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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4후713 판결
[등록무효(특)][공2017상,277]
판시사항

[1]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의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경우, 같은 법 제78조 의 ‘재산에 관한 소송’에 회생회사와 관련된 특허의 등록무효를 구하는 심판이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및 그 심판에서 관리인에게만 당사자적격이 있는지 여부(적극)

[2] 심판청구인이 당사자적격이 없는 회생회사를 당사자로 표시한 경우, 특허심판원이 취할 조치 및 특허심판원이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회생회사를 당사자로 하여 심결을 하고 심결상의 당사자가 심결취소의 소를 제기한 경우, 특허법원이 취할 조치

판결요지

[1]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의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자의 업무의 수행과 재산의 관리 및 처분을 하는 권리는 관리인에게 전속하고( 제56조 제1항 ), 채무자의 재산에 관한 소송에서는 관리인이 당사자가 되며( 제78조 ), 이 조항의 ‘재산에 관한 소송’에는 회생회사와 관련된 특허의 등록무효를 구하는 심판도 포함되므로, 그러한 심판에서 회생회사에는 당사자적격이 없고 관리인에게만 당사자적격이 있다.

[2] 심판청구인이 당사자적격이 없는 회생회사를 당사자로 표시하였다면 특허심판원은 심판청구서의 당사자 표시만에 의할 것이 아니고 심판청구의 내용을 종합하여 당사자를 확정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확정된 당사자가 관리인이라면 당사자의 표시를 관리인으로 보정하게 한 다음 심리·판단하여야 하고, 확정된 당사자가 회생회사라면 당사자적격이 없으므로 심판청구를 각하하여야 한다. 또한 특허심판원이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회생회사를 당사자로 하여 심결을 함으로써 심결상의 당사자가 심결취소의 소를 제기한 경우에 심결취소소송의 사실심리를 담당하는 특허법원으로서는 소장의 당사자 표시만에 의할 것이 아니고 청구의 내용을 종합하여 당사자를 확정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확정된 당사자가 관리인이라면 당사자의 표시를 관리인으로 정정하게 한 다음 심리·판단하여야 하고, 확정된 당사자가 회생회사라면 당사자적격이 없어 심결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여야 한다.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삼성산업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영철)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청진이엔씨 외 2인

피고 2.의 소송수계신청인

주식회사 청진이엔씨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동세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주식회사 청진이엔씨 소송수계신청인의 소송수계신청을 기각한다. 소송수계신청으로 인한 비용은 피고 주식회사 청진이엔씨 소송수계신청인이 부담한다.

이유

직권으로 판단한다.

1.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의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자의 업무의 수행과 재산의 관리 및 처분을 하는 권리는 관리인에게 전속하고( 제56조 제1항 ), 채무자의 재산에 관한 소송에서는 관리인이 당사자가 되며( 제78조 ), 이 조항의 ‘재산에 관한 소송’에는 회생회사와 관련된 특허의 등록무효를 구하는 심판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므로, 그러한 심판에서 회생회사에는 당사자적격이 없고 관리인에게만 당사자적격이 있다.

한편 심판청구인이 당사자적격이 없는 회생회사를 당사자로 표시하였다면 특허심판원은 심판청구서의 당사자 표시만에 의할 것이 아니고 심판청구의 내용을 종합하여 당사자를 확정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확정된 당사자가 관리인이라면 당사자의 표시를 관리인으로 보정하게 한 다음 심리·판단하여야 하고, 확정된 당사자가 회생회사라면 당사자적격이 없으므로 심판청구를 각하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5. 1. 12. 선고 93후1414 판결 , 대법원 1999. 1. 26. 선고 97후3371 판결 , 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2다68279 판결 등 참조). 또한 특허심판원이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회생회사를 당사자로 하여 심결을 함으로써 심결상의 당사자가 심결취소의 소를 제기한 경우에 심결취소소송의 사실심리를 담당하는 특허법원으로서는 소장의 당사자 표시만에 의할 것이 아니고 청구의 내용을 종합하여 당사자를 확정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확정된 당사자가 관리인이라면 당사자의 표시를 관리인으로 정정하게 한 다음 심리·판단하여야 하고, 확정된 당사자가 회생회사라면 당사자적격이 없어 심결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여야 한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들은 명칭을 ‘해저용 매트리스 블록’으로 하는 특허발명(특허등록번호 생략. 이하 ‘이 사건 특허발명’이라 한다)의 특허권자들이다.

나.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하여 이 사건 특허발명은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그 출원 전에 공지된 선행발명들에 의하여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으므로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특허심판원에 이 사건 심판을 청구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심판 청구 이전에 이미 회생절차가 개시되어 관리인이 선임되어 있었음에도 심판청구서에는 청구인으로 ‘주식회사 삼성산업’이라고 기재하였다.

라. 그런데 심판청구서에 첨부된 변리사에 대한 포괄위임장에는 ‘주식회사 삼성산업’이라는 위임인의 이름 기재 옆에 ‘주식회사 삼성산업 관리인 소외인 인’이라는 인영이 찍혀 있었다. 그럼에도 특허심판원은 당사자를 명확히 하거나 보정하는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원고를 심판청구인으로 표시한 다음 이 사건 특허발명은 선행발명들로부터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지 아니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심결(이하 ‘이 사건 심결’이라 한다)을 하였다.

마. 이 사건 심결에 심판청구인으로 기재되어 있는 원고가 이 사건 심결취소의 소를 제기하였다. 원고는 청구원인으로, 원고가 해저케이블 보호용 매트리스 블록 등 콘크리트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업자로서 이 사건 특허발명의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으나 특허심판원이 진보성 판단을 잘못하였으므로 심결의 취소를 구한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다.

바. 원심은 원고에게 원고의 법인등기사항증명서를 제출하도록 보정권고하고, 이에 따라 제출된 법인등기사항증명서를 통하여 원고가 회생회사임을 파악한 다음 다시 원고에게 원고 표시를 관리인으로 정정하는 당사자표시정정신청서를 제출할 것 등을 내용으로 하여 보정권고하였다.

사. 원고는 보정권고대로 당사자표시를 회생회사에서 관리인으로 하는 당사자표시정정신청서를 제출하고, 소송위임장도 위임인을 관리인으로 보정하여 다시 제출하였다.

아. 그 이후 당사자들은 원고의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이 적법함을 전제로 이 사건 특허발명의 진보성에 관하여만 공방을 하였다. 한편 원고는 원심 변론기일 전날인 2014. 3. 24.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이 사건은 회생회사의 대표이사와 관리인이 동일인이어서 법률적 자격만이 차이가 있을 뿐 당사자의 방어권 보장에 문제가 없다는 사유 등을 들어 원고의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이 적법하므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변론기일에는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은 철회한다고 진술하였다.

자. 이러한 진행경과를 토대로 원심은, 특허심판원으로서는 심판청구서에 첨부된 변리사에 대한 포괄위임장에 찍힌 인영을 보고서 원고가 회생절차 진행 중이고 관리인이 이 사건 심판을 청구하도록 의뢰한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당사자를 명확히 하거나 보정하는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하여 이 사건 심결을 취소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① 당사자로서는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경우 등록무효심판청구의 청구인적격이 관리인에게만 있고 관리인 명의로 받은 판결의 효력이 회생회사에 당연히 미친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관리인을 심판청구인으로 하여 무효심판을 청구하였을 것이지 청구인적격이 없는 회생회사 명의로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지는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② 원고가 심판청구서에 첨부한 위임장이나 원심에 제출한 위임장, 원고의 2014. 3. 24.자 준비서면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관리인이 실제로 이 사건 심판을 청구하고, 이어서 심결취소의 소를 제기하였다고 볼 수 있으며, ③ 원고가 원심의 보정권고에 따라 당사자표시정정신청서를 제출한 사정까지 있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당사자의 표시를 관리인으로 정정하게 하는 조치를 취한 다음 심리·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변론기일에 원고가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을 철회하는 진술을 하자 그 사유에 관하여 석명하는 등 당사자 확정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변론을 종결하고 이 사건 심결을 취소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당사자 확정에 관한 법리와 법원의 석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상고 이후에 원고에 대하여 회생절차종결결정이 이루어진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환송 후 원심으로서는 이러한 사정까지 고려하여 당사자를 확정하고 이 사건 심판청구에 달리 부적법 각하 사유가 없다면 본안에 들어가 이 사건 특허발명의 진보성 유무에 관하여 심리·판단하여야 함을 지적하여 둔다.

4. 피고 주식회사 청진이엔씨 소송수계신청인은 피고 주식회사 청진이엔씨가 2015. 12. 31. 피고 주식회사 에코청진에 흡수합병되어 해산되었다면서 2016. 1. 11. 대법원에 소송수계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들이 상고하여 상고이유서를 제출한 후에 피고 주식회사 청진이엔씨가 피고 주식회사 에코청진(나중에 상호가 주식회사 청진이엔씨로 변경되었다)에 흡수합병된 사실을 알 수 있고, 상고심 소송절차가 이와 같은 단계에 진입한 이상 소송을 수계할 필요성은 없다고 할 것이므로 소송수계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대법원 2016. 4. 29. 선고 2014다210449 판결 등 참조). 다만 환송 후 원심에서 이와 같은 소송수계절차를 밟을 필요가 있음도 지적하여 둔다.

5.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 주식회사 청진이엔씨 소송수계신청인의 소송수계신청을 기각하고, 소송수계신청으로 인한 비용은 피고 주식회사 청진이엔씨 소송수계신청인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이상훈(주심) 김창석 박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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