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1항 제2호 에서 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북한 방문승인을 받은 자’ 또는 구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1항 제4호 에서 정한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북한 방문증명서를 발급받은 자’의 의미
[2] 피고인이 개성시 관광 희망자들의 북한 방문승인 신청서에 직업을 ‘개성공업지구 내 업체 사원’으로 허위 기재하게 하여 북한 방문승인 또는 방문증명서를 받아내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 행위가 부정한 방법으로 북한 방문승인 또는 방문증명서를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3]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에서 정한 ‘반국가단체 등 활동동조죄’에서 ‘동조행위’의 의미와 판단 기준
[4] 피고인이 방북자들의 개성시 관광을 안내하면서 김일성 동상 앞에서 참배하도록 주선하거나 함께 참배함으로써 반국가단체 등 활동을 ‘동조’하였다고 하여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의 행위가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호응·가세한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외부에 표시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이와 달리 보아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1항 제2호 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제9조 제1항 에 따른 승인을 받은 자’ 또는 구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2009. 1. 30. 법률 제93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 제1항 제4호 의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제9조 제1항 의 규정에 의한 증명서를 발급받은 자’란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서는 북한 방문승인 또는 방문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없는데도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로서 방문승인이나 방문증명서 발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를 하여 방문승인 등을 받은 자를 뜻한다.
[2] 피고인이 자신이 근무하던 갑 조경업체가 개성공업지구 내에서 조경공사를 하게 되어 그 직원 신분으로 방북신청을 할 경우 간편하게 승인을 얻을 수 있는 점을 이용하여, 개성시 관광을 원하는 사람들의 북한 방문승인 신청서 인적사항란에 직업을 ‘갑 업체 사원’으로 허위 기재하게 하여 북한 방문승인 또는 방문증명서를 받아내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와 같은 행위는 부정한 방법으로 북한 방문승인 또는 방문증명서를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3]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에서 정한 이른바 ‘반국가단체 등 활동동조죄’에서 말하는 ‘동조’행위란 반국가단체 등의 선전·선동 및 그 활동과 동일한 내용의 주장을 하거나 이에 합치되는 행위를 하여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호응·가세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국가보안법이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해석원리는 반국가단체 등 활동동조죄에 대하여도 그대로 적용되므로,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에 의하여 금지되는 동조행위는 같은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는 것과 같이 평가될 정도로 적극적으로 자신이 반국가단체 등 활동에 호응·가세한다는 의사를 외부에 표시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4] 피고인이 방북자들의 개성시 관광을 안내하면서 김일성 동상 앞에서 참배하도록 주선하거나 함께 참배함으로써 반국가단체 등 활동을 ‘동조’하였다고 하여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방북자들에게 참배행위를 요구 또는 권유한 사실이 없고, 참배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북한 측 관계자들의 구령에 따라 수초간 의례적인 수준에서 묵념을 하는 정도에 그쳤을 뿐 김일성을 찬양·미화하는 내용의 발언을 하거나 방명록을 작성한 사실도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그러한 행위만으로는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호응·가세한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외부에 표시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에 부족하여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을 정도로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동조하였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이와 달리 보아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에 규정된 ‘동조’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3] 대법원 1999. 9. 3. 선고 99도2317 판결 (공1999하, 2140) 대법원 2003. 9. 23. 선고 2001도4328 판결 (공2003하, 2118) 대법원 2008. 4. 17. 선고 2003도758 전원합의체 판결 (공2008상, 718)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및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설창일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무죄 부분에 대한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사기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실제로는 이 사건 토지의 지목변경 등을 위하여 필요한 군사시설보호법상 관할부대장의 작전성 검토협의에 관한 동의를 받아낼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해자를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고, 나아가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위와 같이 기망을 당하여 토지 매매대금으로 피고인에게 합계 4억 3,200만 원을 지급하였으므로 편취액은 피고인이 교부받은 위 4억 3,200만 원 전액이라 할 것이며, 비록 피해자가 3억 4,700만 원의 범위 내에서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이전해 주지도 못한 이상 이를 편취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기죄에서 기망행위나 편취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나.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이하 ‘남북교류협력법’이라 한다) 위반의 점에 대하여
남북교류협력법 제27조 제1항 제2호 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제9조 제1항 에 따른 승인을 받은 자’ 또는 구 남북교류협력법(2009. 1. 30. 법률 제93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 제1항 제4호 의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제9조 제1항 의 규정에 의한 증명서를 발급받은 자’라 함은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서는 북한 방문승인 또는 방문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없음에도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로서 방문승인이나 방문증명서 발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를 하여 방문승인 등을 받은 자를 뜻한다.
원심이 원용한 제1심의 채택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자신이 근무하던 조경업체 ‘ ○○조경’이 개성공업지구 내에서 조경공사를 하게 되어 ○○조경 직원 신분으로 북한 방문승인 신청을 할 경우 간편하게 그 승인을 얻을 수 있는 점을 이용하여, 개성시 관광을 원하는 공소외 1 등 59명에 대하여 북한 방문승인 신청서의 인적사항란에 직업을 ‘ ○○조경 사원’으로 허위 기재하게 하여 북한 방문승인 또는 방문증명서를 받아내었음을 알 수 있는바,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부정한 방법으로 북한 방문승인 또는 방문증명서를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남북교류협력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다.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등)의 점에 대하여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에서 정하고 있는, 이른바 ‘반국가단체 등 활동동조죄’에서 말하는 ‘동조’행위라 함은 반국가단체 등의 선전·선동 및 그 활동과 동일한 내용의 주장을 하거나 이에 합치되는 행위를 하여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호응·가세하는 것을 말한다 ( 대법원 1999. 9. 3. 선고 99도2317 판결 , 대법원 2003. 9. 23. 선고 2001도432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국가보안법이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해석원리는 반국가단체 등 활동동조죄에 대하여도 그대로 적용되므로,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에 의하여 금지되는 동조행위는 같은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는 것과 같이 평가될 정도로 적극적으로 자신이 반국가단체 등 활동에 호응·가세한다는 의사를 외부에 표시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 대법원 2008. 4. 17. 선고 2003도75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제1심의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이 자신의 주선으로 개성시를 방문한 공소외 1 등 59명을 김일성 동상 앞으로 안내하여 그곳에서 만난 북한 측 관계자들의 “위대하신 김일성 수령님께 삼가 인사드립니다.”라는 구령에 맞추어 고개 숙여 인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참배하도록 주선하고 피고인도 함께 참배하거나 참배하는 것을 지켜본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피고인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김정일과 그의 활동에 동조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외 1 등 방북자들은 대부분 “피고인이 개성시 관광에 앞서 ‘김일성 동상 앞으로 가게 될 것이나, 참배는 의례적인 것이니 해도 되고 종교적 이유 등이 있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거나 “피고인으로부터 참배 요구나 권유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 참배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북한 측 관계자들의 구령에 따라 수초간 의례적인 수준에서 묵념을 하는 정도에 그쳤을 뿐 피고인이나 방북자들이 김일성을 찬양·미화하는 내용의 발언을 하거나 방명록을 작성한 사실도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공소외 1 등의 개성시 관광을 안내하면서 김일성 동상 앞에서 위와 같은 형태의 참배행위를 주선하거나 참배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만으로는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호응·가세한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외부에 표시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따라서 이러한 행위만으로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을 정도로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동조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데에는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에 규정된 ‘동조’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조경의 실제 운영자가 피고인의 동생 공소외 2가 아니라 피고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강제집행면탈의 점에 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3.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