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공동정범에서 ‘공모’의 성립요건과 인정 방법 / 공모에 의한 범죄의 공동실행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2] 변호사법 제116조 에서 규정한 필요적 몰수 또는 추징의 취지 / 수인이 공동하여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을 한다는 명목으로 받은 금품을 분배한 경우, 몰수 또는 추징의 범위 / 변호사가 형사사건의 피고인 등으로부터 담당 판사나 수사기관 등에 대한 교제 및 청탁 명목으로 받은 돈의 일부를 공동 변호 명목으로 다른 변호사에게 지급하였으나 자신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그와 같이 사용한 경우, 그 비용 상당액을 추징에서 제외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참조판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중부로 외 4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공소외 1과의 공모범행으로 인한 변호사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심리미진 주장
1)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 있어서의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범죄를 공동실행할 의사가 있는 공범자 상호 간에 직·간접적으로 그 공동실행에 관한 암묵적인 의사연락이 있으면 충분하고, 이에 대한 직접증거가 없더라도 정황사실과 경험법칙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공모에 의한 범죄의 공동실행은 모든 공범자가 스스로 범죄의 구성요건을 실현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아니하고, 그 실현행위를 하는 공범자에게 그 행위결정을 강화하도록 협력하는 것으로도 가능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 결과에 대한 각자의 이해 정도, 행위 가담의 크기, 범행지배에 대한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6도1623 판결 ,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0도2905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공소외 1과 공모하여, ① 2015. 6. 26.경 공소외 2로부터 ‘○○○○○○○’ 사건 1심에서의 집행유예 관련 교제·청탁 명목으로 현금 20억 원을, ② 2015. 9. 3.부터 2015. 9. 10. 사이에 공소외 2로부터 ‘○○○○○○○’ 사건 항소심에서의 보석과 관련한 교제·청탁을 주된 명목으로 현금 10억 원 및 수표 10억 원을, ③ 2015. 10. 30.경 공소외 3으로부터 ‘△△△△△△’ 사건 수사 및 재판 관련 교제·청탁 명목으로 현금 10억 원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변호사법 위반죄, 공동정범의 성립, 형사재판에서의 범죄사실 증명의 정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피고인의 단독범행에 의한 변호사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심리미진 주장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공소외 2로부터 지시받은 공소외 4로부터 재판·수사기관의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3회에 걸쳐 합계 1억 4,400만 원을 수수하였다고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변호사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다. 추징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주장
1) 변호사법 제116조 의 규정에 의한 필요적 몰수 또는 추징은 같은 법 제34조 를 위반하거나 같은 법 제109조 제1호 , 제110조 , 제111조 또는 제114조 의 죄를 지은 자 또는 그 사정을 아는 제3자가 받은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그들로부터 박탈하여 그들로 하여금 부정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게 함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인이 공동하여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을 한다는 명목으로 받은 금품을 분배한 경우에는, 각자가 실제로 분배받은 금품만을 개별적으로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한다. 그런데 여러 사람이 공모·공동하여 변호사법 제111조 의 죄를 범하고 금품을 수수한 경우에, 공범 상호 간에 진술 내용이 일치하지 아니하는 등의 사유로 그 공범 사이에 실제로 수수한 가액을 알 수 없는 때에는 평등하게 추징할 수밖에 없다 (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2도271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변호사가 형사사건의 피고인 등으로부터 담당 판사나 수사기관 등에 대한 교제 및 그들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받은 돈의 일부를 공동 변호 명목으로 다른 변호사에게 지급한 경우, 당초 금품을 받을 당시 그와 같이 사용하기로 예정되어 있어서 그 받은 취지에 따라 그와 같이 사용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사용한 것이라면, 이는 변호사법 위반으로 취득한 재물의 소비방법에 불과하므로, 그 비용 상당액을 추징에서 제외할 수는 없다 (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5도3255 판결 ,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도14215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공소외 1과 공모하여 공소외 2의 형사사건 담당 재판장이나 수사기관 등에 대한 교제 및 그들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았으나, 피고인과 공소외 1이 위 50억 원을 각각 얼마씩 분배받았는지 알 수 없어 각각 25억 원씩 평등하게 추징할 수밖에 없고, 피고인과 공소외 1이 위 50억 원 중 일부를 다른 변호사 선임비용으로 사용하였더라도, 이는 변호사법 위반으로 취득한 재물의 소비방법에 불과하므로, 다른 변호사 선임비용액 상당을 추징액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변호사법 제110조 제1호 위반죄의 주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과 상고이유서에 이 부분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