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계약상 급부가 계약의 상대방뿐만 아니라 제3자의 이익으로 된 경우,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가 제3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갑 회사의 화물차량 운전자가 갑 회사 소유의 화물차량을 운전하면서 갑 회사의 지정주유소가 아닌 을이 경영하는 주유소에서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당량의 유류를 공급받아 편취한 다음 갑 회사의 화물운송사업에 사용하고 그 유류대금을 결제하지 않은 사안에서, 을은 갑 회사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계약상 급부가 계약의 상대방뿐만 아니라 제3자의 이익으로 된 경우에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가 계약 상대방에 대하여 계약상의 반대급부를 청구할 수 있는 이외에 그 제3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면, 자기 책임하에 체결된 계약에 따른 위험부담을 제3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이 되어 계약법의 기본원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채권자인 계약당사자가 채무자인 계약 상대방의 일반채권자에 비하여 우대받는 결과가 되어 일반채권자의 이익을 해치게 되고, 수익자인 제3자가 계약 상대방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권 등을 침해하게 되어 부당하므로, 위와 같은 경우 계약상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는 이익의 귀속 주체인 제3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
[2] 갑 회사의 화물차량 운전자가 갑 회사 소유의 화물차량을 운전하면서 갑 회사의 지정주유소가 아닌 을이 경영하는 주유소에서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당량의 유류를 공급받아 편취한 다음 갑 회사의 화물운송사업에 사용하고 그 유류대금을 결제하지 않은 사안에서, 비록 위 유류가 갑 회사의 화물운송사업에 사용됨으로써 갑 회사에게 이익이 되었다 하더라도 을은 계약당자자가 아닌 갑 회사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1] 대법원 2002. 8. 23. 선고 99다66564, 66571 판결 (공2002하, 2174)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다49976 판결 (공2005상, 740)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민호)
피고, 상고인
진양물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미래로 담당변호사 이재철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 회사의 화물차량 운전기사인 소외인이 피고 소유 화물차량을 운전하면서 피고의 지정 주유소가 아닌 원고가 경영하는 주유소에서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로부터 경유 합계 17,963ℓ 시가 29,812,207원 상당을 공급받아 편취한 뒤 이를 피고의 화물운송사업에 사용한 사실, 아직 원고에게 그 유류대금이 결제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위 유류대금 상당의 이익을 얻고 그로 말미암아 원고는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하였다.
계약상 급부가 계약의 상대방뿐만 아니라 제3자의 이익으로 된 경우에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가 계약 상대방에 대하여 계약상의 반대급부를 청구할 수 있는 이외에 그 제3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면, 자기 책임하에 체결된 계약에 따른 위험부담을 제3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이 되어 계약법의 기본원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채권자인 계약당사자가 채무자인 계약 상대방의 일반채권자에 비하여 우대받는 결과가 되어 일반채권자의 이익을 해치게 되고, 수익자인 제3자가 계약 상대방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권 등을 침해하게 되어 부당하므로, 위와 같은 경우 계약상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는 이익의 귀속 주체인 제3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02. 8. 23. 선고 99다66564, 66571 판결 ,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다49976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에서 소외인에게 경유를 공급한 원고로서는 비록 위 경유가 피고의 화물운송사업에 사용됨으로써 피고에게 이익이 되었다 하더라도 계약당사자가 아닌 피고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판결에는 부당이득반환청구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해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