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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7다227103 판결
[채무부존재확인][공2017하,1852]
판시사항

[1] 민법 제758조 제1항 에서 말하는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의 의미 및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사고의 공동원인 중 하나인 경우, 사고로 인한 손해가 위 하자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2] 건물을 임대한 소유자가 건물을 적합하게 유지·관리할 의무를 위반하여 임대목적물에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생기고 그 하자로 임차인이 손해를 입은 경우, 건물의 소유자 겸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공작물책임과 수선의무 위반에 따른 채무불이행 책임을 지는지 여부(적극)

[3] 갑 주식회사가 을 보험회사와 갑 회사 소유의 상가건물 중 ‘상점-백화점, 창고형 할인매장’으로 사용되는 부분에 관하여 피보험자를 갑 회사로 하는 영업배상책임보험을 체결하고, 위 건물 중 1층을 ‘상점-백화점, 창고형 할인매장’ 용도로 임대하였는데, 1층 천장 겸 2층 바닥으로 사용되는 콘크리트 슬래브에 매설된 상수도 배관이 부식되어 파열되면서 누수가 발생하여 1층에 입점한 점포의 시설과 재고자산 등이 침수피해를 입은 사안에서, 1층의 소유자인 갑 회사는 위 콘크리트 슬래브를 유지·관리할 의무가 있고, 1층의 소유자 겸 임대인으로서 위 콘크리트 슬래브에 존재하는 설치·보존상 하자와 관련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1층의 점유자나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민법 제758조 제1항 에서 말하는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는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이 없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본래 갖추어야 할 안전성은 공작물 자체만의 용도에 한정된 안전성만이 아니라 공작물이 현실적으로 설치되어 사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요구되는 안전성을 뜻한다. 또한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로 인한 사고는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만이 손해발생의 원인이 되는 경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사고의 공동원인 중 하나가 되는 이상 사고로 인한 손해는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로 생긴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2] 구 건축법(2016. 2. 3. 법률 제140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 제1항 은 ‘건축물의 소유자나 관리자는 건축물, 대지 및 건축설비를 관련 규정에 적합하도록 유지·관리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민법 제623조 는 ‘임대인은 계약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건물을 타인에게 임대한 소유자가 건물을 적합하게 유지·관리할 의무를 위반하여 임대목적물에 필요한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생기고 그 하자로 인하여 임차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건물의 소유자 겸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공작물책임과 수선의무 위반에 따른 채무불이행 책임을 진다.

[3] 갑 주식회사가 을 보험회사와 갑 회사 소유의 상가건물 중 ‘상점-백화점, 창고형 할인매장’으로 사용되는 부분에 관하여 피보험자를 갑 회사로 하는 영업배상책임보험을 체결하고, 위 건물 중 1층을 ‘상점-백화점, 창고형 할인매장’ 용도로 임대하였는데, 1층 천장 겸 2층 바닥으로 사용되는 콘크리트 슬래브에 매설된 상수도 배관이 부식되어 파열되면서 누수가 발생하여 1층에 입점한 점포의 시설과 재고자산 등이 침수피해를 입은 사안에서, 위 콘크리트 슬래브는 상가건물의 특정한 층에 배타적으로 귀속된 것이 아니라 건물 전체에 공동으로 제공되거나 인접한 층들에 공동으로 제공·사용되는 부분이어서 위 건물 1층의 소유에도 필요한 부분이므로, 1층의 소유자인 갑 회사는 이를 유지·관리할 의무가 있고, 1층의 소유자 겸 임대인으로서 위 콘크리트 슬래브에 존재하는 설치·보존상 하자와 관련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1층의 점유자나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엠지손해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성원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일웅하우징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정만)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보충상고이유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금지급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 원고는 2015. 3.경 피고와 피고 소유의 대전 동구 (주소 생략)에 있는 ○○○○○○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중 ‘상점-백화점, 창고형 할인매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부분에 관하여 피보험자를 피고로 하는 영업배상책임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보험계약에 포함된 시설소유(관리)자 특별약관에 의하면, 원고는 피보험자인 피고가 소유·사용 또는 관리하는 시설과 그 시설의 용도에 따른 업무의 수행으로 생긴 우연한 사고로 인하여 타인의 신체에 장해를 입히거나 타인의 재물을 망가뜨려 법률적인 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하여야 한다.

나. 피고는 이 사건 건물 중 1층을 ‘상점-백화점, 창고형 할인매장’ 용도로 임대하였다. 그런데 2015. 8. 21. 02:00경 이 사건 건물의 1층 천장 겸 2층 바닥으로 사용되는 콘크리트 슬래브(이하 ‘이 사건 콘크리트 슬래브’라 한다)에 매설된 상수도 배관이 부식되어 파열되면서 누수가 발생하여 이 사건 건물 1층에 입점하고 있던 의류 및 스포츠용품 점포의 시설과 재고자산 등이 침수피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건축물은 지붕과 기둥 또는 벽을 가지고 있는 공작물이어야 한다( 건축법 제2조 참조). 피고가 임대한 이 사건 건물 중 ‘상점-백화점, 창고형 할인매장’에는 지붕으로 사용되는 ‘이 사건 콘크리트 슬래브’가 포함되고, 이는 피고가 소유자로서 관리하는 ‘1층의 시설’에 해당한다.

라. 이 사건 건물 1층의 천장은 1층 내부로 유입되는 유수를 차단할 정도의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가 인정되므로 이 사건 건물 1층 소유자인 피고로서는 이로 인해 발생한 1층 임차인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또한 이 사건 건물 1층을 임대하여 계약 존속 중 그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를 부담하는 피고로서는 임차인들이 이 사건 건물 1층의 천장 부분의 설치·보존상 하자로 인하여 임대목적물의 사용·수익에 지장을 받았으므로 1층 임차인들에게 그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도 있다.

2. 민법 제758조 제1항 에서 말하는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는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이 없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본래 갖추어야 할 안전성은 그 공작물 자체만의 용도에 한정된 안전성만이 아니라 그 공작물이 현실적으로 설치되어 사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요구되는 안전성을 뜻한다(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2다21050 판결 참조). 또한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로 인한 사고는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만이 손해발생의 원인이 되는 경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사고의 공동원인 중 하나가 되는 이상 사고로 인한 손해는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로 생긴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3다61602 판결 등 참조).

한편 구 건축법(2016. 2. 3. 법률 제140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 제1항 은 ‘건축물의 소유자나 관리자는 건축물, 대지 및 건축설비를 관련 규정에 적합하도록 유지·관리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민법 제623조 는 ‘임대인은 계약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건물을 타인에게 임대한 소유자가 건물을 적합하게 유지·관리할 의무를 위반하여 임대목적물에 필요한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생기고 그 하자로 인하여 임차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건물의 소유자 겸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공작물책임과 수선의무 위반에 따른 채무불이행 책임을 진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6층으로 이루어진 1개의 건물로서 피고가 단독으로 소유하고 있고 제1, 2종 근린생활시설 등에 해당하여 이 사건 건물의 각 층은 대지와 건물의 벽, 바닥, 복도, 계단 기타 설비 등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콘크리트 슬래브는 이 사건 건물의 특정한 층에 배타적으로 귀속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건물 전체에 공동으로 제공되거나 이 사건 콘크리트 슬래브에 인접한 층들에 공동으로 제공·사용되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콘크리트 슬래브는 이 사건 건물 1층의 소유에도 필요한 부분으로서 그 소유자인 피고의 유지·관리의무의 대상이 되고, 소유자 겸 임대인인 피고는 이 사건 콘크리트 슬래브에 존재하는 설치·보존상의 하자와 관련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1층의 점유자나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인 피고가 이 사건 사고로 재산상 손해를 입은 1층의 점유자들이자 임차인들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이 사건 채무부존재확인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작물책임, 민법 제623조 에서 정한 임대인의 수선의무, 공동불법행위와 보험약관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원고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박보영 이기택 김재형(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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