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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1995. 6. 22. 선고 95나945, 95나952, 95나969 판결 : 확정
[약속어음금 ][하집1995-1, 311]
판시사항

[1] 융통어음인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소지인의 어음금 청구에 대한 발행인의 책임

[2] 저당권자가 변제충당지정권한을 갖기로 하는 약정이 있는 경우, 경매절차에 제출된 채권계산서의 의미

판결요지

[1] 어음 최종 소지인이 약속어음을 할인 취득하면서 융통어음인 사정을 알았고 또한 그 약속어음에 다른 사람의 배서를 기재하게 하였다 하여도 그것을 이유로 발행인이 발행인으로서의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2] 근저당설정계약시 저당물건의 처분 및 변제충당에 관하여 근저당권자인 채권자가 따로 정하는 순서와 방법에 따라 채무의 변제에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약정한 이상, 근저당권자의 신청에 따른 경매절차에서 채무자가 근저당권자의 채권계산서 제출에 앞서 채무변제지정충당의 신청을 하였다 하더라도 근저당권자의 변제충당지정의 효력은 있는 것이다.

원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한국상업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병희)

피고, 항소인

정호영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선옥)

주문

1.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94, 900, 000원 및 이에 대한 1994. 9. 1.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원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갑 제1, 2, 5, 6, 9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1) 액면 금 12, 700, 000원, 발행일 1993. 5. 3., 지급일 1993. 9. 23., 수취인 소외 김경준, (2) 액면 금 23, 700, 000원, 발행일 1993. 5. 17., 지급일 1993. 10. 18., 수취인 소외 이정숙, (3) 액면 금 18, 930, 000원, 발행일 1993. 7. 2., 지급일 1993. 11. 18., 수취인 소외 이정숙, (4) 액면 금 23, 270, 000원, 발행일 1993. 6. 28., 지급일 1993. 11. 27., 수취인 소외 김건이, (5) 액면 금 16, 300, 000원, 발행일 1993. 8. 24., 지급일 1993. 12. 22., 수취인 소외 황영기로 되고, 지급지 및 발행지 각 부산직할시, 지급장소 각 주식회사 제일은행 창선동지점으로 된 약속어음 5매를 발행한 사실, 위 (1)의 약속어음은 위 김경준으로부터 소외 김춘생, 소외 1을 거쳐 원고에게, 위 (2)의 약속어음은 위 이정숙으로부터 소외 일흥조선 주식회사, 소외 1을 거쳐 원고에게, 위 (3)의 약속어음은 위 이정숙으로부터 소외 진해조선 주식회사, 소외 1을 거쳐 원고에게, 위 (4)의 약속어음은 위 김건이로부터 소외 김춘생, 소외 1을 거쳐 원고에게, 위 (5)의 약속어음은 위 황영기로부터 소외 우리조선 주식회사, 소외 1을 거쳐 원고에게 각 순차로 배서되어 있는 사실, 원고는 위 각 약속어음의 최종소지인으로서 그 각 지급기일에 지급장소에서 지급제시하였으나 지급거절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 없으며, 한편 원고는 아래에서 보는 당원 93타경 35710호 임의경매절차를 통하여 위 각 약속어음금에 대한 1994. 8. 31.까지의 이자를 변제받았음을 자인하고 있다.

2.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가 위 각 약속어음금의 지급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다음과 같은 주장으로 다툰다.

가. 먼저 피고는, 소외 1이 위 각 약속어음금을 결제할 능력이 없음에도 피고에게 그 각 지급기일에 어음금을 입금하여 위 각 약속어음이 결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기망하여 피고로부터 위 각 약속어음을 융통어음으로서 발행받아 이를 모두 원고에게 할인하였던 것이고, 원고는 위 각 약속어음이 위 소외 1이 피고를 기망하여 발행받은 융통어음인 사정을 알면서도 위 각 약속어음에 다른 사람들의 배서까지 받아 이를 취득하였던 것이므로, 악의의 취득자인 원고의 어음금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1, 4호증의 각 1, 2, 을 제5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소외 1의 증언으로는 소외 1이 피고로부터 위 각 약속어음을 편취하였고, 나아가 원고가 그러한 사정을 알고서 위 각 약속어음을 취득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가사 원고가 위 소외 1에게 위 각 약속어음을 할인하여 주면서 위 각 약속어음이 융통어음인 사정을 알았고 또한 위 각 약속어음에 다른 사람들의 배서를 기재하게 하였다 하여도 그것을 이유로 피고가 발행인으로서의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는, 원고로부터 위 각 약속어음을 할인하여 금원을 대출받았던 소외 1이 원고의 신청에 의하여 실시된 위 소외 1 소유의 부동산 등에 대한 임의경매절차에서, 그 경락대금을 배당받은 원고에 대하여 그 배당금으로 우선 위 어음할인대출금채무에 변제충당할 것을 지정하였으므로 이로써 위 각 약속어음금 채무는 변제되었다고 항변하고, 원고는 원고가 변제충당지정권을 갖고 있으므로 피고의 변제충당지정은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2, 3호증의 각 1, 2, 을 제6호증의 1 내지 16, 을 제7호증의 1 내지 15, 을 제8호증, 갑 제7호증의 1 내지 4, 갑 제8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소외 1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소외 1은 1992. 5.경 원고에게 그 소유의 부동산과 공장 등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4억 3천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고 이를 담보로 원고로부터 기업운영자금 등으로 금 4억 원을 대출받은 바가 있었으나, 그 기업의 매출실적이 저조함으로 인하여 더 이상 원고로부터의 담보대출이 어렵게 되자 피고로부터 융통어음으로 빌린 위 각 약속어음을 원고에게 할인하여 금원을 대출받게 되었던 사실, 그 후 위 소외 1에게 부도가 발생하자 원고는 위 소외 1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기업자금대출금 및 어음할인대출금 등의 채권에 기하여, 위 근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에 대하여는 당원 93타경35710호로 위 각 약속어음금에 대한 이자 일부를 포함한 금 200, 000, 000원을 청구금액으로, 같은 공장 및 그 기계기구류에 대하여는 당원 93타경35703호로 역시 위 각 약속어음금의 일부 이자를 포함한 금 1, 378, 000, 000원을 청구금액으로 해 각 임의경매를 신청하였고, 그 신청에 의하여 진행된 위 93타경35710호 임의경매절차의 배당기일에서는 경락대금 145, 169, 410원 전액을, 위 93타경35703호 임의경매절차의 배당기일에서도 경락대금 1, 254, 012, 210원 전액을 각 배당받은 사실, 한편 채무자인 위 소외 1은 위 93타경35703호 임의경매절차에서 그 배당기일에 앞선 1994. 6. 27. 그 경락대금으로 원고에 대한 다른 채무에 우선하여 위 어음할인대출금채무의 변제에 충당할 것을 지정한다는 내용의 채무변제지정 충당신청서를 경매법원에 제출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갑 제10호증의 1(을 제7호증의 12와 같다), 갑 제11호증, 을 제6호증의 13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소외 1은 1992. 5. 15. 원고와 사이에 위 부동산 및 공장 등에 관한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그 근저당 물건의 처분 및 변제충당에 관하여 근저당물건은 법정절차에 의하는 외에도 원고가 일반적으로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방법 등에 의하여 처분할 수 있고, 그 취득금이 원고에 대한 모든 채무를 소멸시키기에 부족한 때에는 원고가 따로 정하는 순서와 방법에 의하여 채무의 변제에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약정한 사실, 원고는 위 각 임의경매절차에서 위 각 경락대금을 합쳐도 원고의 청구금액을 변제받기에 부족하므로 위 각 어음할인대출금의 이자채권(원고가 자인하는 바와 같이 1994. 8. 31.까지의 이자채권) 및 다른 대출금의 원리금채권에 대하여만 임의경매를 신청하고 채권계산서(위 93타경35703호 임의경매절차에서는 1994. 7. 22.자, 위 93타경35710호 임의경매절차에서는 1994. 8. 4.자)를 제출함으로써 위 어음할인대출금의 원금채권을 그 채권계산서에 포함시키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 없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위 각 임의경매절차에서 위와 같이 임의경매를 신청하고 채권계산서를 제출함으로써 그가 수령할 배당금이 위 소외 1에 대한 모든 채무를 소멸시키기에 부족할 경우에 대비하여 미리 변제충당에 관한 순서와 방법을 따로 정한 것으로 볼 수 있고, 따라서 원고가 위 약정에 기하여 변제충당의 순서와 방법을 정한 이상 위 소외 1이 원고의 위 채권계산서 제출에 앞서 위 채무변제지정충당의 신청을 하였다 해도 원고의 변제충당 지정의 효력은 있는 것이며, 그러한 변제충당의 지정에 뒤이은 위 배당금의 수령으로써 그 변제충당의 효력은 확정적으로 발생하였다 할 것이므로, 결국 위 임의경매절차를 통하여 원고가 수령한 배당금으로 변제충당된 채무들 가운데 위 어음할인대출금의 원금채무는 포함되지 아니하였다 할 것이어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각 약속어음의 합계 금 94, 900, 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익일 이후로서 1994. 9. 1.부터 완제일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에서 정하는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원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종대(재판장) 장준현 김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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