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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11. 23. 선고 2015두36959 판결
[부가가치세환급세액지급청구][미간행]
판시사항

[1] 채무자인 위탁자가 기존 채무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수탁자에게 재산을 신탁하면서 채권자를 수익자로 지정한 경우, 신탁재산의 이전과 구별되는 위탁자의 수익자에 대한 별도의 재화 공급이 존재하는지 여부(소극) / 이는 이후 수익자가 신탁계약에 따라 신탁재산의 처분을 요청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2] 과세대상이 되는 법률관계나 사실관계가 전혀 없어 납세의무 자체가 성립하지 아니하는 경우와 같이, 과세처분이 객관적으로 타당한 법적 근거와 합리성이 없는 경우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무효인지 여부(적극)

원고, 피상고인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산 담당변호사 여영학)

피고, 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부가가치세법(2013. 6. 7. 법률 제1187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조 제1항 은 “재화의 공급은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모든 원인에 의하여 재화를 인도 또는 양도하는 것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신탁법상의 신탁은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특정한 재산권을 이전하거나 기타의 처분을 하여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 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권을 관리·처분하게 하는 것이므로, 수탁자가 위탁자로부터 재산권을 이전받고 이를 전제로 신탁재산을 관리·처분하면서 재화를 공급하게 된다. 따라서 채무자인 위탁자가 기존 채무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수탁자에게 재산을 신탁하면서 채권자를 수익자로 지정하였더라도, 그러한 수익권은 신탁계약에 의하여 채권자에게 귀속되는 것이어서 위 지정으로 인하여 당초 수탁자에 대한 신탁재산의 이전과 구별되는 위탁자의 수익자에 대한 별도의 재화의 공급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고 ( 대법원 2017. 6. 15. 선고 2014두6111 판결 참조), 이후 수익자가 신탁계약에 따라 신탁재산의 처분을 요청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한편 조세의 부과와 관련하여 과세대상이 되는 법률관계나 사실관계가 전혀 없어서 납세의무 자체가 성립하지 아니하는 경우와 같이 과세처분이 객관적으로 타당한 법적 근거와 합리성이 없는 때에는 그 하자는 중대하고 명백하여 무효이다.

2.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주식회사 오션식스리조트(이하 ‘오션식스리조트’라고 한다)는 2009. 6. 29. 원고에 대한 대출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원고를 우선수익자, 주식회사 대한토지신탁을 수탁자로 하여, 이 사건 워터파크 건물을 수탁자에게 이전하면서 채무불이행 시에는 신탁부동산을 처분하여 우선수익자의 채권 변제 등에 충당하고 나머지를 위탁자 겸 수익자에게 반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신탁계약을 체결하였고, 그에 따라 이 사건 워터파크 건물에 관하여 신탁을 원인으로 수탁자 앞으로 신탁등기를 마쳐주었다.

나. 주식회사 오렌지웰빙(이하 ‘오렌지웰빙’이라고 한다)은 2010. 4. 23. 오션식스리조트 등과 사이에 이 사건 신탁계약에 기한 수익권 등을 양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자산양수도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계약 체결일에 위 수익권과 그에 부수하는 모든 권리가 오렌지웰빙에 귀속되는 것으로 약정하였다.

다. 오렌지웰빙은 2010. 7. 21. 피고 산하 수원세무서장에게 2010년 제1기 부가가치세 확정신고 시 매입세액이 매출세액을 초과함을 이유로 환급세액을 신고하였고, 그 환급금반환채권을 원고에게 양도하면서 채권양도사실을 피고에게 통지하는 한편 수원세무서장에게 그에 관한 국세환급금 양도요구서를 제출하였다.

라. 원고는 2010. 9. 1.경 ‘대출약정에 근거하여 사업부지에 대한 압류, 가압류, 가처분의 말소를 요청하였으나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있으므로 기한의 이익 상실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최고서를 오렌지웰빙 등에 보냈고, 이 사건 신탁계약과 관련하여 2010. 12. 22. 위탁자를 오션식스리조트로, 수익자 겸 채무자를 오렌지웰빙으로 변경하는 신탁변경 및 원부변경계약이 체결되었다.

마. 원고는 2011. 1. 4. 수탁자에게 수익자 겸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등을 사유로 이 사건 신탁재산의 처분을 요청하였고, 그에 따라 2011. 1. 12. 주식회사 동연레저 앞으로 이 사건 워터파크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바. 수원세무서장은, 원고가 2010. 9. 1. 오렌지웰빙에 대하여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였다는 취지의 최고를 하였으므로 그때 오렌지웰빙이 신탁재산인 이 사건 워터파크 건물을 원고에게 공급하였다는 이유로, 2011. 3. 3. 오렌지웰빙을 납세의무자로 한 2010년 2기분 부가가치세(가산세 포함)를 부과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고, 그 후 이를 토대로 오렌지웰빙과 관련하여 확정된 2010년 1기분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2010년 2기분 부가가치세 일부에 충당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당초 위탁자가 이 사건 신탁계약을 통하여 원고에 대한 대출금 채무의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수탁자에게 이 사건 신탁부동산을 이전하고 원고를 우선수익자로 지정한 다음, 위 신탁계약에서 정한 채무불이행 사유가 발생하여 원고가 신탁부동산의 처분을 요청하였더라도, 그와 같은 신탁설정에 따른 거래 등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오렌지웰빙과 원고 사이에 부가가치세 과세원인이 되는 재화의 공급 자체를 상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과세대상이 되는 법률관계나 사실관계가 전혀 없어서 납세의무 자체가 성립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타당한 법적 근거와 합리성이 없으므로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이다.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부적절한 점이 없지 아니하나, 이 사건 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이를 기초로 한 국세환급금 충당 역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본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1항 에서 정한 ‘재화의 공급’이나 과세처분 등의 무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조희대 권순일(주심) 조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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