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1. 변호인의 항소이유 요지(사실오인) 피고인이 쓰레기를 소각하고 현장을 이탈한 후 2시간이 지나서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한 점, 이 사건 당일 방화로 발전할 수 있는 다툼이 있었던 점,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과 화재현장을 감식한 소방관의 진술 또한 피고인의 실화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이 사건 화재에 대한 책임을 지울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을 범하였다.

2. 판 단 원심 및 당심이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화재현장조사서에 의하면, 이 사건 화재의 원인으로 피고인의 쓰레기 소각으로 인한 실화 가능성 이외에 방화 또는 미상인이 버린 담뱃불에 의한 화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되고, 쓰레기 소각 후 철수한 시각(17:00경)과 최초 불길을 목격한 시각(19:10경)과는 상당한 시간이 흐른 상태로 현장 잡풀의 상태로 보아 쓰레기 소각지점에서 발화하였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되어, 발화열원과 발화요인이 모두 ‘미상’으로 결론지어진 점, ② 해남소방서 소속 화재조사관인 증인 L, 완도군 노화 119지역대 소속 소방관인 증인 G도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의 쓰레기 소각으로 인한 실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피고인이 쓰레기를 소각했던 장소의 불씨가 발화 원인이 되어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증인 H, I이 당심 법정에서 자신들이 목격한 바에 따르면 최초로 연기와 불길이 일어난 장소는 피고인이 쓰레기를 소각한 장소에서 30~40m 떨어진 곳이라고 진술한 것에 비추어 피고인이 쓰레기를 소각했던 장소가 이 사건 화재의 최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