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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다7264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판시사항

[1] 파생상품의 매매 등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인 상장증권이나 장내파생상품의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등의 이른바 연계에 의한 시세조종행위가 위법한지 여부(적극) 및 여기서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행위’의 의미와 판단 기준

[2] 금융투자업자가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기 위하여 시장에서 주식 등 기초자산을 매매하는 방식으로 수행하는 헤지(hedge)거래가 시기, 수량 및 방법 등의 면에서 헤지 목적에 부합하는 경우, 이를 시세조종행위라고 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목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비엔피 파리바 은행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손지열 외 5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의 불법행위책임에 관하여

가. 파생상품의 매매 등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인 상장증권이나 장내파생상품의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등의 이른바 연계에 의한 시세조종행위는 금융투자상품시장에서의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함으로써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히고 그 결과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해치는 행위여서 위법하다. 여기서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행위라 함은 본래 정상적인 수요·공급에 따라 자유경쟁시장에서 형성될 시세 및 거래량을 시장요인에 의하지 아니한 다른 요인으로 인위적으로 변동시킬 가능성이 있는 거래를 말하고,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파생상품이나 그와 연계된 증권의 성격, 체결된 계약이나 발행된 증권의 수량, 가격 및 거래량의 동향, 전후의 거래상황, 거래의 경제적 합리성과 공정성, 가장 혹은 허위매매 여부, 시장관여율의 정도, 지속적인 종가관리 등 거래의 동기와 태양 등의 간접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를 판단할 수 있다 ( 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9다40547 판결 등 참조). 한편 금융투자업자가 파생상품의 거래로 인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하여 시장에서 주식 등 그 기초자산을 매매하는 방식으로 수행하는 헤지(hedge)거래가 시기, 수량 및 방법 등의 면에서 헤지 목적에 부합한다면 이는 경제적 합리성이 인정되는 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헤지거래로 인하여 기초자산의 시세에 영향을 주었더라도 파생상품의 계약 조건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인위적으로 가격을 조작하는 등 거래의 공정성이 훼손되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시세조종행위라고 할 수는 없다.

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주식 대량매도행위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시장요인에 의한 정상적인 수요·공급으로 볼 수 있는 델타헤지를 위한 주식 매매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이 이를 통하여 이 사건 주식의 시세를 고정시키거나 안정시켰고 제3자로서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상환조건 성취를 위법하게 방해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1)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은 그 기초자산인 이 사건 주식과 하이닉스 보통주의 가격 변동에 따라 피고 신영증권이 만기 또는 상환조건 성취 시에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상환금의 규모가 결정되는 구조로 된 금융투자상품으로 파생상품의 성격을 지닌다.

(2)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은 이 사건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여 운용하는 ELS 관련 스와프 계약 등에 관하여 델타헤지를 하면서 이 사건 기준일에 인접한 2006. 8. 30.까지는 전체 옵션 델타값과 근사하게 실제 주식 보유량을 유지하는 등 비교적 델타헤지의 원리에 충실하게 헤지거래를 하여 왔고, 특히 2006. 8. 28.부터 2006. 8. 30.까지 3 거래일 동안 이 사건 주식 1,804,040주를 매수한 결과 그에 상응한 만큼 이 사건 주식의 주가 하락이 저지되기도 하였다.

(3) 이 사건 주식의 이 사건 기준일 시초가는 상환기준가격인 15,562.5원보다 높은 16,100원으로 결정되었고 이는 전날 종가인 15,800원보다 높은 가격이었기 때문에 당일 주가 상승으로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상환조건이 성취될 가능성이 있었고, 그 경우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은 그 델타값에 따라 1,691,928주를 매도할 필요가 있었다.

(4)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은 이 사건 기준일의 접속매매시간대(9:00~14:50)에 1,645,080주에 대하여 상환기준가격인 15,562.5원을 350원 이상 상회함과 동시에 직전체결가와 같거나 높은 가격인 15,950원에서 16,600원 사이의 호가에 매도 주문을 하였는데 이는 처분이 필요한 수량에 근접한 규모이고 그 호가도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과 함께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에 관한 헤지거래를 담당하였던 유비에스 은행이 한 매도 호가와 비교하여도 과도하게 높은 가격이라고 보이지 아니한다. 특히,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은 이 사건 기준일 정오 이전에는 주가상승을 예상하여 직전체결가보다 높은 호가를 제시하였다가 주가가 상승하지 아니하자 정오를 지나서는 대부분 물량을 직전체결가의 2호가 이내로 나누어 매도 주문하여 555,080주를 매도한 점이나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이 한 매도 주문 수량은 유비에스 은행의 그것보다 2배 이상 많았기 때문에 더 폭넓은 호가의 주문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이 이 사건 기준일 접속매매시간대에 한 매도 주문이 허수 주문이라고 보기 어렵다.

(5)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이 이 사건 기준일 단일가매매시간대에 한 이 사건 주식 대량매도행위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델타헤지를 위한 거래로 보인다.

① 단일가매매시간대 직전의 이 사건 주식의 주가는 15,950원에서 형성되어 있어 당일 종가가 상환기준가격 이상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은 그 경우의 델타값에 따라 주식 보유 수량을 조절하고 나아가 투자자에 대한 상환자금 마련을 위해 아직 처분하지 못한 이 사건 주식 약 100만 주를 단일가매매시간대에 매도할 필요가 있었다.

②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이 이 사건 기준일 14:57:03부터 14:58:04까지 3회에 걸쳐 이 사건 주식에 관하여 20만 주씩 합계 60만 주에 대하여 시장가로 한 매도 주문은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이 당일 장 종료 전에 상당한 수량을 매도할 필요가 있었던 점, 시장가 주문은 지정가 주문보다 우선하여 계약 체결을 하기 위한 주문으로 다른 증권회사 등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주문인 점 등에 비추어 가격 하락을 목적으로 한 주문으로 보기 어렵다.

③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이 같은 날 14:58:32와 14:58:49에 20만 주씩 호가 15,600원에 한 매도 주문은 그 전에 시장가로 한 60만 주의 매도 주문과 함께 이 사건 주식의 종가가 15,600원 이상으로 결정되어 상환조건이 성취되는 경우 처분하여야 하는 물량인 약 100만 주에 맞추기 위한 주문으로 보이고, 그 호가도 상환기준가격을 넘는다.

④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이 같은 날 14:59:13와 14:59:21에 20만 주씩 호가 15,500원에 한 매도 주문은 이 사건 기준일 종가가 15,600원으로 결정되어 상환조건이 성취되더라도 그 전에 한 호가 15,600원의 40만 주 매도 주문이 시간 순서에서 후순위로 밀려 계약 체결이 무산될 것을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6)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이 이 사건 기준일에 상환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델타값에 따라 처분하여야 할 수량만큼을 2006. 9. 1. 또는 이 사건 기준일의 접속매매시간대에 모두 매도할 수 있었다고 하기 어렵고, 설령 그와 같이 매도하였더라도 그 경우 이 사건 주식의 이 사건 기준일 종가가 상환기준가격을 상회하여 결정되었으리라 단정하기 어려운 점, 주가연계증권의 조건성취 여부는 상환기준일의 종가에 의하여 결정되므로 델타헤지를 수행하는 금융기관은 상환기준일 장 종료 직전에 헤지거래를 수행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장 합리적인 점, 다만 거래 현실에서는 주식의 유동성이 제한되어 있어 그것이 항상 가능하지는 아니하므로 그 대안으로 상환기준일 접속매매시간대 또는 그 전에 미리 일부 물량을 처분하기도 하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이 2006. 9. 1. 또는 이 사건 기준일의 접속매매시간대까지 델타값에 따른 주식 전부를 분할 매도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를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7)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은 이 사건 기준일에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상환이 무산되더라도 만기까지 남아 있는 5차례의 상환기일에 조건이 성취되는 경우 더 많은 원리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부담이 있고, 이 사건 기준일 무렵 연간 누적 손익금액(Year To Date Profit & Loss)에서 상당 규모의 이익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이 조기에 상환되면 헤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기준일 종가를 상환기준가격 아래에서 고정시키거나 안정시킬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델타헤지의 성질, 시세고정행위의 요건이나 긴급피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시세고정 거래나 제3자에 의한 조건성취 방해행위 여부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 신영증권 주식회사(이하 ‘피고 신영증권’이라 한다)의 불법행위책임에 관하여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신영증권이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으로부터 원리금을 상환받게 된 경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투자자에게 제공할 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고 이는 시세조종의 성립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음에도,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이 사건 주식 대량매도행위를 시세조종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 신영증권이 고객보호의무를 위반한 잘못이 없다고 하였을 뿐 원고의 위 주장에 대하여 따로 판단하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피고 신영증권이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을 발행한 후 그 헤지 거래의 구체적인 경위까지 투자자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고, 피고 신영증권이 이미 스와프계약을 해지하여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이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과 관련한 헤지 거래를 더는 담당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피고 신영증권이 원리금을 상환받게 된 경위가 투자자가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투자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사유가 될 수도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배척될 경우임이 분명하여 원심의 판단누락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이상훈 조희대 박상옥(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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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12.12.14.선고 2011나1028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