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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0다42570 판결
[손해배상(기)등][미간행]
판시사항

[1]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에서 정한 ‘영업비밀’이 되기 위한 요건 중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의 의미

[2] 갑이 을의 영업비밀을 침해하였는지가 문제된 사안에서, 을이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하는 ‘열간교정기 설계도면과 냉간교정기 기술자료 및 사양서’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문서 자체는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따라서 위 문서를 통하여 갑이 을의 ‘열간교정기 및 냉각교정기 설계제작기술’을 알게 되었다는 점만으로는 갑의 행위가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에서 정한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원고, 상고인

스틸플랜틱 가부시키가이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현 담당변호사 이봉구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태창기계공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임수 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헌법상 재판절차권이 침해되었다는 상고이유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2008. 9. 12.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이래 제1심에서 4회의 변론준비기일과 1회의 변론기일을 거쳐 2009. 8. 13. 제1심판결이 선고되었고, 이어 원고가 2009. 12. 8. 청구취지변경서를 제출하여 2009. 12. 9. 원심 제1회 변론기일에서 이를 진술한 이래 2010. 3. 31. 원심 제4회 변론기일에 이르러 변론이 종결될 때까지 쌍방 당사자는 이 사건 교정기 설계제작기술이 원고의 영업비밀에 해당하고 피고가 이를 침해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기술설명회 개최, 서면공방 실시, 증거자료 제출 등으로 충분히 변론기회를 제공받아 변론하여 온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원심이 4회의 변론기일만에 변론을 종결하고 이후 원고의 변론재개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의 헌법상 재판절차권을 침해하는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2. 열간교정기 설계도면과 냉간교정기 기술자료 및 사양서의 영업비밀성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제2호 의 ‘영업비밀’이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고, 여기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그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 (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8다44542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⑴ 열간교정기 설계도면에 관하여, 설계도면에 비밀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으나 그 이외에 원고가 설계도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설계도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보아 설계도면이 비밀로 유지·관리되어 왔다는 점에 대한 입증이 없고, 오히려 원고를 비롯한 교정기 설계·제작업체가 교정기를 납품할 때 상대방에 대하여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지 아니하고 있음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그것이 영업비밀이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⑵ 냉간교정기 기술자료 및 사양서에 관하여, 각 문서에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가 되어 있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원고가 피고 직원 등을 비롯하여 기술설명회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각 문서가 비밀임을 고지하고 기술설명회 참석대상자 또는 각 문서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각 문서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고 설명회가 끝나고 즉시 각 문서를 회수하는 등 객관적으로 보아 각 문서를 비밀로 유지·관리하고 있었음에 대한 원고의 주장·입증도 없고, 오히려 원고가 위 각 문서를 비밀로 유지·관리하지 아니하였음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그것들이 영업비밀이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영업비밀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그리고 원심이 위에서 본 설계도면이나 기술자료 및 사양서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데에는 피고에게 그에 관한 신의칙상 비밀유지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하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 할 것이므로, 원심이 그에 관한 판단을 누락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3. 열간교정기 및 냉간교정기 설계제작기술 자체의 영업비밀성 및 그 침해 여부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의 주장에 따르면 피고가 원고의 열간교정기 및 냉간교정기 설계제작기술을 취득한 것은 원고의 열간교정기 설계도면과 냉간교정기 기술자료 및 사양서를 통해서라는 것인데, 이러한 문서 자체는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그 문서를 통하여 피고가 원고의 설계제작기술을 알게 되었다는 점만으로는 피고의 행위가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소정의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피고도 2003년 무렵에는 이미 독자적인 교정기 설계제작기술을 축적하고 있었음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피고가 원고의 영업비밀인 열간교정기 및 냉간교정기 설계제작기술을 침해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이유를 제대로 갖추지 아니하고 이유가 모순되는 등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또한 원심이 피고가 원고의 영업비밀을 침해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데에는 피고가 피고에게 인정되는 신의칙상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함으로써 영업비밀을 침해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이므로, 원심이 그에 관한 판단을 누락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김지형 양창수 이상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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