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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5. 13. 선고 2010다3384 판결
[계약금반환][미간행]
판시사항

대표자가 단체와 이해상반되는 지위에 있는 경우 대표자의 유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인혜)

피고, 상고인

안동김씨첨정공파대종친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 로고스 담당변호사 김무겸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소외 1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피고 종중의 회장인 소외 2로부터 피고 종중의 결의를 전제로 그 소유 부동산을 매수하였으나 피고 종중의 결의를 얻지 못하여 무산된 일과 관련하여 피고 종중을 상대로 지급한 계약금의 반환과 지출된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전부 승소한 제1심판결에 대하여, 피고 종중이 명예회장인 소외 1을 피고 종중의 대표자로 하여 항소를 제기하자,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피고 종중이 1999. 12. 27. 총회를 개최하여 소외 2를 피고 종중의 대표인 회장으로 선임한 이후 소외 2의 연임에 관한 피고 종중 총회의 결의는 없었으나 현재까지 소외 2가 피고 종중의 회장으로서 업무수행을 하여 온 사실, 피고 종중의 정관에는 임원으로서 명예회장 1인, 회장 1인 등의 임원을 두고(제12조), 명예회장, 회장 등 임원의 선임은 총회에서 선출하되 출석회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하며(제13조), 회장이 피고 종중을 대표하고, 회장이 유고시에는 명예회장이 대리하며(제14조), 각 임원의 임기는 2년으로 하되 연임할 수 있도록(제15조) 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소외 2가 1999. 12. 27.의 정기총회에서 적법하게 피고 종중의 회장으로 선출된 이래 현재까지 회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여 왔고, 위 기간 중에 회장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후임 대표자가 선임될 때까지 일응 여전히 전임자로서 유효하게 피고 종중 회장의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한편, “ 소외 2가 피고 종중 총회의 결의도 없이 피고 종중 소유의 재산을 처분함으로써 피고 종중에 대하여 이해가 상반되는 지위에 있게 되었고, 이에 따라 소외 2는 회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유고 상태에 있게 되었으므로, 피고 종중의 정관에 따라 명예회장인 소외 1이 회장을 대리하여 피고 종중의 대표자가 된다”는 소외 1의 주장에 대해서는, 피고 종중의 정관 제14조가 명예회장의 대리의 요건으로 규정한 회장의 유고란 회장에게 사망, 질병, 기타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사정이 발생한 경우를 지칭하는 것인데 소외 1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경우는 회장의 유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배척함으로써, 소외 1을 피고 종중의 대표자로 하여 제기된 이 사건 항소는 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제기된 부적법한 것이라는 이유로 각하하였다.

일반적으로 대표자의 유고시라 함은, 대표자가 사망·질병 등 기타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하여 그 직무를 집행할 수 없게 된 경우를 말한다고 할 것이므로, 설령 대표자가 단체와 이해상반되는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법원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결정이 확정되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그러한 사유만으로 위 정관 소정의 유고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6다5713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다가 앞서 본 사정들을 비추어 보면, 원심이 소외 1을 피고 종중의 대표자로 하여 제기한 이 사건 항소를 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제기된 부적법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법인 아닌 사단의 임기 만료된 대표자가 가지는 직무수행 권한이나 이해상반의 경우 특별대리인의 선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피고 종중 정관 규정의 해석과 적용을 그르친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기록에 의하면, 소외 1은 피고 종중의 대표자를 자처하면서 제출한 항소이유서에서, 피고 종중의 정당한 대표자라는 근거의 하나로, 피고 종중의 회장 소외 2가 피고 종중과 이해가 상반되는 지위에 있게 되어 수차례의 총회소집 요구가 있음에도 이를 묵살하고 총회를 소집하지 않거나 총회 소집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이를 회장이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유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명예회장이 회장을 대리하여 대표자가 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의 하나로 “2007. 9. 2.(항소이유서에 기재된 날짜 9. 20.은 오기로 보인다) 개최된 임시총회에서 참석인원 36명 중 2/3 이상인 24명이 찬성(서면찬성결의 포함)하여 사실상 소외 1을 회장으로 선출하기까지 하였음에도 소외 2와 그를 추종하는 일부 종원들의 물리적인 방해로 무산된 바 있다”는 사정을 들고, 2007. 9. 2. 임시총회에서 소외 1이 소집절차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무효라고 실랑이를 하다가 회장 소외 2가 임원선출 절차를 진행하자 소외 1이 먼저 회장 선출을 하자고 요구하고 회장 소외 2가 이를 반대하는 바람에 충돌이 벌어졌고 소외 1이 회의의 부당함과 무효를 선언하고 퇴장하면서 “회장 선출은 참석회원 36명 중 소외 2를 추천하는 회원이 12명, 소외 1을 추천하는 회원이 24명이므로 소외 1이 선출되었음을 확인한다”고 소리쳤다는 내용이 기재된 회의록(을 제7호증의 27)을 제출한 사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그러한 결의 자체가 이루어진 바 없다는 취지로 다투면서 위 회의록은 소외 1 측에서 총회 내용을 녹취하여 작성한 것일 뿐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다툰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항소이유서에서 소외 1이 2007. 9. 2. 임시총회에서 피고 종중의 회장으로 선출되어 대표권이 있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므로, 원심이 그 주장과 관련하여 명시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거나 이에 대하여 석명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판단누락, 석명권 불행사 내지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소외 1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안대희 차한성(주심) 신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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