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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7두45698 판결
[표시정지및판매정지처분취소][공2019하,1251]
판시사항

[1] 제품의 생산과 관련한 서류를 비교·분석하는 것이 구 산업표준화법 제20조 제1항 및 그 위임에 따른 구 산업표준화법 시행령 제27조 제1항 에서 정한 시판품조사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하위법령의 규정이 상위법령의 규정에 저촉되는지 명백하지 않지만 하위법령의 의미를 상위법령에 합치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 하위법령이 상위법령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무효를 선언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구 산업표준화법 시행규칙 제17조 [별표 9] 제5호, 제2호 (가)목 단서가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새로운 시판품조사의 방법을 창설한 것인지 여부(소극) 및 그 의미

판결요지

[1] 구 산업표준화법(2016. 1. 6. 법률 제137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1항 , 제21조 제1항 , 제3항 , 구 산업표준화법 시행령(2017. 1. 26. 대통령령 제278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시행령’이라 한다) 제27조 제1항 , 제3항 , 제28조 [별표 1의2], 구 산업표준화법 시행규칙(2016. 9. 6. 산업통상자원부령 제2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별표 9] 제2호 (가)목, 제5호의 규정 내용과 체계, 문언에다가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판매하기 위하여 만든 제품에서 시료를 채취하여 품질시험을 한 경우만 시판품조사에 해당하고, 제품의 생산과 관련한 서류를 비교·분석하는 것은 현장조사의 방법일 뿐 시판품조사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산업표준화법령은 ‘시판품조사’와 ‘현장조사’를 명확하게 구분하여 그 방법과 절차를 달리 규정하고 있고, 위반사항이 시판품조사를 통해 확인되었는지 아니면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되었는지에 따라 제재처분의 양정을 달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시판품조사 결과 위반사항이 확인된 경우에 대해 좀 더 엄격한 처분기준을 규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시판품조사의 범위를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하여서는 안 된다.

시행령 제27조 제1항 은 시판품조사는 제품에서 시료를 채취하여 실시하여야 한다고 분명하게 규정하고 있다. ‘시료’는 사전적으로 시험·검사·분석 따위에 쓰이는 물질이나 생물로서 조사 대상인 물질 자체를 의미하므로, 제품의 성분 내지 구성 부분이 아닌 제품의 생산·제조 등과 관련된 서류는 시료의 개념에 포함될 수 없다.

③ 레미콘 제품의 경우에도 시료 채취를 통한 시판품조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

④ 이처럼 산업표준화법령은 시판품조사에 관해서는 제품에서 시료를 채취하여 실시하여야 한다고 분명하게 규정하고 있다. 만약 서류조사까지 시판품조사에 해당한다고 보게 되면, 시판품조사와 현장조사의 실질적인 차이가 없어져 양자를 구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게 된다.

[2] 하위법령의 규정이 상위법령의 규정에 저촉되는지 여부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 관련 법령의 내용과 입법 취지 및 연혁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하위법령의 의미를 상위법령에 합치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도 가능한 경우라면, 하위법령이 상위법령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쉽게 무효를 선언할 것은 아니다.

이러한 법리를 기초로 구 산업표준화법 시행규칙(2016. 9. 6. 산업통상자원부령 제2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별표 9] 제5호, 제2호 (가)목 단서를 관련 산업표준화법령 해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시행규칙 조항은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새로운 시판품조사의 방법을 창설한 것이 아니라, 제품제조공장에서 시료 채취가 곤란한 경우 시판품조사로서가 아니라 현장조사로서 제품의 생산과 관련된 서류의 비교·분석을 통하여 제품의 품질을 심사할 수 있음을 규정한 것이다.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장안레미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이동신)

피고, 상고인

국가기술표준원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재윤)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준비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경위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는 2015. 8. 6.부터 같은 달 7.까지 원고의 레미콘 제조공장에서 원고가 제조·판매한 레미콘의 자동계량기록지를 확보한 뒤 기록지 기재 내용을 기초로 레미콘에 대한 품질시험검사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조사’라고 한다). 위 품질시험 결과 계량기 동하중검사에서 10개 제품이, 제품생산배합량 검사에서 3개 제품이 각각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나. 피고는 이 사건 조사가 구 산업표준화법(2016. 1. 6. 법률 제137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20조 제1항 , 구 산업표준화법 시행령(2017. 1. 26. 대통령령 제278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27조 제1항 , 제3항 , 구 산업표준화법 시행규칙(2016. 9. 6. 산업통상자원부령 제2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시행규칙’이라고 한다) 제17조 [별표 9] 제5호, 제2호 (가)목 단서(이하 ‘이 사건 시행규칙 조항’이라고 한다)에 따라 실시한 ‘시판품조사’에 해당한다고 보고, 2015. 12. 21. 원고에 대하여 법 제21조 제1항 , 시행령 제28조 [별표 1의2] 제2호 (다)목(1차 위반)에 따라 3개월간의 한국산업표준 인증표시정지와 판매정지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가. 시행령 제28조 [별표 1의2] 제2호 (다)목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인증제품에 대한 ‘시판품조사’가 실시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조사는 시료를 채취하여 실시되지 아니하고 서류심사의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나. 법, 시행령에는 서류심사의 방법으로 인증제품에 대한 시판품조사를 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없고, 단지 이 사건 시행규칙 조항에 따르면 서류심사의 방법으로 시판품조사를 할 수 있다.

다. 그런데 법 제20조 제1항 , 시행령 제27조 제1항 은 시판품조사의 방법으로 시료 채취에 의한 방법만을 규정하고 있고, 시행령 제27조 제3항 은 시행규칙에 ‘시료 채취에 의한 시판품조사’의 절차·방법 등에 관한 사항만을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모법 조항’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 시행규칙 조항은 위 위임사항을 정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모법 조항이 상정하지 아니한 서류심사의 방법에 의한 시판품조사라는 새로운 시판품조사의 방법을 창설한 것이다.

라. 따라서 이 사건 시행규칙 조항은 모법 조항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이어서 무효이고, 이 사건 조사는 시판품조사에 해당하지 아니하며, 이 사건 처분은 근거 법령에서 정한 처분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위법하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령의 해석

1) 법 제20조 제1항 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무원이나 인증심사원으로 하여금 판매되고 있는 인증제품에 대한 품질시험(이하 ‘시판품조사’라고 한다)을 하게 하거나 인증받은 자의 공장 또는 사업장에서 그 제품 또는 서비스를 조사(이하 ‘현장조사’라고 한다)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법 제21조 제1항 , 제3항 은 시판품조사 또는 현장조사 결과 인증제품 또는 인증서비스가 한국산업표준 또는 인증심사기준에 맞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인증받은 자에게 개선명령, 인증표시의 제거·정지, 판매의 정지,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고, 그 세부적인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 제20조 제1항 의 위임에 따른 시행령 제27조 제1항 , 제3항 은 “시판품조사는 유통되고 있는 인증제품 중에서 그 시료(시료)를 채취하여 실시하여야 한다. 다만 유통과정에서 시료 채취가 곤란한 경우에는 그 제품의 제조공장에서 시료를 채취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시판품조사 및 현장조사의 절차·방법 등에 필요한 사항은 산업통산자원부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른 시행규칙 제17조 [별표 9]는 제품심사에 관하여 “인증심사원은 심사대상 제품의 시료(시료)를 신청인의 제품제조공장에서 채취하여 봉인(봉인)한 후에 지방중소기업청장 또는 국가표준기본법 제23조 제2항 에 따라 인정을 받거나 같은 수준의 기준 및 절차에 따라 국제 인정기구로부터 인정을 받은 공인시험·검사기관(이하 ‘공인시험·검사기관’이라고 한다)의 장에게 별지 제19호 서식의 품질시험 의뢰서를 제출하여 그 제품의 품질시험을 의뢰해야 한다. 다만 제품의 특성상 제품의 시료를 채취하는 것이 곤란한 경우 제품의 생산과 관련된 서류의 비교·분석을 통하여 제품의 품질을 심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제2호 (가)목], 시판품조사 및 현장조사의 절차·방법에 관하여 제2호 (가)목을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5호).

한편 법 제21조 제3항 의 위임에 따른 시행령 제28조 [별표 1의2] ‘인증표시의 제거·정지 또는 판매의 정지 등에 관한 처분 기준’은 시판품조사 결과 위반사항이 확인된 경우와 현장조사 결과 위반사항이 확인된 경우에 대하여 처분기준을 달리 규정하면서, 후자보다 전자에 대해 좀 더 엄격한 처분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2) 위와 같은 산업표준화법령의 규정 내용과 체계, 문언에다가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판매하기 위하여 만든 제품에서 시료를 채취하여 품질시험을 한 경우만 시판품조사에 해당하고, 제품의 생산과 관련한 서류를 비교·분석하는 것은 현장조사의 방법일 뿐 시판품조사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

산업표준화법령은 ‘시판품조사’와 ‘현장조사’를 명확하게 구분하여 그 방법과 절차를 달리 규정하고 있고, 위반사항이 시판품조사를 통해 확인되었는지 아니면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되었는지에 따라 제재처분의 양정을 달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시판품조사 결과 위반사항이 확인된 경우에 대해 좀 더 엄격한 처분기준을 규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시판품조사의 범위를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하여서는 안 된다 .

시행령 제27조 제1항 은 시판품조사는 제품에서 시료를 채취하여 실시하여야 한다고 분명하게 규정하고 있다. ‘시료’는 사전적으로 시험·검사·분석 따위에 쓰이는 물질이나 생물로서 조사 대상인 물질 자체를 의미하므로, 제품의 성분 내지 그 구성 부분이 아닌 제품의 생산·제조 등과 관련된 서류는 시료의 개념에 포함될 수 없다 .

③ 레미콘 제품의 경우에도 시료 채취를 통한 시판품조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 . 시행령 제27조 제1항 단서는 유통과정에서 제품의 시료 채취가 곤란한 경우에는 그 제품의 제조공장에서 시료를 채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증심사원은 제품의 시료를 채취하는 경우 [별표 8] Ⅰ 제2호의 ‘한국산업표준(KS)에 따른 품목별 심사기준’의 ‘제품시험을 위한 샘플링방식’에 따라 제품의 인증 구분(종류·등급·호칭 또는 모델)별로 채취하여야 하는데[ 시행규칙 제17조 [별표 9] 제5호, 제2호 (나)목], 레미콘의 경우 「레디믹스트 콘트리트 KS 표시인증 심사기준」에서 ‘제품시험을 위한 샘플링 방식’을 규정하고 있다. 위 심사기준 중 ‘사. 제품시험을 위한 샘플링 방식’은 “시판품조사 시에는 1종류의 시료를 대표시료로, 임의의 1개의 운반차 또는 믹서토출구에서 시료를 샘플링한다.”라고 규정하여 레미콘의 경우에도 시료 채취에 의한 시판품조사가 가능함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제7항), 계량기의 동하중 검사 시에는 ‘시료를 채취한 운반차를 포함하여 최근 12개월치 자동계량기록지 중 임의의 운반차 총 10대분의 자동계량기록을 조사’하도록 규정하여 시료를 채취한 운반차와 자동계량기록지만 조사하는 운반차를 구분하고 있다(제3항).

④ 이처럼 산업표준화법령은 시판품조사에 관해서는 제품에서 시료를 채취하여 실시하여야 한다고 분명하게 규정하고 있다. 만약 서류조사까지 시판품조사에 해당한다고 보게 되면, 시판품조사와 현장조사의 실질적인 차이가 없어져 양자를 구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게 된다 .

3) 하위법령의 규정이 상위법령의 규정에 저촉되는지 여부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 관련 법령의 내용과 입법 취지 및 연혁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하위법령의 의미를 상위법령에 합치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도 가능한 경우라면, 하위법령이 상위법령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쉽게 무효를 선언할 것은 아니다 ( 대법원 2001. 8. 24. 선고 2000두2716 판결 , 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4두4450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를 기초로 이 사건 시행규칙 조항을 앞서 살펴본 법령 해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시행규칙 조항은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새로운 시판품조사의 방법을 창설한 것이 아니라, 제품제조공장에서 시료 채취가 곤란한 경우 시판품조사로서가 아니라 현장조사로서 제품의 생산과 관련된 서류의 비교·분석을 통하여 제품의 품질을 심사할 수 있음을 규정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

나. 이 사건 사실관계를 위 법리들에 비추어 살펴본다.

1) 피고는 원고의 레미콘 제조공장에서 레미콘의 시료를 채취하여 품질시험을 한 것이 아니라 레미콘 생산과 관련된 서류인 자동계량기록지를 검토한 후 제품에 하자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므로, 이 사건 조사는 시판품조사가 아니라 현장조사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가 이 사건 조사를 시판품조사라고 보아 시행령 제28조 [별표 1의2] 제2호 중 시판품조사 결과에 따른 처분기준을 적용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에는 이 사건 조사의 법적 성격을 오해하여 처분의 근거 법령을 잘못 적용한 위법이 있다.

2) 원심이 이 사건 시행규칙 조항이 이 사건 모법 조항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적절하지 않으나, 이 사건 조사가 시판품조사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다.

4. 결론

그러므로 피고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권순일 박정화 김선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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