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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3390 판결
[업무방해][미간행]
AI 판결요지
[1] 형법 제314조 제1항 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한다. 근로자가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근로의 제공을 거부하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쟁의행위로서의 파업도, 단순히 근로계약에 따른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부작위에 그치지 아니하고 이를 넘어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근로자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이므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근로자는 헌법 제37조 제2항 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 등의 공익상의 이유로 제한될 수 있고 권리의 행사가 정당한 것이어야 한다는 내재적 한계가 있어 절대적인 권리는 아니지만, 원칙적으로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헌법 제33조 제1항 ). 그러므로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 [2]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파업이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하는 불법파업에 해당한다고 하여, 이와 달리 위 파업이 매년 상반기에 집중되는 단위사업장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과 쟁의행위의 시기를 한 시기로 집중하는 이른바 ‘시기집중 동시파업’으로서 각 단위사업장 노동조합의 주된 쟁의 목적도 임금과 단체협약 체결 등이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시사항

[1] 쟁의행위로서 파업이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한정 적극)

[2]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인 피고인이 위원장 등과 공모하여 연맹 산하의 전국 사업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등을 주된 목적으로 총파업을 실시하여 위력으로 사용자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는 경우로 평가할 여지가 없는 일부 사업장을 포함하여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권두섭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한다( 「형법」제314조 제1항 ). 여기에서 위력이라 함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한다.

근로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근로의 제공을 거부하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쟁의행위로서의 파업도, 단순히 근로계약에 따른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부작위에 그치지 아니하고 이를 넘어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근로자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이므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근로자는, 헌법 제37조 제2항 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 등의 공익상의 이유로 제한될 수 있고 그 권리의 행사가 정당한 것이어야 한다는 내재적 한계가 있어 절대적인 권리는 아니지만, 원칙적으로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헌법 제33조 제1항 ).

그러므로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 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2008. 7. 2. 파업은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하는 불법파업에 해당한다고 함으로써, 이와 달리 위 파업이 매년 상반기에 집중되는 단위사업장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과 쟁의행위의 시기를 한 시기로 집중하는 이른바 ‘시기집중 동시파업’으로서 각 단위사업장 노동조합의 주된 쟁의 목적도 임금과 단체협약 체결 등이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2008. 7. 2. 파업이 피해자인 개별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개별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 부분 공소사실에는, 근로자 100명 중 2명이 지역집회 참가를 이유로 2시간 파업에 참여하는 등 그 파업 규모에 비추어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이나 막대한 손해가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는 사업장까지 업무방해죄의 피해 사업장으로 적시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이 부분 공소사실에 적시된 사업장들 가운데 일부는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에 관하여 제대로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의 행위가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2008. 7. 2. 파업으로 인한 각 업무방해의 점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원심은 이 부분이 나머지 범죄사실과 「형법」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김지형(주심) 전수안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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