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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도7757 판결
[공갈·업무방해·협박][미간행]
AI 판결요지
[1]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 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의 증거능력이 인정되려면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적법한 절차와 방식이라 함은 피의자 또는 제3자에 대한 조서 작성 과정에서 지켜야 할 진술거부권의 고지 등 형사소송법이 정한 제반 절차를 준수하고 조서의 작성방식에도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형사소송법은 조서에 진술자의 실명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하여 이를 그대로 밝혀 기재할 것을 요구하는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는 아니하다. 따라서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 등에서처럼 명시적으로 진술자의 인적 사항의 전부 또는 일부의 기재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 경우가 아니라 하더라도, 진술자와 피고인의 관계, 범죄의 종류, 진술자 보호의 필요성 등 여러 사정으로 볼 때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수사기관이 진술자의 성명을 가명으로 기재하여 조서를 작성하였다고 해서 그 이유만으로 조서가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되지 않았다고 할 것은 아니다. 그러한 조서라도 공판기일 등에 원진술자가 출석하여 자신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임을 확인함과 아울러 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을 인정하고 나아가 그에 대한 반대신문이 이루어지는 등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 에서 규정한 조서의 증거능력 인정에 관한 다른 요건이 모두 갖추어진 이상 증거능력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 [2]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고인 아닌 자에 대한 진술조서를 작성하면서 그 진술자의 성명을 가명으로 기재한 것은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 이 정한 적법한 절차와 방식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판단한 다음, 그 진술자들이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성립 및 내용의 진정을 인정하였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그 기재 내용에 관하여 반대신문을 할 수 있었다는 사정과 관계없이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시사항

수사기관이 피고인 아닌 자에 대한 진술조서를 작성하면서 진술자의 성명을 가명(가명)으로 기재한 경우, 위 진술조서의 증거능력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 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의 증거능력이 인정되려면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적법한 절차와 방식이라 함은 피의자 또는 제3자에 대한 조서 작성 과정에서 지켜야 할 진술거부권의 고지 등 형사소송법이 정한 제반 절차를 준수하고 조서의 작성방식에도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형사소송법은 조서에 진술자의 실명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하여 이를 그대로 밝혀 기재할 것을 요구하는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는 아니하다. 따라서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 등에서처럼 명시적으로 진술자의 인적 사항의 전부 또는 일부의 기재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 경우가 아니라 하더라도, 진술자와 피고인의 관계, 범죄의 종류, 진술자 보호의 필요성 등 여러 사정으로 볼 때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수사기관이 진술자의 성명을 가명으로 기재하여 조서를 작성하였다고 해서 그 이유만으로 그 조서가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되지 않았다고 할 것은 아니다. 그러한 조서라도 공판기일 등에 원진술자가 출석하여 자신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임을 확인함과 아울러 그 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을 인정하고 나아가 그에 대한 반대신문이 이루어지는 등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 에서 규정한 조서의 증거능력 인정에 관한 다른 요건이 모두 갖추어진 이상 그 증거능력을 부정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2. 원심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고인 아닌 자에 대한 진술조서를 작성하면서 그 진술자의 성명을 가명으로 기재한 것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 이 정한 적법한 절차와 방식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 판단한 다음, 이 사건 각 가명 진술조서에 대해 그 진술인들이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성립 및 내용의 진정을 인정하였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그 기재 내용에 관하여 반대신문을 할 수 있었다는 사정과 관계없이 그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 이 정한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이는 유죄 부분과 실체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할 것이므로 결국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되어야 한다.

3. 이에 검사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김능환 이인복 박병대(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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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구지방법원서부지원 2010.12.16.선고 2009고단23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