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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2다72612 판결
[부당이득금][미간행]
판시사항

[1] 송금의뢰인이 착오송금을 이유로 수취은행에 송금액의 반환을 요청하고 수취인도 착오송금을 인정하여 수취은행에 반환을 승낙하고 있는 경우, 수취은행이 수취인에 대한 대출채권 등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수취인 계좌에 착오송금된 금원 상당의 예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이 송금의뢰인과의 관계에서 신의칙 위반 내지 상계권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2] 가압류명령 송달 후 채무자의 계좌에 입금될 예금채권이 가압류 대상이 되는지 여부(한정 적극)

[3] 갑 주식회사가 을 주식회사 명의의 병 은행 계좌에 대한 착오송금을 이유로 병 은행에 송금액 반환을 요청하고 을 회사도 병 은행에 반환을 승낙하자, 병 은행이 을 회사에 대한 대출금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착오송금된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과 상계하였는데, 위 계좌에는 착오송금 전 이미 을 회사의 다른 채권자들에 의한 압류·추심명령 등이 내려져 있었고, ‘압류채권의 표시’에 ‘장래 예금채권도 포함한다’는 취지가 명시되어 있었던 사안에서, 상계항변을 배척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스펜오컴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박성민 외 1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국민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민주 담당변호사 윤재식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송금의뢰인이 착오송금임을 이유로 거래은행을 통하여 혹은 수취은행에 직접 송금액의 반환을 요청하고 수취인도 송금의뢰인의 착오송금에 의하여 수취인의 계좌에 금원이 입금된 사실을 인정하고 수취은행에 그 반환을 승낙하고 있는 경우, 수취은행이 수취인에 대한 대출채권 등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수취인의 계좌에 착오로 입금된 금원 상당의 예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수취은행이 선의인 상태에서 수취인의 예금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하여 그 자동채권을 취득한 것이라거나 그 예금채권이 이미 제3자에 의하여 압류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공성을 지닌 자금이체시스템의 운영자가 그 이용자인 송금의뢰인의 실수를 기화로 그의 희생하에 당초 기대하지 않았던 채권회수의 이익을 취하는 행위로서 상계제도의 목적이나 기능을 일탈하고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없으므로, 송금의뢰인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칙에 반하거나 상계에 관한 권리를 남용하는 것이다 (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다66088 판결 참조).

2.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는 주식회사 니모아이티에게 지급하여야 할 채권금액을 출납 직원의 착오로 주식회사 코리아센서닷컴(이하 ‘코리아센서닷컴’이라고만 한다) 명의의 이 사건 계좌로 송금하였고, 피고에게 착오송금임을 이유로 송금액의 반환을 요청하였으며, 코리아센서닷컴도 원고의 착오송금에 의하여 이 사건 계좌에 금원이 입금된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에 그 반환을 승낙하였다고 보아, 피고가 코리아센서닷컴에 대한 대출금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계좌에 착오송금된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칙에 반하거나 상계에 관한 권리를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 위반, 착오송금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의 착오송금 이전에 코리아센서닷컴이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예금채권에 대하여 근로복지공단이 청구금액을 12,581,590원으로 하여 국세징수법에 따라 압류하여 피고에게 채권압류 및 추심통지를 하고, 소외인이 청구금액을 10,207,238원으로 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그 명령이 피고에게 송달되어 확정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청구금액을 25,780,940원으로 하여 국세징수법에 따라 압류하여 피고에게 채권압류통지를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근로복지공단 등의 위 압류·추심명령 또는 압류명령이 피고에 송달될 당시 이 사건 계좌가 개설되어 있었고, ‘압류채권의 표시’에 ‘코리아센서닷컴의 피고에 대한 장래 예금채권도 포함한다’는 취지가 명시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착오로 이 사건 계좌에 송금하였고, 코리아센서닷컴 역시 착오 송금 이전에 폐업하여 이 사건 계좌를 통하여 입출금 거래를 할 가능성이 거의 없었던 점, 근로복지공단 등도 압류·추심 또는 압류를 하면서 원고가 착오로 이 사건 계좌로 금원을 송금할 것을 기대하였다고 볼 수 없고, 송금의뢰인이 착오로 송금한 경우 송금의뢰인이 장래 어느 시점에 얼마를 채무자의 예금계좌에 송금할 것인지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점을 들어, 이 사건 예금채권 중 원고의 착오 송금액 부분은 근로복지공단 등의 압류·추심명령 또는 압류명령 송달 당시 그 발생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였다거나 그 권리의 특정이 가능하고 가까운 장래에 발생할 것이 상당한 정도로 기대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근로복지공단 등의 위 압류·추심명령 또는 압류명령의 효력은 원고의 착오송금으로 인한 예금채권에 대하여 미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상계항변에 관한 피고 주장을 배척하고 원고의 제1 예비적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압류명령의 송달 이후에 채무자의 계좌에 입금될 예금채권도 그 발생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여 현재 그 권리의 특정이 가능하고 가까운 장래에 예금채권이 발생할 것이 상당한 정도로 기대된다고 볼만한 예금계좌가 개설되어 있는 경우 등에는 가압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8다9952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코리아센서닷컴은 2004. 12. 29. 이 사건 계좌를 개설하여 금융거래를 해 온 점, 근로복지공단은 2007. 12. 21., 소외인은 2009. 4. 16.,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09. 7. 3. 앞서 본 바와 같이 코리아센서닷컴의 피고에 대한 예금채권을 각 압류하여 그 무렵 피고에게 압류·추심명령 및 압류명령이 송달되었고, 원고의 착오송금은 그 이후에 이루어진 점, 근로복지공단 등의 위 압류·추심명령 및 압류명령의 압류대상에는 코리아센서닷컴의 피고에 대한 장래 예금채권도 포함되어 있는 점, 이 사건 계좌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계좌로서 위 압류 당시는 물론이고 원고의 착오송금 및 피고의 상계 당시까지도 여전히 이 사건 계좌를 통한 입출금 거래가 언제든지 가능하였던 점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코리아센서닷컴과 피고 사이에 예금거래계약이 체결되고 이 사건 계좌가 개설되어 있던 이상 이 사건 계좌에 장래 입금될 예금채권이라도 그 권리의 특정이 가능하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계좌는 언제든지 입출금이 가능한 상태로 개설되어 있어 가까운 장래에 예금채권이 발생할 것이 상당한 정도로 기대된다고 볼 수 있는 계좌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계좌에 입금될 장래 예금채권은 근로복지공단 등의 위 압류 대상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착오송금으로 인한 예금채권 역시 압류 대상에 해당하여 근로복지공단 등의 위 압류·추심명령 및 압류명령의 효력이 미친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와 같은 사정이라면 피고가 코리아센서닷컴에 대한 대출금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계좌에 착오송금된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근로복지공단 등의 위 압류·추심명령 또는 압류명령의 효력이 원고의 착오송금으로 인한 예금채권에 대하여 미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상계항변에 관한 피고 주장을 배척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압류의 효력 및 상계권 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 김창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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