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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후228 판결
[거절사정(상)][공1998.1.1.(49),107]
판시사항

[1] 주지·저명하지 아니한 인용상표를 모방하여 지정상품을 달리하여 출원한 상표가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의 수요자 기만상표의 의의와 요건

판결요지

[1]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에서 '공공의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라 함은 상표의 구성 자체 또는 그 상표가 그 지정상품에 사용하는 경우에 일반 수요자에게 주는 의미나 내용이 사회공공의 질서에 위반하거나, 사회일반인의 통상적인 도덕관념인 선량한 풍속에 반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할 것인바, 인용상표가 주지·저명하지 아니하다면 비록 인용상표가 창작성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모방하여 지정상품을 달리하여 출원한 것 자체만으로는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에서 말하는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라고 함은 인용상표나 그 사용상품이 반드시 주지·저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국내의 일반 거래에 있어서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그 상품이나 상표라고 하면 특정인의 상품이나 상표라고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알려져 있어야 할 것이고, 이러한 경우에는 인용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가 같은 사용상품에 사용되어질 경우에만 위 규정에 의하여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상품의 출처의 오인·혼동을 일으켜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며, 한편 인용상표가 그 사용상품에 대한 관계거래자 이외에 일반공중의 대부분에까지 널리 알려지게 됨으로써 저명성을 획득하게 되면 그 상표를 주지시킨 상품 또는 그와 유사한 상품뿐만 아니라 이와 다른 종류의 상품이라고 할지라도 그 상품의 용도 및 판매거래의 상황 등에 따라 저명상표권자나 그와 특수한 관계가 있는 자에 의하여 생산 또는 판매되는 것으로 수요자로 하여금 상품의 출처를 오인·혼동케 하거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다고 할 것이고, 나아가 이미 특정인의 상표라고 인식된 상표를 사용하는 상품의 출처 등에 관한 일반 수요자의 오인·혼동을 방지하여 이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고자 하는 위 규정의 목적에 비추어 보면, 인용상표가 저명성을 획득할 정도로 일반 수요자 사이에 널리 알려지지 못하고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만 알려져 있는 경우라도, 만일 어떤 상표가 인용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하고, 인용상표의 구체적인 사용실태나 양 상표가 사용되는 상품 사이의 경제적인 견련의 정도 기타 일반적인 거래의 실정 등에 비추어, 그 상표가 인용상표의 사용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된 경우에 못지 않을 정도로 인용상표권자에 의하여 사용되는 것이라고 오인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여지는 경우라면 비록 그것이 인용상표의 사용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된 경우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출처의 오인·혼동을 일으켜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출원인,상고인

출원인 (소송대리인 변리사 김영화)

상대방,피상고인

특허청장

주문

원심심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청 항고심판소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의 요지

무형적 가치가 축적된 타인의 창작성 있는 상표의 모방사용은 건전한 상거래 질서를 저해함은 물론 상표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위로서 금지되어야 하므로 창작성 있는 상표를 모방한 상표의 출원에 대하여는 등록을 허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사건의 인용상표[(상표등록번호 생략), 지정상품은 제45류의 스웨터, 쟈켓, 스커트 등, 이하 '인용상표'라 한다]는 창작성이 있는 도형과 아무런 의미가 없는 "OMPHALOS, 옴파로스"를 병기하여 구성한 상표인데, 이 사건 출원상표(1994. 4. 22. 출원, 지정상품은 제43류의 등산캠프용 텐트)도 도형 부분이나 문자 부분이 인용상표와 극히 유사하므로 결국 이 사건 출원상표는 인용상표의 축적된 무형적 가치에 편승하기 위하여 출원된 모방상표라고 인정된다. 따라서 인용상표가 국내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지의 여부에 대하여는 판단할 필요 없이 이 사건 출원상표가 인용상표와 함께 사용될 경우에는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상품의 출처나 품질에 대한 오인·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고, 나아가 이러한 모방상표의 사용은 공정하고 신용 있는 상거래 질서의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출원상표에 대하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 및 제11호의 규정에 의하여 그 등록을 거절한 원사정은 정당하다.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에서 '공공의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라 함은 상표의 구성 자체 또는 그 상표가 그 지정상품에 사용하는 경우에 일반 수요자에게 주는 의미나 내용이 사회공공의 질서에 위반하거나, 사회일반인의 통상적인 도덕관념인 선량한 풍속에 반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할 것인바, 인용상표가 주지·저명하지 아니하다면 비록 인용상표가 창작성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모방하여 지정상품을 달리하여 출원한 것 자체만으로는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한다고 할 것은 아니다 (대법원 1997. 10. 14. 선고 96후2296 판결 참조).

이와 다른 견해에서 원심이 이 사건 출원상표는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한다고 한 것은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에서 말하는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라고 함은 인용상표나 그 사용상품이 반드시 주지·저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국내의 일반 거래에 있어서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그 상품이나 상표라고 하면 특정인의 상품이나 상표라고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알려져 있어야 할 것이고, 이러한 경우에는 인용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가 같은 사용상품에 사용되어질 경우에만 위 규정에 의하여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상품의 출처의 오인·혼동을 일으켜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며, 한편 인용상표가 그 사용상품에 대한 관계거래자 이외에 일반공중의 대부분에까지 널리 알려지게 됨으로써 저명성을 획득하게 되면 그 상표를 주지시킨 상품 또는 그와 유사한 상품뿐만 아니라 이와 다른 종류의 상품이라고 할지라도 그 상품의 용도 및 판매거래의 상황 등에 따라 저명상표권자나 그와 특수한 관계가 있는 자에 의하여 생산 또는 판매되는 것으로 수요자로 하여금 상품의 출처를 오인·혼동케 하거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다고 할 것이고, 나아가 이미 특정인의 상표라고 인식된 상표를 사용하는 상품의 출처 등에 관한 일반 수요자의 오인·혼동을 방지하여 이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고자 하는 위 규정의 목적에 비추어 보면, 인용상표가 저명성을 획득할 정도로 일반 수요자 사이에 널리 알려지지 못하고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만 알려져 있는 경우라도, 만일 어떤 상표가 인용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하고, 인용상표의 구체적인 사용실태나 양 상표가 사용되는 상품 사이의 경제적인 견련의 정도, 기타 일반적인 거래의 실정 등에 비추어, 그 상표가 인용상표의 사용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된 경우에 못지 않을 정도로 인용상표권자에 의하여 사용되는 것이라고 오인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여지는 경우라면 비록 그것이 인용상표의 사용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된 경우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출처의 오인·혼동을 일으켜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7. 3. 14. 선고 96후412 판결 참조).

법리가 이와 같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인용상표의 주지 여부나 지정상품과의 관계 등에 대하여는 더 살펴보지도 아니한 채 창작성 있는 인용상표를 모방하여 출원하는 경우에는 언제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위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 할 것이다.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심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특허청 항고심판소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정귀호(주심) 박준서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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