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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6다3201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말소][공2018상,963]
판시사항

법정대리인인 친권자의 대리행위가 미성년자 본인에게는 경제적인 손실만을 초래하는 반면 친권자나 제3자에게는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오는 행위이고 행위의 상대방이 이러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 행위의 효과가 자(자)에게 미치는지 여부(소극) 및 그와 같은 사정을 들어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이때 제3자가 악의라는 사실에 관한 주장·증명책임의 소재(=무효를 주장하는 자)

판결요지

법정대리인인 친권자의 대리행위가 객관적으로 볼 때 미성년자 본인에게는 경제적인 손실만을 초래하는 반면, 친권자나 제3자에게는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오는 행위이고 행위의 상대방이 이러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민법 제107조 제1항 단서의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행위의 효과가 자(자)에게는 미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나, 그에 따라 외형상 형성된 법률관계를 기초로 하여 새로운 법률상 이해관계를 맺은 선의의 제3자에 대하여는 같은 조 제2항 의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누구도 그와 같은 사정을 들어 대항할 수 없으며, 제3자가 악의라는 사실에 관한 주장·증명책임은 무효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차균희)

피고, 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법정대리인인 친권자의 대리행위가 객관적으로 볼 때 미성년자 본인에게는 경제적인 손실만을 초래하는 반면, 친권자나 제3자에게는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오는 행위이고 그 행위의 상대방이 이러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민법 제107조 제1항 단서의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행위의 효과가 자에게는 미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나 (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64669 판결 참조), 그에 따라 외형상 형성된 법률관계를 기초로 하여 새로운 법률상 이해관계를 맺은 선의의 제3자에 대하여는 같은 조 제2항 의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누구도 그와 같은 사정을 들어 대항할 수 없으며, 제3자가 악의라는 사실에 관한 주장·증명책임은 그 무효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

2. 가. 원심은, 이 사건 매매계약은 친권자에 의한 대리권 남용행위에 따라 체결된 계약으로서 그 효과는 원고와 소외 1에게 미치지 아니하는바, 위 매매계약을 원인으로 하여 소외 2 앞으로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무효의 등기이고, 소외 2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아무런 권리를 취득한 바 없다면 무권리자인 소외 2가 피고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도하였다 하여도 아무 효력이 없는 것이어서 피고 명의의 등기는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되지 않은 무효의 등기라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소외 3은 친권자로서 원고와 소외 1을 대리하여 2011. 6. 30.경 소외 2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도하였고(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고 한다), 그 무렵 소외 2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

나) 소외 2는 2013. 8. 26.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앞으로 2013. 8. 22. 매매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다) 원고는 소외 2 앞으로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2015. 1. 23. 이 사건 매매계약이 소외 3의 친권 남용에 의해 체결된 것이어서 그 효과가 원고와 소외 1에게 미치지 아니하므로, 소외 2가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할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소외 2가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2015. 6. 24. 심리불속행 상고기각되었다.

라) 원고는 소외 2 앞으로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가 원인무효이므로, 이에 터 잡은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 역시 원인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피고는 2013. 10. 22.자 답변서에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원인 주장내용은 피고로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실입니다’라고 답변하였다.

2)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소외 2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으로써 소외 3의 친권 남용에 따라 외형상 형성된 법률관계를 기초로 하여 새로운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지게 되었고, 기록상 피고가 소외 2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수할 당시 이 사건 매매계약이 소외 3의 친권 남용에 의해 체결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아니하므로, 피고에 대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매매계약이 소외 3의 친권 남용에 의해 체결된 것이라는 사정을 들어 대항할 수 없다고 볼 여지가 있다.

3)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심으로서는 피고가 소외 3의 친권 남용에 대하여 선의의 제3자인지 여부를 심리하여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가 친권 남용에 대하여 선의의 제3자인지 여부에 관하여는 아무런 심리·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피고 명의의 등기는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되지 않은 무효의 등기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선의의 제3자에 대한 친권 남용 행위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상옥 이기택(주심) 박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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