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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5도11362 판결
[준강제추행][미간행]
AI 판결요지
[1] 약식명령에 대하여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 이때 그 형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은 형법상 형의 경중을 기준으로 하되 이를 개별적·형식적으로 고찰할 것이 아니라 주문 전체를 고려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으로 불이익한지 아닌지를 보아 판단하여야 한다. [2]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에 의한 이수명령은 이른바 범죄인에 대한 사회내 처우의 한 유형으로서 형벌 그 자체가 아니라 보안처분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지만,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의무적 이수를 받도록 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신체적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된다.
판시사항

[1] 약식명령에 대하여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 불이익변경 여부의 판단 기준 및 방법

[3] 피고인이 준강제추행 범행으로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발령받고 정식재판을 청구하였는데, 제1심이 약식명령에서 정한 벌금형과 동일한 벌금형을 선고하면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24시간의 이수명령을 병과하였고 원심이 이를 유지한 사안에서, 이는 전체적·실질적으로 볼 때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이므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명화

주문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사실의 인정과 그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선택 및 평가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하는 것인바,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형사재판에서 유죄 인정을 위한 증거의 증명력 정도에 관한 대법원판례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약식명령에 대하여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 이때 그 형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은 형법상 형의 경중을 기준으로 하되 이를 개별적·형식적으로 고찰할 것이 아니라 주문 전체를 고려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으로 불이익한지 아닌지를 보아 판단하여야 한다 . 한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에 의한 이수명령은 이른바 범죄인에 대한 사회내 처우의 한 유형으로서 형벌 그 자체가 아니라 보안처분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지만,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의무적 이수를 받도록 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신체적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된다 ( 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2도8736 판결 ,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4도3390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준강제추행을 범하였다는 것으로서, 피고인에 대하여 벌금 3,000,000원의 약식명령이 발령되자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 제1심은 피고인에 대하여 벌금 3,000,000원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면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에 의하여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24시간의 이수명령을 병과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항소하였으나 원심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다.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벌금 3,000,000원의 약식명령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이 사건에서 제1심이 약식명령에서 정한 벌금형과 동일한 벌금형을 선고하면서 새로 이수명령을 병과한 것은 전체적·실질적으로 볼 때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이므로 허용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에게 새로 이수명령을 병과한 제1심판결이 정당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으므로, 이러한 제1심판결과 이를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에는 불이익변경의 금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되, 이 사건은 이 법원이 판결하기에 충분하다고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96조 제1항 에 의하여 다음과 같이 직접 판결한다.

피고인의 항소이유 요지는, 피고인은 술에 취하여 ○○인력개발원 407호에 들어간 사실은 있으나 피해자의 몸을 만진 사실이 없음에도 피고인이 잠이 든 피해자의 몸을 수회 더듬어 피해자를 추행하였다고 본 제1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제1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고,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제1심이 선고한 형이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다만 직권으로 살피건대, 제1심판결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으므로 이를 파기한다.

이 법원이 인정하는 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 및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제1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99조 ,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형법 제299조 , 제298조 에 해당하므로, 정해진 형 중 벌금형을 선택하여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하고,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형법 제70조 , 제69조 제2항 에 의하여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동안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이인복(주심) 김용덕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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