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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다230130 판결
[추심금][미간행]
판시사항

송금의뢰인이 착오송금임을 이유로 수취은행에 송금액의 반환을 요청하고 수취인도 착오송금을 인정하여 수취은행에 반환을 승낙하고 있는 경우, 수취은행이 수취인에 대한 대출채권 등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수취인 계좌에 착오송금된 금원 상당의 예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이 송금의뢰인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칙에 반하거나 상계권 남용인지 여부(적극) / 이때 수취인의 계좌에 착오로 입금된 금원 상당의 예금채권이 이미 제3자에 의하여 압류되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수취은행이 수취인에 대한 대출채권 등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수취인의 예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 범위(=피압류채권액의 범위 내)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새롬 담당변호사 백현석)

피고,상고인

주식회사 신한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가람 담당변호사 양석표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0. 4. 24. 선고 2019나55578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착오송금과 상계에 관한 법리

송금의뢰인이 착오송금임을 이유로 거래은행을 통하여 혹은 수취은행에 직접 송금액의 반환을 요청하고 수취인도 송금의뢰인의 착오송금에 의하여 수취인의 계좌에 금원이 입금된 사실을 인정하고 수취은행에 그 반환을 승낙하고 있는 경우, 수취은행이 수취인에 대한 대출채권 등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수취인의 계좌에 착오로 입금된 금원에 해당하는 예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지 문제된다. 수취은행의 위와 같은 상계는 공공성을 지닌 자금이체시스템의 운영자인 수취은행이 이용자인 송금의뢰인의 실수를 기화로 그의 희생으로 당초 기대하지 않았던 채권회수의 이익을 취하는 행위로서 상계제도의 목적이나 기능을 일탈하고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없으므로, 송금의뢰인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칙 위반 또는 상계권 남용에 해당한다. 다만 수취은행이 선의인 상태에서 수취인의 예금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하여 그 자동채권을 취득한 것이라거나 예금채권이 이미 제3자에 의하여 압류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수취은행의 상계가 허용된다 (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다66088 판결 ,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2다72612 판결 참조).

위와 같이 수취인의 계좌에 착오로 입금된 금원에 해당하는 예금채권이 이미 제3자에 의하여 가압류되거나 압류되어 있어 수취은행이 수취인에 대한 대출채권 등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수취인의 예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이 허용되더라도 이는 피압류채권액의 범위에서만 가능하고, 그 범위를 벗어나는 상계는 신의칙 위반 또는 상계권 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않는다 .

2.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소외인은 2017. 3. 27. 주식회사 레드아이(이하 ‘레드아이’라 한다)의 피고 은행에 대한 현재 또는 장래 예금채권 중 청구금액 1,000만 원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에 대하여 가압류결정을 받았고, 이 결정은 그 무렵 피고 은행에 송달되었다.

나. 원고는 2017. 6. 16. 직원의 착오로 주식회사 패션인터내셔널에 지급해야 할 물품대금 41,800,000원을 피고 은행에 개설된 레드아이 명의의 보통예금계좌(이하 ‘이 사건 계좌’라 한다)로 송금하였다.

다. 원고는 송금 직후 피고 은행에 착오로 송금한 돈의 반환을 요청하였고, 레드아이는 2017. 7. 7. ‘원고가 실수로 송금한 것이며 레드아이와는 관계가 없는 돈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해 주었다.

라. 원고는 레드아이에 대한 착오송금액에 해당하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집행채권으로 하여 레드아이의 피고 은행에 대한 예금채권에 대하여 2018. 3. 7. 자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고 그 후 추심명령이 피고 은행에 송달되었다. 그러나 피고 은행은 이미 레드아이에 대한 대출금채권(변제기 2017. 5. 15., 5억 원)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계좌에 착오송금된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과 상계하였다면서 지급을 거절하였다.

3. 원심판단의 당부

원심은 위 인정 사실을 토대로 피고 은행이 레드아이의 예금채권 중 상계할 수 있는 금액은 피압류채권액인 1,000만 원에 한정되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까지 상계하는 행위는 신의칙에 반하거나 상계에 관한 권리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은 위에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착오송금이 있는 경우에 수취은행의 상계가 허용되는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결론

피고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김재형(주심) 안철상 이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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