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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16. 9. 30. 선고 2016구합51658 판결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미간행]
원고

주식회사 청운기공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두현 담당변호사 박환택 외 1인)

피고

서초세무서장

변론종결

2016. 9. 2.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별지1 목록 기재 각 법인세 부과처분 및 별지2 목록 기재 각 소득금액변동통지를 모두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85. 7. 15. 건물설비 설치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건물 난방설비 중 유독가스를 외부로 배출하는 파이프(연도)를 설치하는 시공업체이다.

나. 원고는 2008. 10.경 15개의 동종 업체들(이하 ‘동종 업체들’이라 한다)과 사이에, 입찰 포기의 대가(담합사례금)를 가장 높게 제시한 업체가 보일러 연도 공사를 낙찰받기로 결정한 다음 낙찰예정 업체가 나머지 업체들에게 공사대금의 일부를 담합사례금으로 분배하는 대신 나머지 업체들은 위 낙찰예정 업체가 실제로 공사를 낙찰받을 수 있도록 낙찰예정 업체의 투찰 금액 이상으로 입찰에 참여하기로 합의하였고(이하 ‘이 사건 담합’이라 한다), 이에 따라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원고 대표이사 소외 1의 동생 소외 2 명의 계좌(이하 ‘이 사건 계좌’라 한다)를 이용하여 동종 업체들과 담합사례금을 수수하였다.

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원고와 동종 업체들 사이의 이 사건 담합을 적발하였고, 이에 피고는 2014. 10.경 원고에 대한 현장확인을 통해 원고가 2009 내지 2013 사업연도에 보일러 연도 공사의 입찰·수주와 관련하여 동종 업체들로부터 수령한 담합사례금 1,461,900,000원을 익금산입하는 한편, 동종 업체들에게 지급한 담합사례금 1,312,600,000원(이하 ‘이 사건 지급금’이라 한다)을 손금불산입하여, 원고에게 별지1 목록 기재와 같이, 2015. 1. 7. 2009 사업연도 법인세 72,757,110원, 2015. 2. 10. 2010 내지 2013 사업연도 법인세 합계 384,203,030원(=2010 사업연도 129,697,200원+2011 사업연도 115,620,550원+2012 사업연도 132,854,750원+2013 사업연도 6,030,530원)을 각각 경정·고지하였고(이하 통틀어 ‘이 사건 법인세 부과처분’이라 한다). 각 사업연도 말 기준 담합사례금 수령금과 지급금의 차액(이하 ‘이 사건 차액’이라 한다)이 원고의 대표이사에게 귀속된 것으로 보아 별지2 목록 기재와 같이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소득금액변동통지’라 한다).

라. 원고는 이 사건 법인세 부과처분 및 이 사건 소득금액변동통지에 불복하여 2015. 4. 6.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하였으나, 2015. 11. 4. 모두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3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법인세 부과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지급금은 비록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19조 에 위반하여 지출된 비용으로 볼 수 있을지라도, 법인세법 제19조 제2항 소정의 사업관련성 및 통상성 또는 수익관련성이 인정되는 손비의 금액으로서 그 손금산입이 사회질서에 심히 반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으며, 달리 법인세법 제20조 내지 제28조 에 열거된 손금불산입 항목에 해당하지도 않으므로, 이 사건 지급금을 손금불산입한 이 사건 법인세 부과처분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법인세법상 ‘손금’의 의미

법인세법 제19조 제1항 은 원칙적으로 ‘손금은 당해 법인의 순자산을 감소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비의 금액으로 한다’고, 제2항 은 원칙적으로 ‘손비는 그 법인의 사업과 관련하여 발생하거나 지출된 손실 또는 비용으로서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통상적인 것이거나 수익과 직접 관련된 것으로 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통상적인 비용’이라 함은 납세의무자와 같은 종류의 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법인도 동일한 상황 아래에서는 지출하였을 것으로 인정되는 비용을 의미하고, 그러한 비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지출의 경위와 목적, 형태, 액수,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지출된 비용은 여기에서 제외된다( 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7두1242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지출된 비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러한 지출을 허용하는 경우 야기되는 부작용, 그러한 지출이 거래에 미칠 영향, 이에 대한 사회적 비난의 정도, 규제의 필요성과 향후 법령상 금지될 가능성, 상관행과 선량한 풍속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2두7608 판결 등 참조).

2) 법인세법 제19조 제2항 의 ‘수익과 직접 관련된 것’의 의미 및 ‘통상성’과의 관계

한편 법인세법 제19조 제2항 에서 말하는 ‘수익과 직접 관련된 것’이라는 의미는, ‘법인의 사업과 관련하여 발생하거나 지출된 손실 또는 비용에는 포함되지 않는 비용으로서 그 법인의 수익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는데(예컨대 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비업무용 자산을 처분한 경우에 그 취득가액은 사업관련성을 갖추지 못하였지만 당해 자산의 처분가액, 즉 수익과 직접 관련되므로 손비로 인정될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법인세법에 의하면, 법인이 사업집행상의 필요에 의하여 비용을 지출한 경우에 이를 손비로 처리할 수 있으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그 법인의 사업과 관련하여 발생하거나 지출된 손실 또는 비용이라 할지라도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통상적인 것이 아니라면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사회질서를 위반하여 지출된 비용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통상적인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지출한 비용 전액이 아무런 제한 없이 모두 다 손금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고 손금으로 인정되는 항목과 그 한도액이 법정되어 있다.

그런데 ‘법인의 사업과 관련’하여 발생하거나 지출된 손실 또는 비용은, 결국 그 대부분이 법인의 수익창출을 위한 손실 또는 비용으로서 ‘수익과 직접 관련’된 것이므로,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통상적인 것이 아니어서 손금으로 인정할 수 없는 손실 또는 비용을 수익과 직접 관련된 것이라고 하여 손금으로 인정한다면, 사업과 관련한 손실 또는 비용은 그 대부분이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통상적인 것인지 여부와 관계없이(심지어는 사회질서에 반하는 경우에도) 손금으로 인정하는 결과가 되어, 통상성이나 수익관련성의 독자적인 의미를 찾을 수가 없다. 이러한 결과는 법인세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② 위와 같이 해석하더라도 위 법인세법의 규정 형식에 비추어 문언해석의 한계를 벗어난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문언의 자연스러운 의미에 더 가깝다.

3) 이 사건 지급금을 법인세법상 손금으로 산입하는 것이 사회질서에 반하는지 여부

이 사건 지급금은 원고의 사업과 관련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그 비용이 수익과 직접 관련되는지 여부는 문제되지 않고, 다만 그 비용이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통상적인 것인지가 문제되고, 그 통상성 유무를 판단함에는 사회질서에 심히 반하는지 여부가 문제되는바,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지급금은 부당한 공동행위를 규제하여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창의적인 기업활동을 조장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려는 공정거래법 입법목적에 반하여 지출된 비용으로서, 원고를 비롯한 담합사례금을 수수한 자들이 공정거래법 제66조 제1항 제9호 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만큼 그 위법성의 정도가 상당히 중하다고 여겨지는 점, ② 특히 입찰담합에 관한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8호 는 입찰 자체의 경쟁뿐 아니라 입찰에 이르는 과정에서의 경쟁도 함께 보호하려는 데 취지가 있으므로 사업자들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낙찰예정자를 사전에 결정한 결과 낙찰예정자가 아닌 사업자들이 입찰참가 자체를 포기하게 되었다면, 경쟁이 기능할 가능성을 사전에 전면적으로 없앤 것이 되어 입찰과정에서의 경쟁의 주요한 부분이 제한되어 부당한 점, ③ 이와 같은 담합행위는 사회적 낭비를 초래하고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게 되어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하는 점, ④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입찰 담합행위에 대하여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하여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이러한 행정적 제재에도 불구하고 입찰담합 행태는 근절되지 않고 있는바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에는 우리 사회의 기본질서인 시장에서의 공정거래 질서가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는 점, ⑤ 담합사례금 자금은 분식회계 등을 통해 조성된 비자금으로 집행될 여지가 많고, 비자금은 횡령, 분식회계, 조세포탈, 불공정 거래행위 등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조세법이 그러한 비용을 손금으로 산입하여 과세소득에서 공제한다면 위법한 상태를 무한정 용인하는 것이 되는 점, ⑥ 더욱이 원고는 동종 업체들에게 약 5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이 사건 지급금을 지급하였고 그 액수 또한 결코 적지 아니한 점, ⑦ 원고는 이 사건 담합이 동종 업체들 사이의 상생을 위한 상호부조적 성격을 가지는 행위라고 주장하나, 위 담합이 동종 업계의 부득이한 관행이라고 볼 만한 자료가 제출된 바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담합에서 배제된 업체들에게는 위 담합이 오히려 시장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하는 진입장벽이 되고 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지급금은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통상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질서를 위반하여 지출된 것이거나 법인세법상 손금에 산입하는 것이 사회질서에 심히 반한다고 판단되므로 손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지급금을 손금불산입하여 한 이 사건 법인세 부과처분은 적법하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설령 원고가 주장하는 취지대로 이 사건 지급금이 수익과 직접 관련된 것이기만 하면 사업관련성 내지 통상성의 인정 여부와 상관없이 손금에 산입될 수 있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담합의 당사자만이 보일러 연도 공사의 입찰에 참여하고 위 당사자 중 이탈 업체가 나타나지 않아야만 위 담합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 비추어 과연 이 사건 지급금과 보일러 연도 공사의 낙찰·수주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고, 원고가 동종 업체들로부터 수수한 담합사례금을 수익으로 보더라도 담합사례금의 수수와 지급의 대상이 된 입찰이 서로 달라 위 각 금원이 하나의 동일한 법적·사실적 원인에 기초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이 사건 소득금액변동통지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가 동종 업체들로부터 수령한 담합사례금은 추후 동종 업체들에게 같은 명목으로 지급할 것을 대비하여 원고의 관리담당 상무이사 소외 2 명의의 이 사건 계좌에 유보한 것으로서 원고 대표이사에게 귀속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고, 원고가 2014. 3.말까지 발생한 차액을 모두 원고 명의 계좌로 반환한 이상, 이 사건 차액은 원고 대표이사에게 귀속되었다거나 그 귀속이 불명확하다고 볼 수 없어 사내유보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이 사건 차액이 사외유출되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소득금액변동통지는 위법하다.

나. 판단

법인이 매출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매출액을 장부에 기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료매입비 등 원가상당액을 포함한 매출 누락액 전액이 사외로 유출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 경우 그 매출 누락액이 사외로 유출된 것이 아니라고 볼 특별한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법인이 입증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2. 12. 6. 선고 2001두256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장부에 기재되지 않고 사외유출된 법인의 수입금은 그 귀속이 분명치 않은 한 법인세법 제67조 , 법인세법 시행령 제106조 제1항 제1호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대표자에 대한 상여로 소득처분할 수밖에 없는 것이며, 이 경우 그 귀속이 분명하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납세자에게 있다( 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3두611 판결 등).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차액을 장부에 기재하지 아니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위 차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가 실제로 이 사건 계좌 자체를 지배·관리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사외로 유출되었다고 보아야 하는데, 앞서 본 증거들에다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이 사건 계좌에 예치된 금원을 동종 업체들과 사이의 담합사례금 명목으로만 이용하였다는 점을 입증할 객관적 자료가 없는 점, ② 이 사건 계좌의 명의자인 소외 2는 원고 대표이사의 소외 1의 동생으로서 원고 대표이사가 위 계좌 금원의 일부를 개인적인 용도로 유용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③ 원고는 이 사건 담합이 적발된 이후인 2014. 12.말경에야 비로소 이 사건 계좌에 남아 있던 347,000,000원을 원고 법인 계좌로 송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차액이 사외로 유출된 것이 아니라고 볼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김정숙(재판장) 남성우 김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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