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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9.1.3. 선고 2018고합906 판결
중감금(인정된죄명:감금),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강간),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
사건

2018고합906중감금(인정된죄명:감금),성폭력범죄의처벌등

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강간),정보통신망이용촉

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피고인

A

검사

우옥영(기소), 김재화(공판)

변호인

변호사 최병일(국선)

판결선고

2019. 1. 3.

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강간)의 점은 무죄

이유

범죄사실

1. 감금1)

피고인은 2018. 9. 5. 12:30경2) 서울 서초구 B에 있는 피해자 C(여, 28세)의 집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을 만나지 않겠다고 하였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출근해야 한다며 나가려고 하는 피해자의 손목을 잡아당겨 강제로 바닥에 앉히고 주방에서 위험한 물건인식칼(칼날 길이 16cm)을 꺼내 와 피해자에게 "이제 너 안 만나면 살 필요가 없다"라고 하며 자신의 손목에 위 식칼을 갖다 대며 자살하려 하고, 피해자가 이를 말리자 "너도 죽여버리겠다. 같이 죽자"라고 하며 위 식칼을 들고 피해자를 협박하고, "평생 내가 싫다고 할 때까지 나를 만나야 된다."라고 말하는 등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함으로써 같은 날 16:30경까지 약 4시간 동안 피해자를 감금하였다.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 9. 6.경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자신의 휴대폰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여 피해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방법으로 인터넷 'D', 'E' 등에 접속하여 피해자의 변경된 휴대전화번호와 피해자의 위치기록을 확인함으로써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C의 일부 법정진술

1. 수사보고(피의자 범행사실 추가 관련)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죄질이 더 무거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7년 6월 이하

2.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가. 감금죄

[유형의 결정] 체포·감금·유기 학대 > 체포·감금 > 일반적 기준 > 제1유형(일반체포·감금)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범행한 경우

[권고형의 범위] 징역 8월 ~ 2년(가중영역)

나. 정보통신망의 이용촉진및정보보호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죄 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아니함

다. 다수범죄 처리 기준에 따른 최종 형량범위

징역 8월 이상[양형기준이 설정된 감금죄와 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아니한 정보통신망의 이용촉진및정보보호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양형기준이 설정된 감금죄의 양형기준상 형량범위의 하한만을 고려함]

3. 선고형의 결정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자가 피고인을 만나지 않겠다고 하였다는 이유로 위험한 물건인 식칼을 소지한 채 피해자를 협박하여 상당 시간 감금한 것으로, 범행 경위와 행위 태양 및 결과 면에서 비난가능성이 중하다.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원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이 초범인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건강상태, 가족관계,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1. 중감금의 점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와 6개월 전 헤어졌음에도 계속하여 피해자의 집에 찾아가 다시 만나줄 것을 요구하던 중 2018. 9. 5. 10:00경 판시 범죄사실 제1항 기재 피해자의 집에서 피해자가 다시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목을 조르고 피해자의 얼굴을 때리려 하고 이에 피해자가 출근을 해야 한다며 나가려고 하자 피해자의 손목을 잡아 당겨 강제로 바닥에 앉히고 주방에서 위험한 물건인 식칼(칼날 길이 16cm)을 꺼내 와 피해자를 협박하고 식칼을 옆에 둔 채 아래 제2의 가항과 같이 피해자를 강간하여 가혹행위를 하고,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함으로써 같은 날 16:30경까지 약 6시간 30분 동안 피해자를 감금하여 가혹행위를 하였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 있어서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바,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증명력을 가진 증거가 없다면 설사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대법원 1992. 9. 1. 선고 92도1405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아침 7시경 피해자의 집에 찾아갔더니 다른 남성이 자고 있어 피해자와 다투게 되었고, 피해자와 화해하게 되어 10시경 구강성교와 성관계를 하였으며 그 후 피해자가 피고인을 앞으로 만나지 않겠다고 하여 칼을 들고 자해행위를 하게 된 것은 사실이나 칼을 들고 피해자를 협박하여 강간하여 가혹행위를 한 사실은 없다'고 변소하고 있다.

형법 제277조 제1항의 중감금죄에서 말하는 '가혹한 행위'란 생명·신체에 위험을 줄 수 있는 육체적 또는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일체의 유형적 · 무형적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감금의 수단으로서 폭행·협박을 가하거나 감금을 계속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도의 폭행·협박은 감금죄에 흡수되고 가혹한 행위에는 포함되지 않는바, 피고인이 식칼을 들고 협박한 행위는 피해자를 감금하는 데 필요한 수단으로 감금죄에 흡수될 뿐 그 자체로는 가혹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감금한 상태에서 아래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이 강간하여 가혹한 행위를 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거는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데,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진술이 피고인의 일관된 변소를 배척하고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이 부분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 피해자는 이 부분 공소사실의 주요 내용인 강간 여부에 대하여 일관성 없는 진술을 하였다. 피해자는 경찰 제1, 2회 조사에서 피고인이 칼을 옆에 두고 피해자에게 구강성교를 시키고, 이어서 피해자를 바닥에 눕히고 성기를 삽입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피해자는 2018. 12. 4.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칼을 옆에 두고 구강성교를 시켜서 두 번 정도 하다가 하기 싫다고 말을 하고 그만하였으며, 강간 시도가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가(증인 C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5쪽), 검사가 피해자의 경찰 진술 내용을 인용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구강성교를 시켜서 한 후에 또 한 번 성관계하자며 피해자를 눕히고 성관계한 것이 기억나지 않는지 재차 질문하자, '그렇게 하긴 했었는데 결국 삽입하지는 않았다'라고 진술하고, 구강성교 이후 상황에 대하여 '무슨 말을 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일어나려고 하니 힘으로 눕히고 하고 싶다고 표현을 했고, 그래서 하기 싫다고 하여 삽입은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인 C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6쪽).

피해자는 이후에도 검사가 거듭하여 성관계 여부에 대해서 질문하자 비로소 피고인이 성기를 삽입하였다고 진술을 변경하였다. 피해자가 성인으로서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기억할 수 있을 정도의 인지능력과 기억력이 있고, 이 법정에서 증언할 당시 이 사건이 있은 날부터 3개월밖에 경과하지 아니하였음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이 사건으로 인하여 우울증을 겪고 있고 이 법정에서 진술할 당시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음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의 주요. 내용이며 경찰에서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진술한 바 있는 피고인의 강간 여부에 대하여 경찰 진술을 번복하여 강간 시도 자체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성기 삽입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은 강간 부분에 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유가 된다.

나) 피해자는 강간 당시 자신의 옷을 입었는지에 대해서도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 피해자는 경찰 제2회 조사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할 당시 피해자의 바지와 팬티를 벗겼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런데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성기를 삽입하지는 않았다고 하면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눕히는 행위를 할 당시 피해자가 옷을 입고 있는 상태였는지에 대하여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하였다(증인 C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6쪽). 이후 검사가 성기 삽입이 있었는지 재차 질문하자 피해자는 여전히 성기 삽입은 없었다고 하면서도 피고인이 바지를 벗고 있었고 피해자의 옷을 벗기려고 하다가 싫다고 하니까 옷이 다 벗겨지지 않은 상태로 끝나고 대화로 이어졌다고 진술을 변경하였고(증인 C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7쪽), 검사가 거듭 성기 삽입 여부에 대하여 질문하자 비로소 성기 삽입이 있었다고 진술하면서 이어서 피해자의 복장을 물어보는 검사의 질문에 대하여, 출근할 복장으로 있었는데 피고인이 바지와 속옷을 다 벗겼다는 취지로 진술을 다시 변경하였다(증인 C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8쪽).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경찰 진술과 달리 강간 피해 당시 자신이 옷을 입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가 검사의 거듭된 질문에 진술을 변경한 것인데, 피해자가 이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기억하여 진술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옷을 벗긴 행위에 대하여 당초 경찰에서 구체적으로 진술하였으며, 이 법정에서 증언한 시점은 위 경찰 조사 때로부터 약 3개월이 경과하였을 뿐임에도, 피해자 자신이 '옷을 입었는지' 자체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은 피해자의 심리상태를 고려하더라도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다) 한편,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칼을 들기 전 피해자와 합의하여 성관계할 당시 피해자에게 "일단 입으로 좀 빨아봐라"라고 이야기하여 피고인의 성기를 빨아 달라고 한 사실이 있고, 1차 성관계 후 더 하고 싶은 마음에 둘 다 벗고 있는 상태에서 성관계하려고 시도하였다가 피해자가 정말로 하기 싫다고 뿌리치며 팔을 잡아서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91, 189, 196쪽).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하고 싶다는 표현을 하였으나 거부하여 삽입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하여 피고인의 위 진술을 일부 뒷받침하는 내용을 진술하였고, 피해자가 피고인이 칼을 들고 죽여 버릴 듯이 겁을 줘서 어쩔 수 없이 구강성교를 해주었다고 하면서도(수사기록 36쪽) 피고인에게 너무 하기 싫다는 표현을 하여 피고인이 성관계를 중단하였다는 것은 다소 모순되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2차 성관계에 대한 거부 표현이 칼을 들기 전에 있었다는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하기 어렵다.

또한 피해자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성관계하고 싶다고 하였을 당시 옷을 입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1차 성관계 후 옷을 벗고 있는 상태에서 2차 성관계를 시도하였다는 피고인 진술을 믿을 수 없는 것으로 단정하기도 어렵다.

라) 피해자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포함된 피고인이 목을 조르는 폭행행위를 하였는지에 대해서도 진술 내용을 변경하고 모호하게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경찰 제1, 2회 조사 당시 피고인에게 우리는 다시 만날 가능성이 없다고 말해주니 피고인이 칼을 꺼내 들기 전 오른손으로 목을 졸랐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는 피고인이 출근 시간이 되어서 이제 가야겠다고 하니까 울기도 하고 감정이 격해 보이다가 칼을 꺼내서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진술하였으며(증인 C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3쪽), 피고인이 옆에 누워 달라고 해서 누웠는데 목 부분에 손을 갖다 대면서 여기를 때리면 급소라고 해서 그만하라고 하니까 손을 치웠다고만 진술하였고(증인 C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3, 4쪽), 목을 조르기도 했느냐는 검사의 유도신문에 "예"라고 답했을 뿐, 그 경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아니하였다.

피해자가 경찰에서 2회에 걸쳐 피고인이 피해자의 목을 조르고 연속하여 칼을 들고 협박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하였음에도, 이 법정에서 경찰 조사 당시 주요 피해 내용으로 진술한 목을 조르는 행위에 대해서 전혀 진술하지 아니한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와 성관계할 때 목을 조른 사실은 있지만, 성관계하지 않을 때는 목을 조른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는데(수사기록 92쪽), 피고인이 피해자의 승낙 아래 한 차례 성관계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경찰에서 합의한 성관계 중 있었던 일을 피고인의 폭행행위로 진술하였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마) 피해자는 피고인이 칼을 들고 협박하며 출근하지 못하게 하였다는 사실은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성관계 경위와 관련된 사실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칼을 든 채 구강성교를 시키고 강간하였다는 점만 일관하여 진술할 뿐, 전후 경위에 대해서는 진술 내용이 변경되거나 구체적 내용이 결여되어 있다.

피해자는 경찰 제1, 2회 조사 당시에는 10:00경 피해자의 집에 함께 들어가서 같이 누워 있다가 합의하여 성관계한 사실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않고 피해자의 집에서 다시 사귀자고 실랑이를 하다가 피고인에게 우리는 다시 만날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였더니 피고인이 목을 조르고 칼을 꺼냈다고 진술하였다. 이후 검찰에서 피해자와 합의하여 성관계를 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 내용에 기초하여 피해자와 전화통화를 하였는데, 이때 청취한 피해자의 진술 내용에는 피고인이 칼을 들게 된 경위와 시점에 대하여 '피고인의 요구를 들어줘야 진정하고 빨리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어쩔 수 없이 원하지 않은 성관계를 한 후, 피해자가 출근을 한다고 하니까 피고인이 울다가 갑자기화를 내면서 주방에서 칼을 가지고 와서 출근을 못 하게 하였다'고 기재되어 있고,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는 피고인이 평소에도 화가 나면 출근을 못 하게 하면서 자기가 할 말을 다 해야 끝이 났으므로 출근을 못 할까 봐 피고인의 성관계 요구에 응하였다고 진술하면서(증인 C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2쪽), 이 사건 당일 피고인에게 그만 만나 자고 말을 한 것은 방에 들어가기 전 편의점에 있을 때이고, 피해자의 집에 들어간 이후에는 그 대화가 오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증인 C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14쪽).

즉, 피해자는 합의하여 한 1차 성관계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피해자가 피해자의 집에서 피고인에게 만나지 말자고 하자 칼을 들고 협박하고 이어서, 강간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가, 1차 성관계 사실을 인정한 이후인 이 법정과 검찰에서,는 피해자가 출근해야 한다고 하자 피고인이 갑자기 칼을 들고 협박하였으며 피해자의 집에서 다시 만나지 말자는 내용의 이야기가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으로 진술 내용을 변경한 것이다.

그런데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피해자로부터 다시 피고인과 만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피해자와 합의하여 성관계하였고, 이후 별다른 사정의 변화가 없었음에도 피해자가 출근하려고 했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태도를 돌변하여 "이제 너 안 만나면 살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자해행위를 하였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고, 피해자는 최초 진술을 변경한 이후 이에 관하여 수긍할 만한 설명을 하지 아니하였다.

바) 피해자는 이 사건이 있기 직전인 2015. 9. 2.경까지 피고인과 일주일에 4, 5회 빈도로 자주 만나고, 피고인에게 집 비밀번호를 알려주었으며 피해자의 집에서 피고인과 같이 자거나 성관계를 하는 등 피고인과 사실상 연인과 유사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증인 C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1, 12쪽, 증 제2-1, 2, 3호 각 통화녹음), 이 사건이 있은 날 오전에도 갈등이 있기는 하였으나 합의하여 성관계하였다. 그런데, 피해자는 경찰에서 피고인과 헤어진 지 6개월이 지난 관계임에도 피고인이 찾아와 다시 사귀자고 하였다고 진술하여(수사기록 13쪽), 이 사건 경위에 관한 사실 중 상당 부분을 진술하지 아니함으로써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피해자에게 집착하는 관계였던 것처럼 진술하였다.

또한 피해자는 피고인이 이전에도 "씨발, 걸레년"이라고 욕설하고 때릴 것처럼 행동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수사기록 13, 16쪽), 피해자가 피고인과 평소에도 강간 상황을 설정하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면서 성적인 행위를 했던 것으로 보이므로 (증 제2-1, 2, 3호 각 통화녹음 참조) 이 부분 진술은 피해자가 피고인의 폭력성을 과장한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

사) 한편,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전후 경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07:00경 피해자의 집에 가서 비밀번호를 누르고 출입문을 열었으나, 보조 걸쇠가 걸려 있어 피해자가 일어나 문을 열어주었다. 현관으로 들어가 보니 다른 남성이 자고 있어 피해자가 그 남자와 성관계한 것으로 생각하여 충격을 받고 울먹였는데, 피해자가 아니라고 하며 밖에서 이야기하자고 하며 피고인을 데리고 편의점으로 가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편의점에서 대화하던 중 공황장애가 올 것 같다고 하니 피해자가 진정시켜주었고, 피해자의 집에 가서 집에 있던 남자에게 피해자와의 관계를 물어보겠다고 하고 다시 피해자의 집에 가게 되었는데, 남자가 없어 피해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피해자와 누워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집에 있던 남자와 성관계를 한 것은 아니라는 피해자의 말이 믿을 만한 것 같아 분위기가 풀리고 1차 성관계를 하게 되었다. 1차 성관계가 끝나기 전 피해자의 음부를 입으로 자극해주었고 피해자에게 피고인의 성기를 빨 아달라고도 하였으며, 2차 성관계를 하려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또 하기는 싫다고 하여 그만두었다. 피해자가 씻고 나올 때 "다음 주 토요일 야구 구경은 어떻게 할 거냐"고 묻자 피해자가 "앞으로 끝이다. 만나지 않겠다."라고 말하여 풀린 것 아니냐고 계속 물어보았으나, 피해자가 계속 안 만나주겠다고 하여 칼을 들고 "안 만나주면 죽어버리겠다"라고 하며 손목에 칼을 대고 누르는 행위를 하자 피해자가 이를 말렸다. 그런 상황이 지속되자 피해자가 갑자기 다시 만나자, 직장 다녀와서 이야기를 하자고 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피해자를 못 믿겠다고 하면서 월세계약서 명의를 바꿔주면 믿겠다고 하였는데, 피해자가 안 된다고 하며 대신 피해자의 지갑, 신용카드, 현금 등을 피고인에게 맡기기로 하였고, 피고인이 피해자를 직장까지 데려다 주었다.' 이처럼 피고인이 성관계 시점에 대하여 일관된 태도로 변소하고 있는 점, 피해자가 경찰에서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범행 경위를 과장하는 듯한 진술 태도를 보인 점, 피해자가 이 법정에 이르러 특별한 이유 없이 경찰에서 진술했던 주요 피해 내용에 관한 진술 내용을 변경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강간을 당하게 된 전후 경위에 대해서 일관성 있고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이 칼을 든 채 구강성교를 시키고 강간하였다는 추상적인 내용을 반복해서 진술하였다는 점만으로 강간 부분에 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 평가하기는 어렵다.

아) 결론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동일한 공소사실의 범위 내에 있는 판시 감금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2.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특수강간)의 점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판시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위험한 물건인 식칼을 들고 피해자에게 죽여버리겠다며 협박하고 위 식칼을 옆에 두어 피해자가 반항하지 못하게 한 다음 피해자에게 자신의 성기를 빨도록 하고 이어 피해자를 바닥에 눕히고 피해자의 음부에 자신의 성기를 삽입하여 간음함으로써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채 피해자를 강간하였다.

나. 판단

위 제1의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의 진술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 없이 이 사건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 결론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김연학

판사김준영

판사장유진

주석

1) 법원은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공소장변경 없이도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인정할 수 있는 범위에서 직권으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 사건의 경우 판시 감금죄의 범죄사실은 중감금 공소사실과의 관계에서 축소사실에 해당하여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위 범죄사실을 인정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감금죄를 인정한다.

2) 피해자의 출근 시간 무렵이다(증인 C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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