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orange_flag
서울남부지방법원 2013. 4. 15. 선고 2012가단12911 판결
[대여금][미간행]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중 담당변호사 이승우 외 2인)

피고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항영 외 3인)

변론종결

2013. 3. 25.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망 소외 1 명의의 은행 계좌로 2010. 2. 12.에 500만 원, 2010. 3. 5.에 5회에 걸쳐 3,000만 원, 2010. 3. 9.에 2회에 걸쳐 740만 원을 송금한 자로, 차용인 망 소외 1, 차용금액 5,000만 원으로 된 2010. 3. 5.자 차용증(갑 제7호증, 이하 ‘이 사건 차용증’이라 한다)을 소지하고 있다.

나. 망 소외 1이 2011. 12. 17. 사망하자, 피고를 포함한 그 상속인들은 2012. 1. 26. 수원지방법원 2012느단145호 로 망 소외 1의 재산상속을 포기하는 내용의 상속포기 신고를 하였고, 같은 해 3. 14. 그 신고를 수리하는 내용의 심판을 받았다.

다. 한편, 피고는 위 상속포기 후인 2012. 1. 30. 천우통운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소외 2에게 망 소외 1이 위 천우통운에 지입하여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던 화물차량 6대를 폐차하거나 매각하는 일을 모두 위임한 후, 2012. 2. 6. 소외 2로부터 위 폐차대금 및 매각대금으로 합계 2,730만 원을 지급받았고, 2012. 2. 29. 피고가 망 소외 1과 1/2지분씩 공유하고 있던 그랜저 차량((차량번호 생략), 이하 ‘이 사건 자동차’라 한다)에 관하여 2011. 12. 26. 상속을 원인으로 망 소외 1의 1/2지분에 관하여 명의이전등록을 마쳤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갑 제8, 9호증, 을 제1, 6, 10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는 망 소외 1에게 그동안 5,000만 원을 대여한 사실이 있는데, 위 소외 1이 2011. 12. 17. 사망하였으므로, 망 소외 1의 처(처)인 피고는 망 소외 1이 피고 가족의 승용차를 구입하거나 생활비 등을 조달하기 위해 원고로부터 위와 같이 차용한 행위에 대해 민법 제832조 에 따라 망 소외 1과 연대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대여금 채무를 변제할 책임이 있고, 가사 그렇지 않더라도 망 소외 1의 상속인으로서 위 대여금 5,000만 원을 원고에게 반환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 주장과 같이 망 소외 1이 원고로부터 돈을 차용한 사실이 없고, 가사 망 소외 1이 원고로부터 돈을 차용하였다 하더라도 망 소외 1이 원고로부터 돈을 차용한 행위는 일상가사에 관한 법률행위에도 해당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피고가 2012. 1. 26. 상속포기를 신고하여 2012. 3. 14. 위 신고가 수리된 이상, 피고로서는 원고에게 위 돈을 변제할 의무가 없다고 다투고 있다.

피고의 위 상속포기 주장에 대하여 원고는 다시, 피고가 상속포기를 하였다고 하나 상속포기를 전후하여 망 소외 1의 상속재산을 처분하거나 부정소비함으로써 민법 제1026조 제1호 또는 3호 에 따른 법정단순승인이 이루졌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원고의 망 소외 1에 대한 대여 여부

살피건대, 감정인 소외 3의 인영감정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차용증에 날인되어 있는 인영이 망 소외 1의 인감도장과 동일한 인영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그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인 망 소외 1의 의사에 의한 것임이 사실상 추정되고(인영의 진정성립), 민사소송법 제358조 에 의하여 이 사건 차용증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차용증이 이 사건과 무관한 차용증이거나 원고에 의해 위조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망 소외 1 명의의 은행계좌로 수 회에 걸쳐 합계 4,240만 원(=500만 원+3,000만 원+740만 원)을 송금한 사실이 인정되고, 그 외 피고용인과 고용인이라는 원고와 망 소외 1의 관계에 비추어, 원고 주장과 같이 원고가 망 소외 1로부터 임금 일부를 제때 지급받지 못하거나 망 소외 1을 대신해 주유비 등을 대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 차용증이 이 사건과 무관하다는 피고의 주장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할 것이고, 한편 이 사건 차용증이 망 소외 1의 의사에 반하여 혹은 망 소외 1의 의사에 기하지 않고 작성된 것이라는 것은 피고가 입증하여야 하는데,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이와 같이 처분문서인 이 사건 차용증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으로서는 그 기재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는바,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살펴보아도 이 사건 차용증의 기재내용을 부인할 만한 반증이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므로, 결국 이 사건 차용증의 기재내용대로, 망 소외 1이 원고로부터 그에 기재된 차용금액 5,000만 원을 차용하였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나. 원고의 일상가사를 원인으로 한 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민법 제832조 에서 말하는 ‘일상의 가사에 관한 법률행위’라 함은 부부의 공동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통상의 사무에 관한 법률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그 구체적인 범위는 부부공동체의 사회적 지위나 재산, 수입, 능력 등 현실적 생활상태 뿐만 아니라 그 부부의 생활장소인 지역사회의 관습 등에 의하여 정하여지나, 당해 구체적인 법률행위가 일상의 가사에 관한 법률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법률행위를 한 부부공동체의 내부 사정이나 그 행위의 개별적인 목적만을 중시할 것이 아니라 그 법률행위의 객관적인 종류나 성질 등도 충분히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 대법원 2000. 4. 25. 선고 2000다826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대여금이 피고 가족들의 공동생활에 필요한 생활비 등의 일상가사를 위하여 사용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원고의 망인에 대한 상속을 원인으로 한 청구에 관한 판단

(1) 민법 제1026조 는 “다음 각 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고 하면서 그 제1호 로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를, 제3호 로 “상속인이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를 규정하고 있는바, 이 중 제1호 는 상속인이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기 이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한 때에만 적용되는 것이고, 상속인이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처분한 때에는 그로 인하여 상속채권자나 다른 상속인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경우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것이 위 제3호 에 정한 상속재산의 부정소비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하며, 나아가 위 제3호 에 정한 “상속재산의 부정소비”라 함은 정당한 사유 없이 상속재산을 써서 없앰으로써 그 재산적 가치를 상실시키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다63586 판결 참조).

(2) 먼저, 피고가 이 사건 자동차를 처분하거나 부정소비함으로써 민법 제1026조 제1호 또는 3호 에 따른 법정단순승인이 이루어졌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피고가 2012. 1. 26. 상속포기 신고를 하고서도 2012. 2. 29. 이 사건 자동차에 관하여 2011. 12. 26. 상속을 원인으로 망 소외 1의 1/2 지분에 관한 명의이전등록을 마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피고가 이 사건 자동차에 관한 망 소외 1의 1/2 지분을 이전한 것을 상속재산의 처분으로 보더라도, 그 처분일은 자동차등록원부에 명의이전등록의 원인행위일로 기재된 2011. 12. 26.이 아니라 명의이전등록을 마친 2012. 2. 29.로서 피고가 상속포기 신고를 한 이후이므로, 민법 제1026조 제1호 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피고의 행위가 민법 제1026조 제3호 에서 정한 상속재산의 부정소비에 해당되는 경우에만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피고가 이 사건 자동차에 관한 망 소외 1의 1/2 지분을 자신 명의로 이전한 것만으로는 그로 인하여 상속채권자나 다른 상속인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수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피고가 상속재산을 써서 없앰으로써 그 재산적 가치를 상실시킨 것으로 보기 어렵다 할 것이므로, 이는 민법 제1026조 제3호 소정의 단순승인 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고의 위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다음으로, 피고가 망 소외 1의 소유의 화물차량 6대를 폐차하거나 매각하여 처분한 후 그 처분대금을 부정소비하는 등으로 민법 제1026조 제3호 에 따른 법정단순승인 사유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피고가 2012. 1. 26. 상속포기 신고를 하고서도 2012. 1. 30. 소외 2에게 망 소외 1 소유의 화물차량 6대를 폐차하거나 매각하게 한 후 2012. 2. 6. 소외 2로부터 그 처분대금 2,730만 원을 수령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민법 제1026조 제3호 에서 정한 상속재산의 부정소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처분행위를 넘어 부정소비에 해당하여야 할 것인데, 을 제9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에 이 사건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처분대금 2,730만 원을 수령한 후 위 돈에 피고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돈 및 새로 대출받은 돈을 합하여 2012. 3. 27. 망 소외 1이 동양생명보험 주식회사에 부담하고 있던 대출금 채무를 변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민법 제1026조 제3호 소정의 부정소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피고가 상속포기를 한 이후의 것이므로 아직 상속포기를 하지 않은 상속인이 상속재산을 처분한 경우에 대한 규정인 민법 제1026조 제1호 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