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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9도11552 판결
[새마을금고법위반][공2020상,117]
판시사항

피고인이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와 관련하여 대의원 갑에게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돈을 제공하였다고 하여 새마을금고법 위반으로 기소되었는데, 검사는 사법경찰관 작성의 공범 갑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및 진술조서를 증거로 제출하고, 검사가 신청한 증인 을은 법정에 출석하여 ‘갑으로부터 피고인에게서 돈을 받았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한 사안에서, 사법경찰관 작성의 갑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및 진술조서와 을의 전문진술은 증거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위 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여 공소사실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삼은 원심의 조치에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이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와 관련하여 대의원 갑에게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현금 50만 원을 제공하였다고 하여 새마을금고법 위반으로 기소되었는데, 검사는 사법경찰관 작성의 공범 갑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및 진술조서를 증거로 제출하고, 검사가 신청한 증인 을은 법정에 출석하여 ‘갑으로부터 피고인에게서 50만 원을 받았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한 사안에서, 갑이 법정에 출석하여 위 피의자신문조서 및 진술조서의 성립의 진정을 인정하였더라도 피고인이 공판기일에서 그 조서의 내용을 모두 부인한 이상 이는 증거능력이 없고, 한편 제1심 및 원심 공동피고인인 갑은 원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으로부터 50만 원을 받았다는 취지의 공소사실을 부인한 사실에 비추어 원진술자 갑이 사망, 질병, 외국거주, 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갑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을의 법정증언은 전문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으며, 나아가 피고인은 일관되게 갑에게 50만 원 자체를 교부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적극적으로 다툰 점, 이에 따라 사법경찰관 작성의 갑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및 진술조서의 내용을 모두 부인한 점, 을의 법정증언이 전문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는 사정에 대하여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의견을 묻는 등의 적절한 방법으로 고지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증인신문이 진행된 다음 증거조사 결과에 대한 의견진술이 이루어진 점, 을이 위와 같이 증언하기에 앞서 원진술자 갑이 피고인으로부터 50만 원을 제공받은 적이 없다고 이미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을의 법정증언을 증거로 삼는 데에 동의하였다고 볼 여지는 없고, 을의 증언에 따른 증거조사 결과에 대하여 별 의견이 없다고 진술하였더라도 달리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사법경찰관 작성의 갑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및 진술조서와 을의 전문진술은 증거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위 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여 공소사실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삼은 원심의 조치에 형사소송법 제312조 , 제316조 등에서 정한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송우철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1심 공동피고인 4에 대한 50만 원 제공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증거의 증명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원심공동피고인 2에 대한 50만 원 제공의 점에 관한 판단

가. 사법경찰관 작성의 원심공동피고인 2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등의 증거능력에 대한 직권판단

사법경찰관 작성의 원심공동피고인 2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및 진술조서의 신빙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위 피의자신문조서 및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에 대하여 직권으로 판단한다.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 은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당해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유죄의 증거로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당해 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는 다른 피고인이나 피의자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당해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채택할 경우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당해 피고인과 공범관계가 있는 다른 피의자에 대하여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피의자의 법정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는 등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 의 요건을 갖춘 경우라고 하더라도 당해 피고인이 공판기일에서 그 조서의 내용을 부인한 이상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대법원 2004. 7. 15. 선고 2003도718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피의자의 진술을 녹취 내지 기재한 서류 또는 문서가 수사기관에서의 조사과정에서 작성된 것이라면 그것이 진술조서라는 형식을 취하였다고 하더라도 피의자신문조서와 달리 볼 수 없다( 대법원 2004. 9. 3. 선고 2004도3588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원심공동피고인 2와 새마을금고법 위반죄의 공범으로 기소된 사실, 피고인은 제1심 제2회 공판기일에서 검사가 증거로 제출한 사법경찰관 작성의 원심공동피고인 2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및 진술조서의 내용을 모두 부인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공동피고인 2가 법정에 출석하여 위 피의자신문조서 및 진술조서의 성립의 진정을 인정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그 조서의 내용을 부인한 이상 이는 증거능력이 없다.

나. 공소외인의 전문증언이 증거능력이 없다는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1)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2항 은 피고인 아닌 자가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한 진술이 피고인 아닌 타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원진술자가 사망, 질병, 외국거주, 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피고인 아닌 자’에는 공동피고인이나 공범자도 포함된다( 대법원 2000. 12. 27. 선고 99도5679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인은 제1심 제4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원심공동피고인 2로부터 피고인에게서 50만 원을 받았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한 사실, 한편 제1심 및 원심공동피고인 2는 원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으로부터 50만 원을 받았다는 취지의 공소사실을 부인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공동피고인 2가 원심에 이르기까지 금품을 제공받은 사실을 부인하는 이 사건에서는 원진술자인 원심공동피고인 2가 사망, 질병, 외국거주, 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원심공동피고인 2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공소외인의 이 부분 법정증언은 전문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

2) 나아가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제1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원심공동피고인 2에게 50만 원 자체를 교부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다툰 점, ② 이에 따라 피고인은 제1심 제2회 공판기일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사법경찰관 작성의 원심공동피고인 2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및 진술조서의 내용을 모두 부인한 점, ③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공소외인의 제1심 제4회 공판기일에서의 증언은 ‘원심공동피고인 2로부터 피고인에게서 50만 원을 받았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는 것이므로 전문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는 것인데도, 그러한 사정에 대하여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의견을 묻는 등의 적절한 방법으로 고지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증인신문이 진행된 다음 그 증거조사 결과에 대한 의견진술이 이루어진 점, ④ 공소외인이 위와 같이 증언하기에 앞서 원진술자이자 원심공동피고인 2는 제1심 제2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으로부터 50만 원을 제공받은 적이 없다고 이미 진술한 점, ⑤ 공소외인은 피고인이 아닌 검사가 신청한 증인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공소외인의 이 부분 법정증언을 증거로 삼는 데에 동의하였다고 볼 여지는 없고, 피고인이 공소외인의 증언에 따른 증거조사 결과에 대하여 별 의견이 없다고 진술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다. 소결

결국 사법경찰관 작성의 원심공동피고인 2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및 진술조서와 공소외인의 전문진술은 증거능력이 없음에도, 원심은 위 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삼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 제316조 등에서 정한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원심공동피고인 2에 대한 50만 원 제공으로 인한 새마을금고법 위반의 점이 파기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박상옥 노정희 김상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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