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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사지법 1990. 5. 4. 선고 89노5579 제11부판결 : 상고
[간통피고사건][하집1990(2),399]
판시사항

청구인의 이혼심판청구에 대한 법원의 심리과정에서 피청구인이 이혼청구에 응하겠다고 진술한 경우 이를 각 상대방 배우자에 대한 간통의 종용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간통에 대한 배우자의 종용이란 간통에 대한 사전동의를 의미하는 것인바, 청구인의 이혼심판청구에 대한 법원의 심리과정에서 피청구인이 이혼청구에 응하겠다고 진술하였다 하더라도 직권탐지주의의 지배로 청구의 인낙이 허용되지 아니하는 가사심판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진술은 재판상 이혼원인에 대한 법원의 판단자료에 지나지 아니할 뿐 이를 협의이혼에 있어서 당사자간의 완전한 이혼합의와 동일하게 보아 각 상대방 배우자에 대한 묵시적인 간통종용의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항 소 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이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에 환송한다.

이유

1.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 1의 배우자인 이 사건 고소인 공소외 1이 위 피고인에 대하여 이혼심판청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이혼심판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위 피고인에 대하여 간통을 종용하였다고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고소인과 위 피고인간의 이혼심판사건의 계속중 그 공판정에서의 심리과정에서 고소인의 이혼심판청구에 대하여 위 피고인의 소송대리인이 청구인인 고소인의 이혼심판에 응하겠다는 진술을 한 것만으로 고소인이 위 피고인에 대하여 묵시적으로 간통을 종용하였다고 인정함으로써, 그 이후에 일어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고소인의 고소는 부적법한 것으로 보고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다고 판결하였으니, 이는 간통죄에 대한 법리오해가 있는 것으로서 결국 원심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피고인 1은 1979.12.15. 고소인 공소외 1과 혼인한 배우자 있는 자이고, 피고인 2는 일정한 직업이 없는 자인바, 피고인 1은 1987.9.8. 21:00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28의 1 소재 피고인의 집 안방에서 상피고인 2와 1회 성교하여 간통하고, 피고인 2는 상피고인 1이 배우자 있는 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위 일시, 장소에서 위와 같이 상피고인과 1회 성교하여 상간한 것이다."라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간통죄는 배우자의 상대방 배우자에 대한 정조의 권리를 침해한 행위라 할 것이므로 배우자의 피해자로서의 고소가 있어야 죄를 논할 수 있고, 형법 제241조 제2항 단서에는 배우자가 간통을 종용 또는 유서한 경우에는 고소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여기서 종용이라 함은 사전의 동의를 의미하는 것이고, 간통에 대한 종용이 있은 후에 그 고소권을 제한한 취지는 간통에 대하여 사전에 동의를 한 배우자가 동의 후에 상대방 배우자에 대하여 장래에 향하여 정조의무의 이행을 요구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되지 아니함에 있다 할 것인바, 배우자의 일방이 상대방 배우자에 대하여 상대방 배우자의 간통을 비롯한 부정행위를 이유로 혼인관계의 해소를 원하는 이혼심판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상대방 배우자가 배우자의 이혼심판청구에 동의하고 혼인관계의 해소의사를 명백하게 표시한 경우에는 배우자 쌍방 사이에는 이혼합의가 성립되었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이혼합의 내용에는 그 합의 이후 서로 상대방에 대하여 더 이상의 정조의무를 요구하지 아니하고 다른 이성과의 정교관계를 승낙하는, 간통을 종용하는 의사표시도 묵시적으로 포함되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일건 기록에 의하여 고소인 공소외 1과 피고인 1이 1979.12.13. 결혼식을 올린 후 같은달 15. 혼인신고를 마친 사실, 고소인 공소외 1은 1986.11.13. 피고인 1의 배우자 및 그 직계존속에 대한 부당한 대우, 악의의 유기, 간통 등의 부정행위를 사유로 하여 피고인 1을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86드7697호 로 이혼심판청구의 소를 제기한 사실, 청구인인 고소인 공소외 1의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범수는 1987.2.13. 진행된 위 이혼사건의 제2차 심리기일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이혼심판청구서를 진술하고, 피청구인인 피고인 1의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현우는 이와 같은 청구인의 이혼심판청구에 응하겠다고 진술하고 아울러 1987.3.27. 진행된 위 이혼사건의 제4차 심리기일에서도 피고인 1이 배우자로서의 정조의무를 위반하여 부정한 행위를 한 사실이 있다고 하면서 청구인의 이혼심판청구에 응한다는 내용으로 된 같은 날짜의 준비서면도 진술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사정이 위와 같다면 고소인 공소외 1과 피고인 1 사이에는 적어도 1987.3.27.에는 당사자 사이의 혼인관계를 해소하는 이혼의 합의가 명백하게 이루어졌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내용의 합의에는 그 합의가 이루어진 1987.3.27.후에는 고소인 공소외 1이나 피고인 1 모두 서로 상대방에 대하여 더 이상의 정조의무의 이행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다른 이성과의 정교관계를 승낙하는 간통 종용의 의사표시도 묵시적으로 포함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 1이 이와 같이 이혼합의가 성립된 후인 1987.9.8. 21:00경 상피고인 2와 공소장 기재의 장소에서 성교하여 간통하였다고 하더라도 고소인은 이를 고소할 수 없다 할 것이고 고소권이 없는 공소외 1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공소외 2의 고소에 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공소는 그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라 할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 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다고 판시하였다.

2. 그러므로 살피건대, 간통에 대한 배우자의 종용이란 원심판시와 같이 간통행위에 대한 사전 동의를 의미하는 것인바, 일반적으로 혼인관계의 쌍방 당사자가 당해 혼인관계에서 발생하였던 상호 동거, 부양, 협조의무 등의 모든 문제를 당사자의 자유로운 합의에 의하여 종결시키고자 하는 협의이혼의 경우에는, 쌍방이 자유로운 의사로 협의이혼신고서에 서명, 날인하였다면 그로써 아직 이혼의 효력이 생기지 아니하였더라도 당사자 사이에서는 당해 혼인에 관한 제반문제를 자유로운 의사로 종결시키겠다는 사실상의 완전한 이혼의 합의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이혼의 의사표시 속에 그 이후의 다른 이성과의 정교관계를 묵인하는 의사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를 묵시적 간통종용의사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이나, 한편 혼인관계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 배우자의 부정행위 등 민법 제840조 각호 소정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대방의 유책사유가 있을 때 한하여 이를 원인으로 이혼심판을 청구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혼이 성립되는 재판상 이혼의 경우에는, 일방 당사자가 유책 배우자인 상대방 배우자에 대하여 이혼심판을 청구하였다 하더라도 그 심판이 확정되기전까지는 그 심판청구만으로 상대방에게 간통을 종용하였다고 볼 수 없고( 대법원 1989.9.12. 선고 89도501호 판결 참조), 설령 그 이혼심판청구사건의 공판심리과정에서 청구인의 이혼심판의 청구취지에 대하여 상대방이 그 이혼심판에 응하겠다고 진술하였다고 하더라도 직권탐지주의가 지배되어 청구의 인낙이 허용되지 않는 가사심판에 있어서 이는 재판상 이혼원인에 대한 법원의 판단의 한 자료가 될 뿐이며 이를 협의이혼에 있어서 당사자간의 완전한 이혼의 합의와 동일시하여 상대방 배우자에 대한 묵시적 간통종용의사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인바,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협의이혼의 경우에도 단순히 합의이혼서를 작성하려고 한 사실만으로는 당사자간에 상호 간통을 종용하는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 ( 대법원 1983.11.22. 선고 83도2504호 판결 )의 취지에도 합치된다고 할 것인바, 돌이켜 이 사건에서 보건대 일건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의 배우자인 공소외 1은 피고인 1을 피청구인으로 하여 서울가정법원 86드7697호 로 피고인 1이 1986.10.31. 및 같은 해 11.1. 2회에 걸쳐 상피고인 2와 간통하였음을 청구원인으로 한 이혼심판청구(그 후 1987.6.30.자 및 같은 해 11.12.자 각 청구취지확장신청서에 의하여 금 1,000,000,000원의 위자료청구를 병합하고 그 청구원인으로 청구인의 직계존속에 대한 부당한 대우 등을 추가하였다)를 함에 대하여, 피고인 1의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현우는 1987.2.13. 10:00 제2회 심리기일에 출석하여 청구기각의 판결을 구하되 이혼청구에는 응하겠다고 진술하고 같은 해 3.6. 10:00 제3회 심리기일에서는 상피고인 2와의 통정사실을 자백하였다가, 같은 해 3.27. 10:00 제4회 심리기일에 상피고인 2와 서로 깊은 애무관계만 있었다는 내용의 같은 달 6.자 준비서면을 진술한 이래 상피고인 2와의 간통사실을 강력히 부인하면서 같은 해 6.30.자 및 같은 해 10.15.자 각 준비서면에서는 청구인과의 혼인생활의 파탄을 오히려 청구인의 악의의 유기 등에서 비롯되었다고 다투고 있던 중, 같은 해 12.28. 이 사건 고소인 공소외 1이 피고인들이 같은 해 9.8. 저지른 또다른 간통행위 등에 대하여 추가로 고소를 제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와 같이 위 공소외 1이 피고인 1을 상대로 제기한 이혼심판청구의 청구원인이 바로 이 사건 피고인들인 피고인 1과 피고인 2의 부정행위를 그 원인으로 하고 있고 피고인 1이 그 통정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므로, 위 이혼심판청구사건이 확정되기 전의 피고인들의 간통행위에 관하여 위 공소외 1이 피고인들을 상대로 추가로 이 사건 고소를 제기하였다면 위 공소외 1이 피고인 1에 대하여 이혼심판청구를 하고 피청구인인 피고인 1이 그 소송대리인을 통하여 그 이혼심판청구에 응하겠다는 취지의 진술을 공판정에서 하였다는 것만으로써는 위 공소외 1이 그 이후에 이루어진 피고인 1과 피고인 2의 이 사건 간통행위를 종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3. 그렇다면, 원심이 이 사건 고소인의 고소가 부적법하여 이에 기한 이 사건 공소제기의 절차 역시 법률의 규정에 위반한 무효라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 것은 간통죄의 종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범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항소는 이유있다 할 것이어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 제366조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를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이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순영(재판장) 이현승 김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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