고인은 소리를 지르면서 일단 집으로 오라고 말을 했고,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어디냐고 물었더니, 피고인이 "니가 그걸 알아서, 뭐해"라고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러한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③ CCTV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 현관문을 바로 열지 못하고 오래 걸려서야 비로소 비밀번호를 제대로 누르고 문을 여는 모습이 확인된다. 피고인 스스로도 전에는 피해자의 집에 직접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간 적이 없어서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피해자가 연인관계였다고는 해도 피해자의 집에서 동거한 것으로 볼 수는 없고, 피고인이 자신의 주거지처럼 일상적으로 피해자의 별도의 승낙 없이 출입을 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④피해자가 피고인과 합의하면서 작성하여 준 합의서에 피고인에게 주거침입의 고의가 없었던 것으로 생각한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기는 하나, 이는 피고인과 합의를 하면서 피고인 측의 요청에 의해 그러한 기재를 승낙한 것에 불과하여 이를 근거로 피고인이 주거침입의 고의가 없었다거나 당시 피해자의 승낙이 있었던 것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다.
나. 강제추행치상죄에 관하여
1) 관련법리
강제추행치상죄에 있어서 상해는 강제추행의 기회에 또는 이와 시간적 · 장소적으로 밀접하게 관련된 행위에서 생긴 것이어야 하고, 한편 상해의 결과가 추행행위 그 자체로부터 발생한 경우나 강제추행의 수단으로 사용한 폭행으로부터 발생한 경우는 물론 강제추행에 수반하는 행위에서 발생한 경우도 포함한다(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1934 판결,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7도2935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가 입은 상해는 피고인의 강제추행의 수단으로서의 폭행 또는 강제추행에 수반되는 행위에서 발생하였음이 충분히 인정되므로 강제추행치상죄가 성립한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주먹으로 얼굴을 때려서 침대에 쓰려졌고, 그 때부터 쉴 틈 없이 때렸고, 피하면 따라와서 때리고 일어나면 때려서 침대로 넘어졌다. 때리면서 핑크색 원피스를 손으로 당겨서 강제로 벗기고 또 때리면서 팬티스타킹과 팬티를 같이 벗겼다. 벗긴 다음에 주먹으로 명치 부위를 때렸고, 너무 아파서 침대 쪽을 보고 등지고 서있으니 피고인이 어깨 부위를 잡더니 끌어서 자기 쪽으로 보게 한 다음 어느 손인지 모르지만 목을 졸랐다. 피고인이 위와 같이 원피스를 벗길 때 계속 때리면서 벗겨서 저항할 수 없었고, 팬티를 벗길 때는 팬티스타킹하고 같이 벗겼는데 맞고 있었고 힘을 쓸 겨를도 없었으며, 너무 많이 맞아서 아픈 것 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수사기록 122 내지 125쪽), 피고인도 침실에서 피해자를 폭행하다가 옷을 강제로 벗겨 브래지어만 착용하게 하였고, 감정조절이 되지 않아 홧김에 옷을 벗긴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수사기록 366쪽).
② 위와 같은 진술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처음부터 피해자의 옷을 벗길 생각으로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기 위해 피해자를 때리고 목을 조른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폭행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저항할 수 없는 상태에서 옷을 벗긴 것이어서 그러한 폭행이 강제추행의 수단이 된 것으로 볼 수 있고, 나아가 피고인이 피해자의 옷을 벗긴 행위와 피해자의 팔을 잡고 잡아당겨 바닥에 쓰러뜨린 행위, 주먹과 발로 피해자의 얼굴과 온몸을 수차례 때린 행위, 손으로 피해자의 목을 조른 행위는 시간적 · 장소적으로 근접하여 이루어졌고 위 행위가 단절되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피해자가 입은 상해는 강제추행의 수단이 되는 행위 또는 적어도 강제추행에 수반하는 행위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③ 한편 피고인 스스로도 검찰에서 피해자가 정신을 잃고 난 이후인지 정신을 깨고 난 이후인지 모르겠지만 싱크대 안에 있는 칼을 들었다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367쪽), 피해자도 정신을 잃은 이후 피고인이 칼을 가지고 와서 욕을 하면서 칼로 위협하였고, 무서워서 도망가려고 하다가 칼에 베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수사기록 123쪽), 이에 비추어 보면 판시 특수상해 범행은 위 강제추행치상 범행 후에 발생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특수상해죄가 성립한다고 하여도 강제추행치상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2년 6월 ~ 21년 6월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가. 강제추행치상죄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 〉 13세이상 상해치상 > 제1유형(일반강제추행) > 감경영역, 징역 2년 6월 ~ 4년
[특별감경인자] 처벌불원
나. 특수상해죄 상습상해·누범상해 특수상해 > 제1유형(상습상해 ·누범상해 특수상해) > 감경영역, 징역 1년 6월 ~ 2년 6월
[특별감경인자] 처벌불원
다. 주거침입죄: 양형기준이 설정되어 있지 않음
라. 다수범죄 처리 기준의 적용: 징역 2년 6월 이상(양형기준이 설정된 범죄와 양형 기준이 설정되지 아니한 주거침입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양형기준이 설정된 범죄의 권고형량 범위의 하한만을 준수함)
3. 선고형의 결정: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이 사건 범행은 사귀던 피해자가 헤어지자고 했다는 이유로 그 주거에 침입하고, 집에 온 피해자를 무자비하게 때리고 강제로 옷을 벗기는 등 추행하여 상해를 입히고, 칼을 휘둘러 상해를 입히기까지 한 것이어서 그 범행의 수단과 결과, 이로 인한 피해자의 고통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좋지 않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대부분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피해자가 피고인과 합의하여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은 동종 성폭력범죄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공판 및 기록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재판장판사황병헌
판사정진우.
판사김초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