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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2다14449 판결
[사해행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채무자 갑과 을 주식회사가 체결한 신탁계약의 취소를 구하는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갑이 병 주식회사와 체결한 기존 신탁계약에 의한 수익권의 평가 방법이 문제 된 사안에서, 기존 신탁계약에 의한 갑의 수익권의 가치는 신탁이 종료되었을 때 예상되는 신탁재산에서 비용과 신탁보수 등을 공제한 금액을 산정한 후 다시 수익한도금액 내에서 우선수익자들에 대한 채무를 공제하고 남은 금액을 신탁계약 당시의 현가로 할인하는 방식으로 평가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서해산업개발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산경 담당변호사 김선종)

피고, 피상고인

한국자산신탁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민주 담당변호사 윤재식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① 소외인이 이 사건 신탁계약 이전에 케이비부동산신탁 주식회사(이하 ‘케이비신탁’이라 한다)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담보신탁계약(이하 ‘기존 신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위탁자가 이 사건 토지에 건물을 신축할 경우 해당 건물을 수탁자에게 추가로 신탁하며, 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환가하여 정산하는 경우 (i) 신탁계약 및 처분절차와 관련하여 발생된 비용과 신탁보수, (ii) 아래 (iii)항에 우선하는 임대차보증금, (iii) 신탁계약 체결 전 설정된 저당권자 등의 채무(채권최고액 한도 내), (iv) 수탁자 명의로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임차인의 임차보증금, (v) 수탁자가 발행한 수익권증서상의 우선수익자의 채권 순으로 정산한 후 잔여액이 있을 경우 위탁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 ② 이후 기존 신탁계약은 여러 차례 변경되어 이 사건 신탁계약 당시에는 HK상호저축은행 등이 우선수익자로, 소외인이 수익자로 된 사실, ③ 이 사건 신탁계약일에 가까운 2007. 5. 21.경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의 시가는 304,004,449,400원인 사실, ④ 이 사건 신탁계약 당시 소외인은 적극재산으로 기존 신탁계약에 의한 수익권 외에도 전남 무안군 등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고, 소극재산으로 기존 신탁계약상의 우선수익자들에 대한 채무를 포함하여 130,198,344,562원 상당이 있었던 사실 등을 각 인정한 다음,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의 시가에서 위 (i) 내지 (v)항의 각 금액을 공제하고 남은 잔액이 소외인의 수익권이 되는데, (ii) 내지 (iv)항 금액의 발생에 관한 원고의 주장·증명이 없으므로, 소외인의 수익권은 304,004,449,400원에서 (i)항의 금액을 공제한 금액이 되고, 전남 무안군 등의 토지를 제외한 적극재산에서 소극재산을 공제한 173,806,104,838원에서 다시 (i)항의 금액을 공제하더라도 소외인의 적극재산이 소극재산을 훨씬 초과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사건 신탁계약에 의하더라도 소외인의 적극재산은 역시 위 금액 상당은 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신탁계약 당시 소외인이 채무초과 상태에 있었다거나 이 사건 신탁계약으로 인하여 채무초과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기존 신탁계약에 의한 소외인의 수익권은, 그 신탁계약에 따라 이 사건 건물의 신축·분양 사업이 완료되는 등으로 신탁이 종료되었을 때 신탁재산에서 신탁계약 및 처분절차와 관련하여 발생한 비용과 신탁보수 등을 공제한 후 다시 수익한도금액 내에서 우선수익자들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고 남은 금액이 있을 경우 이를 지급받을 수 있는 권리이고, 기존 신탁계약 이후 소외인은 이 사건 신탁계약 당시까지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를 계속 진행하면서 이를 분양하여 온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신탁계약 당시 기존 신탁계약에 의한 소외인의 수익권의 가치는, 그때까지 사업을 진행하면서 발생한 비용과 신탁보수, 앞으로 예상되는 비용과 신탁보수, 분양에 따른 수익금, 앞으로 예상되는 추가 수익 등을 산정하여 신탁이 종료되었을 때 예상되는 신탁재산에서 비용과 신탁보수 등을 공제한 금액을 산정한 후 다시 수익한도금액 내에서 우선수익자들에 대한 채무를 공제하고 남은 금액을 이 사건 신탁계약 당시의 현가로 할인하는 방식으로 평가하여야 하고, 단순히 이 사건 신탁계약 당시의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의 시가를 기초로 그 가치를 평가할 수는 없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원심이 시가 인정의 근거로 삼은 감정평가서는 가격시점을 2004. 3. 24.로 하여 그때 이 사건 토지에 이 사건 건물이 준공되어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인 반면, 이 사건 신탁계약이 체결된 것은 2007. 7. 20.로서 당시 이 사건 건물은 아직 준공되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위 감정평가서의 가격시점부터 3년 이상 경과한 이 사건 신탁계약 당시의 이 사건 토지 및 미완공 건물의 시가가 위 감정평가서의 평가액과 같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신탁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기존 신탁계약에 의한 수익권 및 이 사건 신탁계약에 의한 수익권의 가치를 감정 등의 방법을 통하여 정확히 평가·산정한 후 이를 포함한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비교함으로써 이 사건 신탁계약 당시 소외인이 채무초과 상태에 있었거나 이 사건 신탁계약으로 인하여 채무초과 상태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소외인의 적극재산을 산정함에 있어서 신탁계약에 의한 수익권을 단순히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의 시가에서 앞에서 본 (i)항의 금액을 공제한 금액이라고 전제하고, 잘못된 시가에 기초하여 소외인의 적극재산을 산정한 후, 소외인의 적극재산이 소극재산을 훨씬 초과한다고 보아 이 사건 신탁계약 당시 소외인이 채무초과 상태에 있었다거나 이 사건 신탁계약으로 인하여 채무초과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단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채무자의 무자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적극재산의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신영철 이상훈(주심) 김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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