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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1다28946 판결
[양수금][미간행]
AI 판결요지
[1] 민사소송에서 당사자가 소송물로 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는 특정되어야 하고, 소송물이 특정되지 아니한 때에는 법원이 심리·판단할 대상과 재판의 효력범위가 특정되지 않게 되므로, 소송물이 특정되었는지 여부는 소송요건으로서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에 속한다. 한편 채권양도에 있어서 양도채권의 종류나 금액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통념상 양도채권은 다른 채권과 구별하여 그 동일성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야 한다.
판시사항

[1] 소송물이 특정되었는지가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인지 여부(적극)

[2] 채권양도에서 양도채권 특정의 정도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휴네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겨레 담당변호사 김종세 외 1인)

피고, 상고인

장인가구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근배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직권으로 판단한다.

1. 민사소송에서 당사자가 소송물로 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는 특정되어야 하고, 소송물이 특정되지 아니한 때에는 법원이 심리·판단할 대상과 재판의 효력범위가 특정되지 않게 되므로, 소송물이 특정되었는지 여부는 소송요건으로서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에 속한다 ( 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다87641 판결 , 대법원 2011. 8. 25. 선고 2011다29703 판결 등 참조). 한편 채권양도에 있어서 양도채권의 종류나 금액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통념상 양도채권은 다른 채권과 구별하여 그 동일성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야 한다 ( 대법원 1998. 5. 29. 선고 96다51110 판결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주식회사 삼성기업(이하 ‘삼성기업’이라 한다)에게 원심 판시 운서동 현장, 화성파크 현장, 청주 현장, 김포 현장의 가구제작 및 설치공사를 하도급한 사실, 삼성기업은 2008. 10. 15. 원고에게 삼성기업의 피고에 대한 물품대금 채권(기성고 채권) 중 9,850만 원을 양도한 사실, 삼성기업은 같은 날 피고에게 확정일자 있는 채권양도통지서를 발송하였고, 그 채권양도통지서가 다음날 피고에게 도달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기성고 채권 9,85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삼성기업이 원고에게 채권을 양도하면서 그 양도채권을 ‘양도인(삼성기업)이 제3채무자 장인가구 주식회사(피고)와의 물품거래로 발생한 물품대금 중 금 9,850만 원에 대한 청구채권’이라고만 특정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그 당시 피고와 삼성기업 사이에 원심 판시 운서동 현장, 화성파크 현장, 청주 현장, 김포 현장의 각 하도급이 있어 여러 개의 기성고 채권이 존재하였던 점, 채권은 관념적인 권리로서 동일당사자 사이에도 이와 같이 같거나 비슷한 내용의 수개의 권리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채권자와 채무자, 채권의 종류, 발생원인, 발생일시, 급부의 내용, 채권액, 변제기 등에 의하여 사회통념상 다른 채권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야 하는 점, 동일한 당사자 사이에 동종의 하도급 계약이 여러 개 체결된 경우라도 각 하도급 계약에 기한 기성고 채권은 서로 별개의 권리이므로 각 기성고 채권이 양도된 후 양수인이 각 양수금을 청구하는 경우 각 양수금마다 별개의 소송물이라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여러 개의 하도급 중 어느 것인지를 특정하지 않은 채 ‘물품대금 중 금 9,850만 원에 대한 청구채권’이라는 특정만으로는 원심 판시 운서동 현장, 화성파크 현장, 청주 현장, 김포 현장의 각 하도급 중 어느 하도급에서 발생한 기성고 채권이 양도된 것인지, 아울러 원고가 이 사건 소의 소송물로 삼은 양수금이 어느 하도급에서 발생한 기성고에 관한 것인지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4.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석명권을 적절히 행사하여 원고로 하여금 삼성기업으로부터 양도받은 채권이 어느 현장의 하도급에서 발생한 기성고 채권인지를 특정하게 하고 삼성기업의 양도통지가 그 특정한 채권의 양도로서의 효력이 있는지를 심리·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위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삼성기업으로부터 기성고 채권 중 9,850만 원을 양도받았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소송물의 특정 또는 양도채권의 특정에 관한 법리오해 및 석명의무 위반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5.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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