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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09. 9. 3. 선고 2009구합13801 판결
[유족연금부지급처분취소][미간행]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해동 담당변호사 임대규)

피고

국방부장관

변론종결

2009. 7. 16.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9. 3. 19.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연금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재해자 : 원고의 남편인 망 소외 2( 생년월일 생략.생, 이하 ‘망인’)

나. 근무관계 : 육군 중령으로 복무하던 중 1981. 10. 31. 전역, 퇴역연금을 지급받아 오던 중 2008. 6. 30. 사망

다. 피고의 유족연금 부지급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

(1) 처분일 : 2009. 3. 19.

(2) 처분사유

(가) 원고는 망인이 퇴직하고 61세 이후에 혼인한 배우자이다.

(나) 원고는 망인과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1, 2, 5,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망인이 61세가 되기 훨씬 전인 1979. 4.경부터 망인과 사실상 혼인관계를 맺어온 배우자로서 망인의 사망 당시 그로부터 부양을 받고 있었다.

(2) 반면에 망인과 전처인 소외 1 사이의 법률혼은 1979년 이전부터 이혼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혼인관계가 해소된 상태였다.

(3) 원고와 망인의 사실혼은 법률상 보호를 받아야 하고, 원고는 군인연금법이 정한 유족연금 수급대상자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제3조 (용어의 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4. 유족이라 함은 군인 또는 군인이었던 자의 사망당시 그에 의하여 부양되고 있던( 제31조 의 규정에 의한 재해보상금의 지급에 있어서는 부양의 여부에 불구한다)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가. 배우자(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자를 포함하며, 퇴직 후 61세 이후에 혼인한 배우자를 제외한다)

다. 인정사실

(1) 망인의 법률혼 관계

(가) 1962. 4. 28. 소외 1과 혼인신고를 마침

(나) 1962. 2. 10. 소외 3, 1964. 3. 16. 소외 4, 1972.경 소외 5 출생

(다) 1996. 12. 4. 소외 1이 사망하여 혼인관계 해소(망인 약 60세 2개월)

(2) 원고와 망인의 관계

(가) 원고가 고등학교 재학 중 유부남인 망인과 교제 시작

(나) 1980. 2. 19. 소외 6, 1982. 2. 21. 소외 7 출생

(다) 1998. 4. 15. 원고와 혼인신고를 하면서 망인이 소외 6, 7을 인지

(망인 약 61세 6개월)

(라) 망인 2008. 6. 30. 사망

(3) 원고와 망인의 동거

(가) 주민등록 현황

○ 1996. 12. 4. 소외 1 사망(망인 60세 2개월) 이전

망인은 직업군인으로 1976. 5. 21. 소외 1과 동일 주소지로 함께 전입한 이래 소외 1이 사망한 후 1997. 9. 7.(망인 60세 9개월)까지도 대부분 소외 1과 같은 주소지에 주민등록을 하였다.

○ 소외 1 사망 이후 : 1998. 5. 11.(망인 61세 7개월)부터 같은 주소지에 전입신고를 하였다.

본문내 포함된 표
주소지 망인 원고
전입일 퇴거일 전입일 퇴거일
부천시 오정구 고강동 (상세주소 1 생략)(이하‘제1주소지’) 1997. 9. 8. 1998. 5. 26. 1998. 5. 11. 1998. 5. 26.
오정구 원종동 (상세주소 3 생략) 1998. 5. 27. 2006. 10. 22. 1988. 5. 16. 1998. 5. 10.
2006. 10. 30. 2007. 8. 29. 1998. 5. 27. 2006. 10. 22.
2006. 10. 30. 2007. 8. 29.
오정구 원종동 (상세주소 4 생략) 2006. 10. 23. 2006. 10. 29. 2006. 10. 23. 2006. 10. 29.
오정구 고강동 (상세주소 2 생략) (이하 ‘제2주소지’) 2007. 8. 30. 2007. 8. 30.

(나) 망인은 1981. 10. 31. 전역 후 본가 가족들의 양해 아래 1988. 8. 6.부터 2005. 8. 8.까지는 제1주소지에서, 2005. 8. 9.이후부터는 제2주소지에서 원고와 함께 ‘ ○○체육관’이라는 상호로 태권도도장을 운영하면서 원고 및 소외 6, 7과 동거하였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3, 4호증, 갑 6 내지 11호증, 갑 13 내지 1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소외 8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원고와 망인의 사실혼 관계

(가) 군인연금법 제3조 제1항 제4호 가목 은,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유족’으로서의 ‘배우자’에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자’를 포함하되, ‘군인이 퇴직 후 61세 이후에 혼인한 배우자’는 제외하는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 여기서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자’는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으로 ‘혼인의사의 합치’가 있고 객관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라고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를 갖추고 있는 경우를 말한다.

(나) 앞서의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1979년경부터 망인과 교분을 갖다가 1980년경 이후부터 둘 사이에 두 아들을 출산하고 태권도도장을 함께 운영하면서 동거하는 등으로 부부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보이므로, 늦어도 망인이 61세(1997. 10. 7.)가 되기 전에 이미 망인과 사실상 혼인관계를 맺어 그가 사망할 때까지 이를 유지하였다고 할 것이다.

(2) 중혼적 사실혼 관계

(가) 법리

군인연금법이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배우자’도 유족의 범위에 포함시키는 취지는 사실상 혼인생활을 하여 혼인의 실체는 갖추고 있으면서도 단지 혼인신고가 없기 때문에 법률상 혼인으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 그 사실상 배우자를 보호하려는 취지이다.

○ 그러나 만약 사실상 배우자 외에 법률상 배우자가 따로 있는 경우에는, 법률상 배우자와 사이에 이혼의사가 합치되어 법률혼은 형식적으로만 존재하고 사실상 혼인관계가 해소되어 법률상 이혼이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볼 수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률상의 배우자가 유족으로서 연금수급권을 가지고, 사실상 배우자는 위 법률에 의한 유족으로 보호받을 수는 없다( 대법원 1993. 7. 27. 선고 93누1497 판결 참조).

○ 여기서 말하는 ‘특별한 사정’이란 「법률혼이 사실상 이혼상태임」을 말하는 것인데, 신고에 의하여 혼인과 이혼이 성립되는 이른바 ‘법률혼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나라 법제하에서 ‘사실상 이혼’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없을 것 외에도 ‘배우자 사이에 이혼의 합의(이혼신고를 하려는 합의를 포함한다)’가 있으면서도 다만 이혼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일 것을 요한다.

○ 법률상 배우자가 상대방 배우자의 사실혼 관계를 알고도 그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이의를 제기(사실혼을 종료할 것을 요구)하거나 법률상 혼인관계의 종료(이혼)를 요구하지 않는 바람에 상당한 기간 법률혼 관계와 사실혼 관계가 병존하고 있는 상태라고 할지라도, 아직 법률혼 배우자 사이에 그 법률혼을 해소하려는 이혼의 합의가 명시적·묵시적으로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 이상, 그 법률혼 관계를 쉽사리 사실상 이혼상태라고 단정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만약 그와 같이 보지 않는다면, 법률혼 관계와 사실혼 관계가 병존하는 이른바 ‘중혼적 사실혼’이 있는 경우, ‘법률혼주의’ 및 ‘중혼금지’ 원칙 아래에서 예외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사실혼이 자칫 법률혼을 ‘사실상 이혼상태’로 만들어 무력화함으로써 그보다 우월한 지위를 얻게 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나) 원고와 소외 1 사이의 법률혼 관계가 사실상 해소되었는지 여부

앞서의 인정사실과 이 사건 변론과정에 나타난 다음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소외 1이 사망할 때까지 망인과 소외 1의 혼인관계가 ‘법률상 형식적으로만 존재하고 사실상 해소된 상태’에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

○ 망인이 소외 1과 법률상 혼인중인 1976. 5. 21.부터 소외 1이 사망한 후인 1997. 9. 7.까지 21년이 넘는 기간 수차례 주민등록을 옮겼지만 매번 소외 1을 세대를 같이 하는 배우자로 함께 전입신고를 마쳤다.

○ 그 기간 중 망인이 소외 1과 동거하면서 부부생활은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소외 1이나 그 사이에 낳은 자녀들과 일체 왕래를 끊고 아무런 부양의무를 하지 않는 등으로 소외 1과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 망인이 원고와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고 그 사이에 두 명의 아들을 출산하기까지 하였으면서도 그들을 위하여 약 18년 동안 소외 1과 호적 정리를 하지 않았던 점에 비추어 보면 소외 1과 법률상 혼인관계를 종료할 의사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추단된다.

○ 설사 망인이 일방적으로 소외 1과의 법률상 혼인관계를 해소할 의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배우자인 소외 1까지 망인과의 법률상 혼인관계를 해소할 의사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결국 망인과 소외 1 사이에 법률상 혼인관계를 해소하려는 합의가 명시적·묵시적으로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다) 원고가 군인연금법상 망인의 유족에 해당하는지 여부

○ 원고와 망인 사이의 혼인관계는 중혼적 사실혼 관계에 지나지 않아, 원고는 군인연금법상 보호받는 사실혼 관계에 있던 배우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 이에 대하여 원고는, 비록 종래 중혼적 사실혼 관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망인이 61세에 이르기 전에 소외 1이 사망한 1996. 12. 4.부터는 망인과의 사실혼이 적법한 사실혼으로 변경되었으므로 원고가 사실상 배우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 그러나, 「법률혼이 사실상 이혼상태가 아닌 한 중혼적 사실혼은 보호받을 수 없다」는 원칙은, 군인 등의 사망시점에 법률혼과 사실혼이 병존할 경우 그 각 배우자 중에서 누가 군인연금법상의 유족연금을 수령할 권리가 있는가를 정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배우자가 군인연금법에서 정한 유족요건(망인의 61세 전부터 적법한 혼인관계에 있었을 것)을 구비한 자인가」를 정하는 데에도 적용된다고 해야 한다.

사실혼으로 불법적인 혼인관계를 계속해온 자에게 「실제 유족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시점(망인의 사망시)에 그 연금을 받을 법률상 배우자가 따로 있는지(즉, 연금수급권의 상충관계가 있는지)」여부에 따라 그 보호를 달리한다면, 이는 「망인의 사망시점 및 법률상 배우자와의 이혼시점이 언제인가」라는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법적 보호를 달리하는 것이 된다. 그러한 결과는 법이 정한 일정한 요건을 갖춘 배우자에게만 유족연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군인연금법의 규정취지와 다수 군인의 기여금과 국고의 부담금 등으로 운영되는 군인연금제도의 취지 및 형평성, 사회관념상의 가족질서에도 어긋난다고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소결 : 원고가 이 사건 유족연금 수급권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로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성지용(재판장) 이창헌 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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