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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8. 24. 선고 2017도7489 판결
[업무상횡령(인정된죄명:업무상배임)][미간행]
AI 판결요지
[1] 예금은 은행 등 법률이 정하는 금융기관을 수치인으로 하는 금전의 소비임치계약으로서, 그 예금계좌에 입금된 금전의 소유권은 금융기관에 이전되고, 예금주는 그 예금계좌를 통한 예금반환채권을 취득하므로, 금융기관의 임직원은 예금주로부터 예금계좌를 통한 적법한 예금반환 청구가 있으면 이에 응할 의무가 있을 뿐 예금주와의 사이에서 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2]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직장이나 거주지 주변에서 직접 만나 피해자들로부터 대출신청을 받고 신용대출거래약정서 등 대출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받아 은행에 피해자들 명의로 대출신청을 하였는데, 피고인이 대출금을 입금받을 용도로 피해자들이 새로 개설을 의뢰한 예금계좌의 통장을 발급하고도 피해자들에게 전달하지 않거나 이미 개설되어 있는 피해자들 명의 예금계좌의 통장과 현금카드를 피해자들의 허락 없이 새로 발급하여 소지하고 있으면서 이를 이용하여 위 예금계좌에 입금된 대출금을 인출하거나 이체하는 방법으로 38회에 걸쳐 피해자들 명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대출금 합계 516,764,315원을 임의로 소비한 사안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들 명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대출금을 권한 없이 인출한 이상 피해자들의 예금채권은 소멸하지 않고 그대로 존속하며 피해자들은 여전히 은행에 대하여 그 반환을 구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대출신청을 받았으므로 고객인 피해자들이 대출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피해자들 명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대출금을 임의로 인출하지 아니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피해자들의 피해자들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잘못 인정하고, 선택적으로 추가된 업무상배임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시사항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예금주와의 사이에서 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는지 여부(소극)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박유빈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예금은 은행 등 법률이 정하는 금융기관을 수치인으로 하는 금전의 소비임치계약으로서, 그 예금계좌에 입금된 금전의 소유권은 금융기관에 이전되고, 예금주는 그 예금계좌를 통한 예금반환채권을 취득하므로, 금융기관의 임직원은 예금주로부터 예금계좌를 통한 적법한 예금반환 청구가 있으면 이에 응할 의무가 있을 뿐 예금주와의 사이에서 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8도1408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14. 2. 3.경부터 2015. 6. 23.경까지 공소외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은행’이라 한다)에서 여신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으로 근무하였다.

나. 직접 고객을 방문하여 은행 업무를 처리해주는 외부영업제도(Business Development Consultant)에 따라, 피고인은 원심판시 9명의 피해자들을 직장이나 거주지 주변에서 직접 만나 피해자들로부터 대출신청을 받고 신용대출거래약정서 등 대출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받아 공소외 은행에 피해자들 명의로 대출신청을 하였다.

다. 그런데 피고인은 대출금을 입금받을 용도로 피해자들이 새로 개설을 의뢰한 예금계좌의 통장을 발급하고도 피해자들에게 전달하지 않거나 이미 개설되어 있는 피해자들 명의 예금계좌의 통장과 현금카드를 피해자들의 허락 없이 새로 발급하여 소지하고 있으면서 이를 이용하여 위 예금계좌에 입금된 대출금을 인출하거나 이체하는 방법으로 2014. 5. 21.경부터 2015. 5. 12.경까지 사이에 38회에 걸쳐 피해자들 명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대출금 합계 516,764,315원을 임의로 소비하였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해자들 명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대출금은 공소외 은행의 소유이고, 그 직원인 피고인이 위 대출금을 관리하고 또한 공소외 은행이 발행하는 예금계좌의 통장을 예금주에게 교부하는 것은 공소외 은행의 업무에 속하며 예금주인 피해자들의 사무에 속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들과의 사이에서 피해자들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들 명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대출금을 임의로 인출하였다 하더라도 피해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그뿐 아니라, 공소외 은행 직원인 피고인이 피해자들 명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대출금을 권한 없이 인출한 이상 피해자들의 예금채권은 소멸하지 않고 그대로 존속하며 피해자들은 여전히 공소외 은행에 대하여 그 반환을 구할 수 있으므로(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613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의 대출금 인출로 인하여 피해자들에게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도 없다.

4.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은행의 직원으로서 피해자들로부터 대출신청을 받았으므로 고객인 피해자들이 대출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피해자들 명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대출금을 임의로 인출하지 아니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등의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잘못 인정하고, 그 전제에서 원심에서 선택적으로 추가된 업무상배임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업무상배임죄에서 정한 타인의 사무 및 손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박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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