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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6. 10. 선고 2011도1147 판결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미간행]
판시사항

[1]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1조 제2항 의 명예훼손죄 성립요건인 ‘허위의 인식’과 이에 대한 증명책임의 소재(=검사)

[2]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1조 제2항 의 명예훼손죄에서 ‘사실의 적시’의 의미 및 적시한 사실이 ‘거짓의 사실’인지 판단하는 기준

[3]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1조 제2항 의 명예훼손죄에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의 의미 및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판단하는 기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 - ‘거짓의 사실’을 드러낸 것인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 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1항 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이 정보통신망에 게시한 내용이 ‘거짓의 사실’인지 또는 ‘사실’인지는 위 조문의 어느 항이 적용될 것인지를 결정짓는 구성요건요소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위 조문의 제2항 으로 기소된 경우에 법원으로서는 피고인이 정보통신망에 게시한 내용이 ‘거짓의 사실’인지를 먼저 밝혀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1조 제2항 의 정보통신망을 통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형법 제307조 제2항 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그 적시하는 사실이 허위이어야 할 뿐 아니라, 피고인이 그와 같은 사실을 적시함에 있어 적시사실이 허위임을 인식하여야 하고, 이러한 허위의 점에 대한 인식 즉 범의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7도5836 판결 ,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9도4949 판결 등 참조). 또한,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1조 제2항 에 규정된 죄에서 ‘사실의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는 것이고, 적시된 사실의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에는 세부에 있어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거짓의 사실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거짓의 사실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적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지 않는 부분이 중요한 부분인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도831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제1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자는 사실은 공소외 주식회사(이하 ‘ ○○일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재직한 사실이 없음에도 “ ○○일보 대표이사/부회장”이라고 기재된 명함을 가지고 다니면서 피고인 등에게 자신을 ○○일보의 대표이사로 소개한 사실, 이에 피해자가 ○○일보 대표이사인 것으로 잘못 알고 피해자를 △△△△△△△△ 시민연대(이하 ‘이 사건 단체’라 한다)의 공동대표로 추천하고 그 상임대표로 취임하도록 한 피고인이, 피해자가 ○○일보의 대표이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어 이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는 않은 채 피해자가 이 사건 단체에서 제명되었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하면서 “사유: 허위사실 유포”라고 기재한 사실, 피해자는 이 사건 제1심 법정에서도 자신이 ○○일보의 법인 등기부에 기재된 적이 있는 대표이사라고 증언하였으나, 사실은 ○○일보의 법인 등기부에 대표이사로 기재된 적은 없고, 다만 수년 전에 비상근 ‘부회장’(명예직)의 직함을 가지고 있었을 뿐인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위 사실관계를 비추어 살펴보면, 피해자가 ○○일보의 대표이사로 재직한 적이 없음에도 ○○일보 대표이사라는 사회적 지위에 관한 허위사실을 적극적으로 고지하고 다닌 이상, 피고인이 이를 염두에 두고서 “허위사실 유포”라는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하여, 그것을 위 조문 제2항 의 ‘거짓의 사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록을 살펴보아도 검사가 그 행위 당시에 피고인에게 위와 같이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는 인식이 있었음을 입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검사는 ‘제명처분을 하였다’는 취지의 기재는 정관에 규정된 적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서 제명의 효력이 없으므로 거짓의 사실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이 부분 상고이유의 요지는 결국, 정관에 규정된 적정한 절차를 거쳤는지에 관한 것으로서 이는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 -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경우인지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 제2항 의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형법 제309조 제1항 의 ‘사람을 비방할 목적’과 마찬가지로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으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의 방향에 있어 서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은 부인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여기에서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경우’라 함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주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이어야 하는데,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널리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하는 것이며,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당해 명예훼손적 표현으로 인한 피해자가 공무원 내지 공적 인물과 같은 공인(공인)인지 아니면 사인(사인)에 불과한지 여부,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사회성을 갖춘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으로 사회의 여론형성 내지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아니면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인지 여부, 피해자가 그와 같은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것인지 여부, 그리고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는 명예의 성격과 그 침해의 정도, 그 표현의 방법과 동기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도831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제1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피고인은 피해자가 ○○일보 대표이사인 것으로 알고 피해자를 이 사건 단체의 공동대표로 추천하고 또한 그 상임대표로 취임하도록 하였는데, 이 사건 단체는 환경단체이므로 피고인에게 있어서 피해자가 ○○일보 대표이사인지 여부가 피해자를 이 사건 단체의 공동대표 및 상임대표로 추천하는 데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그런데 피해자가 ○○일보 대표이사가 아님에도 그 대표이사로 기재된 명함을 돌림으로써 ‘허위사실을 유포'하였다면, 그 사실은 환경단체인 이 사건 단체 및 그 회원들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볼 것인 점, 피해자는 ○○일보의 대표이사가 아님에도 그 대표이사로 기재된 명함을 돌리는 등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측면이 있는 점, 피고인은 이 사건 단체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여 이 사건 글을 게시한 것이므로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가 넓지는 않은 점,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인 "허위사실 유포"는 ‘거짓의 사실'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없고,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가 ‘ ○○일보의 대표이사가 아니면서 그 대표이사로 행세하였다'는 취지로 구체적으로 적시하지도 않았으므로, 사실 적시를 이유로 한 피해자의 명예에 대한 침해의 정도가 크다고 할 수도 없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의 인격을 직접 비난하거나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적시한 "허위사실 유포"라는 사실은 이 사건 단체 및 그 구성원들의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피고인에게는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국, 원심이 "허위사실 유포"는 제명 사유의 존부 문제일 뿐 이 사건 명예훼손에 있어서 거짓의 사실이라고 할 수 없다고 단정하여 이 부분에 관한 판단을 누락한 잘못은 있으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그와 같은 판단누락은 이 사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령위배로 볼 수 없고,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비방의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한편, 원심은 ‘피해자를 제명하였다’는 취지의 사실을 적시한 부분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인정한 다음, 그 적시된 사실은 이 사건 단체의 적정한 운영이라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으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해자를 제명하였다’는 취지의 사실을 적시한 부분에 관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비방의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안대희 차한성(주심) 신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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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수원지방법원 2011.1.6.선고 2010노48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