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호 에서 정한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의 의미
[2] 노동조합활동으로 배포된 문서의 문언에 의하여 타인의 인격 등이 훼손되고 일부 내용이 허위 등이더라도, 그 목적이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한 것이고 문서 내용도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한 경우, 위 문서배포행위가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는지 여부(적극)
[3] 갑이 인터넷 신문에 게재된 기사를 그대로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시한 행위가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에서, 갑의 행위는 기본적으로는 노조원들의 근로조건 향상 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기사 내용도 전체적으로는 진실한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호 의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란 일반적으로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을 가리킨다고 할 것이나, 조합원이 조합의 결의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서 한 노동조합의 조직적인 활동 그 자체가 아닐지라도 그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을 때에는 그 조합원의 행위를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행위로 보아야 한다.
[2] 노동조합활동으로 배포된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에 의하여 타인의 인격·신용·명예 등이 훼손 또는 실추되거나 그렇게 될 염려가 있고, 또 그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사실 관계의 일부가 허위이거나 그 표현에 다소 과장되거나 왜곡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문서를 배포한 목적이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원들의 단결이나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또 그 문서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한 것이라면, 그와 같은 문서의 배포행위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그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문서를 작성·배포한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3] 갑이 인터넷 신문에 게재된 기사를 그대로 복사하여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시한 행위가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에서, 기사 내용에 일부 과장되거나 왜곡된 표현의 사용으로 회사의 명예 등이 훼손되거나 그러한 염려가 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갑이 속한 노조원들의 단결을 도모하여 근로조건의 향상과 복지 증진 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기사 내용도 전체적으로는 진실한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갑의 위 신문기사 게시행위는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한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1] 대법원 1991. 11. 12. 선고 91누4164 판결 (공1992, 139) 대법원 1996. 2. 23. 선고 95다13708 판결 (공1996상, 1053) [2] 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다13544 판결 (공1994상, 517)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상은)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대한항공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유경희 외 5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호 소정의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란 일반적으로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을 가리킨다고 할 것이나, 조합원이 조합의 결의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서 한 노동조합의 조직적인 활동 그 자체가 아닐지라도 그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을 때에는 그 조합원의 행위를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행위로 보아야 한다 ( 대법원 1991. 11. 12. 선고 91누4164 판결 , 대법원 1996. 2. 23. 선고 95다1370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노동조합활동으로서 배포된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에 의하여 타인의 인격·신용·명예 등이 훼손 또는 실추되거나 그렇게 될 염려가 있고, 또 그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사실 관계의 일부가 허위이거나 그 표현에 다소 과장되거나 왜곡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문서를 배포한 목적이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원들의 단결이나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또 그 문서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한 것이라면, 그와 같은 문서의 배포행위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그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문서를 작성·배포한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 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다13544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우선, 인터넷 신문인 ‘민중의 소리’는 “조종사 노조가 2005. 7. 4. 준법투쟁을 위하여 각 조종사들의 편지함에 넣어둔 ‘단협쟁취, 비행안전’이라고 적힌 리본 1,300개를 피고가 훔쳐갔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는데, 원고가 2005. 7. 6. 위 신문기사를 그대로 복사하여 피고 내부통신망과 원고의 개인 홈페이지에 게시한 행위는 피고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하는 것이고, 또한 피고의 위 행위와 관련한 각 시정지시를 불이행한 행위는 모두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시 부분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수긍할 수 없다.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 관계 및 기록에서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 즉 원고가 사내 게시판 및 원고의 개인 홈페이지에 옮겨 게시한 위 신문기사는, 조종사 노조가 2005. 7. 4.부터 쟁의행위에 돌입하면서 조종사들이 사용하는 개인 편지함에 넣어둔 투쟁리본을 피고가 조종사 등의 동의 없이 수거한 사실을 근거로 작성되어 있어 그 내용에 허위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점, 노동조합으로서는 사용자의 인사노무방침, 특히 대(대)노조정책을 파악하여 이를 노조원들에게 알리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 할 것인데, 원고가 대의원으로 있는 대한항공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의 사용자이기도 한 피고가 비록 이 사건 노조는 아니지만 동일 사업장 내 조종사들만을 그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별도의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하 ‘조종사 노조’라 한다)과의 단체교섭 과정에서 행한 행위는 피고의 대노조정책 내지 방침을 간접적으로 보여 주는 것으로 당시 단체교섭 및 쟁의행위가 진행 중이던 조종사 노조는 물론이고 동일한 사용자를 가진 이 사건 노조의 입장에서도 이를 파악할 필요를 부정할 수 없는 점, 위 신문기사는 인터넷 신문에 이미 게시되어 있던 것을 원고가 내용과의 관련성을 유지한 변경된 제목하에 출처를 밝히면서 그 내용 그대로 복사하여,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 및 피고의 직원들만 볼 수 있는 사내 게시판에 게시한 것인 점, 그 당시 단체교섭이 진행 중이고 쟁의행위 중이던 조종사 노조의 홈페이지에도 이미 동일한 취지의 기사 등 위 투쟁리본 수거행위와 관련된 문건이 게시되어 있는 상태였으므로, 원고가 개인 홈페이지나 사내 게시판에 위 신문기사를 옮겨 게시한 행위로 인하여 조종사 노조원들이 새삼스레 위 사실을 알게 되었다거나 나아가 조종사 노조의 쟁의행위나 단체교섭 과정에서 이 부분을 문제로 삼게 되는 등의 영향을 미쳐 피고의 단체협약 체결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에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더욱이 원고의 위 신문기사 게시행위는 투쟁리본 관련 사건의 경위 및 중요성을 이미 파악하고 있던 조종사 노조원들에 대한 것이 아닌 이 사건 노조원들에 대하여 피고의 단체교섭 과정에서의 행위를 알리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앞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인터넷 신문에 게재된 위 신문기사를 그대로 복사하여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시한 행위는 그 신문기사의 내용에 일부 과장되거나 왜곡된 표현의 사용으로 피고의 명예 등이 훼손되거나 그러한 염려가 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원고가 속한 이 사건 노조원들의 단결을 도모하여 근로조건의 향상과 복지 증진 등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전체적으로는 그 내용이 진실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위 신문기사 게시행위는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는 것으로서 위 행위 자체 및 위 게시행위가 잘못되었다면서 그 시정을 명하는 피고의 지시를 불이행한 원고의 행위가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비위행위라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의 위 각 행위가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05. 9. 14.자 파면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한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호 가 정하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 및 징계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니,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한편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원고가 피고의 허가 없이 피고의 로고를 무단사용하고, 사외비로 분류된 피고의 인사정책 관련 문서를 원고의 개인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게시하여 피고의 허가 없이 기업 비밀을 외부에 유출하였으며, 또한 원고의 개인 홈페이지에 피고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때외비입니다.”라는 제목의 문건을 일정기간 방치하였고, 위 각 비위행위와 관련한 피고의 수차례에 걸친 시정지시를 불이행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위 각 행위는 피고의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을 위반한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일단 위 각 행위들이 취업규칙과 인사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점에서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측면에서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징계사유 전부가 존재함을 전제로 이루어진 원심의 징계양정에 대한 판단의 당부 등 나머지 점에 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일부의 인정 여부에 대하여 그 판단을 달리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