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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1두10355 판결
[주택재개발정비구역지정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1] 특정 사안과 관련하여 법령에서 조례에 위임을 한 경우, 조례가 위임의 한계를 준수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2] 준공된 후 20년 등 일정기간이 경과하기만 하면 그로써 곧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2조 제3호 (다)목 에서 정한 ‘노후화로 인하여 철거가 불가피한 건축물’에 해당하게 되는지 여부(소극)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부천시장

피고보조참가인

내동1-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홍봉주 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특정 사안과 관련하여 법령에서 조례에 위임을 한 경우 조례가 위임의 한계를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당해 법령 규정의 입법 목적과 규정 내용, 규정의 체계, 다른 규정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고, 위임 규정 자체에서 그 의미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여 위임의 한계를 분명히 하고 있는데도 그 문언적 의미의 한계를 벗어났는지 여부나, 수권 규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의 의미를 넘어 그 범위를 확장하거나 축소하여서 위임 내용을 구체화하는 단계를 벗어나 새로운 입법을 하였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고려되어야 한다 (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두17797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및 원심이 일부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경기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2009. 8. 13. 경기도 조례 제39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경기도 정비조례’라고 한다) 제4조 제2호는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2009. 8. 11. 대통령령 제216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 시행령’이라고 한다) [별표 1] 제2호에 규정된 범위 안에서 주택재개발사업을 위한 정비계획 수립대상 구역의 지정요건을 구체화한 것일 뿐 위 [별표 1] 제5호의 위임범위를 벗어나 완화되고 독자적인 지정요건을 마련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유효하고, 비록 위 경기도 정비조례가 위와 같은 정비구역의 지정요건에 관하여 노후·불량건축물에 해당하는 건축물의 크기나 연면적을 고려하지 않고 그 수만을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고 한다) 및 그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정비구역의 지정요건이 완화되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경기도 정비조례 제4조 제2호 (가)목의 규정이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위헌·위법적인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경기도 정비조례 제4조 제2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도시정비법 제2조 제3호 (다)목 은 ‘노후·불량건축물’의 하나로 ‘도시미관의 저해, 건축물의 기능적 결함, 부실시공 또는 노후화로 인한 구조적 결함 등으로 인하여 철거가 불가피한 건축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도 조례로 정하는 건축물’을 들고 있고, 구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2조 제2항 은 “ 법 제2조 제3호 (다)목 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건축물’이라 함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건축물을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1호 에서 ‘준공된 후 20년(시·도 조례가 그 이상의 연수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 연수로 한다)이 지난 건축물’을 들고 있다.

이와 같이 도시정비법과 그 시행령이 준공된 후 20년(시·도 조례가 그 이상의 연수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 연수, 이하 ‘준공된 후 20년 등’이라 한다)이 지난 건축물을 ‘노후화로 인한 구조적 결함 등으로 인하여 철거가 불가피한 건축물’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준공된 후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그에 비례하여 건축물이 노후화하고 그에 따라 구조적 결함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는 데 있다고 할 것이므로, 구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2조 제2항 제1호 가 정하는 ‘준공된 후 20년 등’과 같은 일정기간의 경과는 도시정비법 제2조 제3호 (다)목 이 정한 철거가 불가피한 노후·불량건축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노후·불량화의 징표가 되는 여러 기준의 하나로서 제시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준공된 후 20년 등의 기간이 경과하기만 하면 그로써 곧 도시정비법과 그 시행령이 정한 ‘노후화로 인한 구조적 결함 등으로 인하여 철거가 불가피한 건축물’에 해당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결국 도시정비법 제2조 제3호 (다)목 그 시행령 제2조 제2항 제1호 가 규정한 ‘건축물의 노후화로 인한 구조적 결함 등으로 인하여 철거가 불가피한 건축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도 조례로 정하는 건축물’이란 준공된 후 20년 등이 지난 건축물로서 그로 인하여 건축물이 노후화되고 구조적 결함 등이 발생하여 철거가 불가피한 건축물을 말한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12. 6. 18. 선고 2010두1659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2009. 3. 30. 부천시 고시 제2009-22호로 부천시 오정구 내동 (번지 생략) 일원 68,817㎡ 일대를 내동1-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이하 ‘이 사건 정비구역’이라고 한다)으로 지정·고시하면서(이하 ‘이 사건 지정처분’이라고 한다), 단지 건축물의 준공 후 경과연수만을 기준으로 준공된 후 20년이 지난 건축물로서 경기도 정비조례 제3조 제1항 각 호에 정한 내구연한이 경과한 건축물은, 도시정비법 제2조 제3호 (다)목 에서 정한 노후화로 인한 구조적 결함 등으로 인하여 철거가 불가피한 건축물에 해당하고, 위 구역 내의 건축물 중 그에 해당하는 건축물의 수가 62.32%(전체 건축물 276동 중 172동)에 이르러 주택재개발사업을 위한 정비계획 수립대상 구역의 지정요건을 충족하였다고 판단하였음을 알 수 있다.

원심판결 및 원심이 일부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경기도 정비조례에서 정한 건축물의 준공 후 경과연수만을 기준으로 노후·불량건축물 해당 여부를 판정한 이 사건 지정처분을 적법하다고 판단하면서도, 한편 이 사건 지정처분이 적법하다는 다른 근거로, “을 제1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소송 진행 중 실시한 안전진단 결과 총 276동 중 59.4%에 해당하는 164동이 구조적 안전성 또는 사용성에 문제가 있어 재건축이 필요한 건축물로 진단되기도 하였다.”는 점을 들었다.

다. 앞서 본 노후·불량건축물의 판단기준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볼 때, 건축물의 준공 후 경과연수만을 기준으로 노후·불량건축물 해당 여부를 판정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할 것이나, 을 제11호증(노후불량건축물 정밀점검보고서, 이하 ‘이 사건 정밀점검보고서’라고 한다)의 기재에 의하면, 안전진단 전문기관인 주식회사 에이펙이앤씨그룹은 이 사건 지정처분 이전인 2008. 7.경을 기준시점으로 하여 준공으로부터 만 20년이 경과한 172동의 건축물을 대상으로 그 노후·불량건축물 해당 여부를 조사하고, 그 중 164동을 노후·불량건축물로 판정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바(이에 따르면 전체 276동을 기준으로는 약 59.4%가 노후·불량건축물이 된다), 이 사건 정밀점검보고서가 증거로 제출되어 증거조사를 마쳤고, 그 증거조사 결과가 위와 같이 판시되어 있는 이상, 이 사건 정비구역 내 건축물에 대한 노후·불량건축물 해당 여부 판정은 결과적으로 건축물의 준공 후 경과연수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 노후화로 인한 구조적 결함 등으로 인하여 철거가 불가피한 건축물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심리를 거쳐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기록에 의하면, ① 주식회사 에이펙이앤씨그룹은 2002. 6. 4.경 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9조 에 따라 경기도에 안전진단 전문기관으로 등록된 업체인 점, ② 이 사건 정밀점검보고서 작성을 위한 조사 및 자료분석 당시 12명의 건축구조기술사, 건축기사, 도시계획기사가 참여한 점, ③ 이 사건 정밀점검보고서는 2010. 2. 16.부터 2010. 2. 23.까지 6차례에 걸친 현장조사와 2010. 2. 17.부터 2010. 4. 29.까지의 자료분석을 거쳐 작성된 점, ④ 이 사건 정밀점검보고서는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건설교통부 고시 제164호 및 건설교통부 고시 제2006-332호, 국토해양부 고시 제2009-30호, 국토해양부 고시 제2009-548호, 국토해양부 고시 제2009-814호 등으로 개정·고시된 것)을 이 사건 정비구역 내의 건축물의 특성에 맞게 적절히 적용하여 작성된 점, ⑤ 이 사건 정밀점검보고서는 구조안전성, 건축마감 및 설비노후도, 주거환경, 주거지로서의 기능, 구역 전체의 도시미관, 토지이용상황 등에 관한 평가 및 조사를 거쳐 작성되었고, 특히 구조안전성 평가에 있어 콘크리트 강도조사, 철근 배근 간격조사, 콘크리트 중성화 조사, 균열조사, 지진에 대한 안정성 조사 등을 거친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이 건축구조기술사 등 전문가로 하여금 해당 건축물의 구조안정성, 설비노후도, 주거환경 적합성 등과 같은 여러 요인을 심사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철거가 불가피한 건축물인지에 관하여 충분한 조사를 거친 것으로 보이는 이상,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 측의 의뢰로 소송 계속 중 작성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위 정밀점검보고서의 노후·불량건축물 판정 결과를 쉽게 배척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지정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이 사건 정비구역은 그 면적이 10,000㎡ 이상으로, 노후·불량건축물에 해당하는 건축물의 수가 대상구역 안의 건축물 총수의 50% 이상인 지역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바, 경기도 정비조례 제4조 제2호 (가)목의 주택재개발사업을 위한 정비계획 수립대상 구역의 지정요건을 충족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이 이 사건 지정처분을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그 이유 설시에 다소 적절치 아니한 부분이 있기는 하나 결론에 있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노후·불량건축물의 판단기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주심) 김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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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11.4.19.선고 2010누29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