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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후1153 판결
[상표등록무효][공1998.1.15.(50),298]
판시사항

[1] 저명하지 아니한 인용상표를 모방한 자체만으로 공공의 질서·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할 상표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11호 소정의 수요자 기만 상표의 요건

[3] 주지된 인용상표와 유사한 등록상표가 인용상표의 주지정도에 비추어 보아 양 지정상품사이에 경제적인 관련성이 있다는 이유로 수요자 기만상표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인용상표가 저명하지 아니한 이상 이를 모방하여 지정상품을 달리하여 출원·등록한 것 자체만으로는 구 상표법(1990. 1. 13. 법률 제4210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2] 구 상표법(1990. 1. 13. 법률 제4210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제11호의 규정 취지는 이미 특정인의 상표라고 인식된 상표를 사용하는 상품의 출처 등에 관한 일반 수요자의 오인·혼동을 방지하여 이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인용상표가 저명성을 획득할 정도로 일반 수요자 사이에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경우라도 어떤 상표가 인용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하고, 인용상표의 구체적인 사용실태나 양 상표가 사용되는 상품 사이의 관련성, 기타 일반적인 거래의 실정 등에 비추어 그 상표가 인용상표의 사용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지정상품에 사용된 경우에 못지 않을 정도로 인용상표권자에 의하여 사용되는 것이라고 오인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여지는 경우라면 비록 그것이 인용상표의 사용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지정상품에 사용된 경우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일반 수요자에게 상품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켜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다.

[3] 등록상표(JOINUS)가 인용상표(조이너스+Joinus)와 유사하고, 등록사정 당시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인용상표는 여성용 의류업계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는 이른바 주지상표이고, 그 후로도 인용상표와 같은 표장으로 여러 상품류구분에서 계속 등록을 하고 영업활동을 해 오면서 그 품질의 우수성에 대하여 지속적인 선전·광고를 해 왔으므로,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인 이불, 요, 베개, 방석, 모포 등과 인용상표의 지정상품인 여성용 의류는 비록 제조자, 거래장소, 거래경로가 서로 다르고, 그 용도, 효능, 사용방법 등 상품의 속성에서 서로 다른 점이 있기는 하나, 원재료가 동일하고 특히 수요자층이 여성들로서 중복되므로 인용상표의 주지정도에 비추어 보면 양 상표의 지정상품 또한 상당한 정도로 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등록상표가 그 지정상품인 이불, 요, 베개, 방석, 모포 등에 사용된다면 여성용 의류에 사용된 경우에 못지 않을 정도로 그것이 인용상표권자에 의하여 사용되는 것이라고 오인될 소지가 있으므로, 등록상표는 인용상표와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켜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충분히 있다고 한 사례.

심판청구인,상고인

주식회사 나산 (소송대리인 변리사 김영화)

피심판청구인,피상고인

피심판청구인 1 외 4인

원심심결

특허청 항고심판소 1997. 3. 17.자 95항당202(환송) 심결

주문

원심심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특허청 항고심판소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심결 이유를 기록과 관련법규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등록상표 "JOINUS"(1990. 4. 12. 출원하여 1991. 8. 24. 특허청 제220255호로 상표 등록됨, 이하 이 사건 '등록상표'라 한다.)의 출원일을 기준으로 하여 심판청구인이 제출한 각종 증거들에 나타난 이 사건 인용상표 "조이너스, Joinus"(특허청 1984. 5. 1. 등록 제10550호, 이하 '인용상표'라 한다.)의 사용기간, 사용량, 사용방법, 지정상품의 거래량 또는 영업의 범위, 상표의 광고선전의 실태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거래실정과 사회통념에 비추어 이 사건 인용상표는 국내 일반 수요자 간에 현저하게 인식된 구 상표법(1990. 1. 13. 법률 제4210호로 전면 개정되기 전의 법률, 이하 같다.) 제9조 제1항 제10호 소정의 이른바 저명상표라고 볼 수 없다고 한 것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채증법칙 위반, 판단유탈,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기록과 관련법규의 내용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등록상표는 그 상표의 구성자체 또는 그 상표가 그 지정상품에 사용되는 경우에 일반 수요자에게 주는 의미나 내용이 사회공공의 질서에 위반하거나, 사회일반인의 통상적인 도덕관념인 선량한 풍속에 반한다고 볼 수가 없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인용상표가 저명하지 아니한 이상 이를 모방하여 지정상품을 달리하여 출원·등록한 것 자체만으로는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당원 1997. 10. 14. 선고 96후2296 판결 참조).

원심의 이유설시는 위와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그 결과에 있어서는 정당하고,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심리미진 등의 위법은 이 사건 심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없음이 명백하다. 이 점에 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심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인용상표는 저명상표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숙녀복 등 여성의류업계에서는 특정인의 상표라고 어느 정도로는 알려져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양 상표의 지정(사용)상품이 동종 또는 유사하거나 동일한 업자에 의하여 생산·판매된다고 오인될 만한 특별한 경제적인 견련성이 있을 경우에 이 사건 등록상표는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11호 소정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할 것인데, 이 사건 인용상표의 지정상품은 각각 상품류 구분 제45류의 원피스, 투피스, 스커트, 블라우스, 스카프 등인데,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은 상품류 구분 제26류의 이불, 요, 베개, 방석, 모포, 매트리스, 침낭 등으로서 이들은 제조자, 거래장소, 거래경로, 고객층이 서로 다르고, 그 용도, 효능, 사용방법 등 상품의 속성이 서로 달라서 양 상품은 서로 유사한 상품이라거나 동일한 업자에 의하여 생산·판매되는 것으로 오인될 만한 특별한 사정도 엿보이지 아니한다고 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는 인용상표와의 관계에 있어서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11호 소정의 수요자 기만상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11호의 규정 취지는 이미 특정인의 상표라고 인식된 상표를 사용하는 상품의 출처 등에 관한 일반 수요자의 오인·혼동을 방지하여 이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인용상표가 저명성을 획득할 정도로 일반 수요자 사이에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경우라도 어떤 상표가 인용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하고, 인용상표의 구체적인 사용실태나 양 상표가 사용되는 상품 사이의 관련성, 기타 일반적인 거래의 실정 등에 비추어 그 상표가 인용상표의 사용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지정상품에 사용된 경우에 못지 않을 정도로 인용상표권자에 의하여 사용되는 것이라고 오인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여지는 경우라면 비록 그것이 인용상표의 사용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지정상품에 사용된 경우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일반 수요자에게 상품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켜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 이고(당원 1997. 3. 14. 선고 96후412 판결 참조), 더구나 어느 상표에 대하여 상표권자가 선전·광고활동과 더불어 그 지정(사용)상품의 품질개선 노력을 지속함에 따라 일반 수요자의 신뢰를 획득하여 그 상표가 주지·저명해 지는 경우, 그 주지 정도에 따라 그 상표의 지정(사용)상품뿐만 아니라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사한 상품에서부터 점차로 유사성이 먼 상품으로, 나아가서는 이종 상품에까지 그 상표의 사용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거래의 실정이므로, 주지·저명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가 다른 상표권자에 의하여 주지·저명상표의 지정상품과 유사하거나 이와 관련된 상품에 사용된다면 일반 수요자들이 주지·저명한 상표권자나 그와 특수한 관계 있는 자에 의하여 그 상품이 생산·판매되는 것으로 그 출처나 상품 품질을 오인·혼동하는 경우도 생겨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으로 되돌아와 보건대, 인용상표는 특정한 의미가 없는 조어상표로서 상표권자의 창작성이 인정되는 것인데 이 사건 등록상표는 인용상표와 외관과 칭호에 있어서 거의 동일할 정도로 극히 유사한 상표로서 그 출원등록이 인용상표권자의 광고·선전에 따른 수요자의 영업신뢰이익에 부당하게 편승하려고 하는 부정경쟁의 목적이 엿보이는 점(이 사건 등록상표에 대한 선전·광고활동이나 그 품질의 우수성을 일반 수요자에게 알린 자료는 전혀 없다.), 기록상의 각종 자료에 나타난 인용상표의 사용기간, 사용량, 이에 대한 광고선전 매체, 광고선전의 방법, 광고의 횟수나 비용, 광고선전 기간, 전국적인 대리점의 개수와 규모, 매출규모나 동종업계에서의 시장점유율 등의 제반 사정을 고려해 볼 때, 이 사건 등록상표의 등록사정 당시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인용상표는 여성용 의류업계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는 이른바 주지상표임을 알 수 있고, 그 후로도 인용상표와 같은 표장으로 여러 상품류구분에서 계속 등록을 하고 영업활동을 해 오면서 그 품질의 우수성에 대하여 지속적인 선전·광고를 해 왔으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인 이불, 요, 베개, 방석, 모포 등과 인용상표의 지정상품인 여성용 의류는 비록 제조자, 거래장소, 거래경로가 서로 다르고, 그 용도, 효능, 사용방법 등 상품의 속성에서 서로 다른 점이 있기는 하나, 원재료가 동일하고 특히 수요자층이 여성들로서 중복되므로 인용상표의 주지정도에 비추어 보면 양 상표의 지정상품 또한 상당한 정도로 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가 그 지정상품인 이불, 요, 베개, 방석, 모포 등에 사용된다면 여성용 의류에 사용된 경우에 못지 않을 정도로 그것이 인용상표권자에 의하여 사용되는 것이라고 오인될 소지가 있으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인용상표와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켜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충분히 있다고 여겨진다 .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인용상표가 저명상표가 아니라는 전제하에서 양 상표의 지정(사용)상품이 동종 또는 유사하거나 동일한 업자에 의하여 생산·판매된다고 오인될 만한 특별한 경제적인 관련성이 있음이 엿보이지 아니한다고 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는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가 아니라고 하고 말았으니 그러한 원심심결에는 수요자 기만상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잘못은 심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심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특허청 항고심판소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성택(재판장) 천경송(주심) 지창권 송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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