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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1므13354 판결
[양친자관계존재확인][공2023하,1920]
판시사항

입양의 의사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하고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 모두 구비된 경우, 입양의 효력이 발생하는지 여부(적극) / 파양에 의하여 양친자관계를 해소할 필요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청구가 허용되는지 여부(적극) / 양친자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청구의 인용판결이 확정된 경우, 양친자관계의 존재를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당사자가 입양의 의사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하고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 모두 구비되었다면 형식에 다소 잘못이 있더라도 입양의 효력이 발생한다. 이때 친생자 출생신고는 법률상의 친자관계인 양친자관계를 공시하는 입양신고의 기능을 한다. 따라서 파양에 의하여 양친자관계를 해소할 필요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호적기재 자체를 말소하여 법률상 친자관계의 존재를 부인하게 하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청구가 허용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양친자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청구의 인용판결이 확정되면 확정일 이후부터는 더 이상 양친자관계의 존재를 주장할 수 없다.

원고(재심피고),피상고인

원고(재심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종보 외 1인)

재심원고,상고인

재심원고 1 외 5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이재원 외 3인)

피고(재심피고),피상고인

인천지방검찰청 검사

원심판결

인천가법 2021. 6. 11. 선고 2020재르5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가정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소외 1과 망 소외 2(2019. 2. 사망, 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1947. 10.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였다.

나. 소외 1과 망인은 1962. 12.경 집 앞에 놓여 있던 원고(재심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를 데려와 그들 사이에 출생한 친생자로 신고하였다.

다. 소외 1은 1965. 5. 26. 망인과 협의이혼한 후 망인과 원고를 상대로 서울가정법원 76드522호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였고, 1976. 6. 17. “소외 1 및 망인과 원고 사이에는 친생자관계가 없음을 확인한다.”라는 내용의 심판이 선고되어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심판’이라 한다). 이에 따라 소외 1의 호적에서 원고 기재 부분이 말소되었고, 원고는 1977. 4. 7. 취적허가를 받아 새 호적을 창설하였는데, 원고의 호적상 아버지란은 공란, 어머니란은 성명불상으로 기재되었다.

라. 망인 사망 후 원고는 2019. 8. 21. 검사를 피고로 하여 원고와 망인 사이의 양친자관계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위 사건의 항소심인 인천가정법원 2020르10068호 사건에서 위 법원은 2020. 6. 19.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여 원고와 망인 사이에 양친자관계가 존재함을 확인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 판결은 2020. 7. 8.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소외 1, 망인과 원고 사이에는 친생자관계가 없음을 확인하는 이 사건 심판의 기판력은 재심대상판결의 판단 대상인 망인과 원고 사이의 양친자관계 존부에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재심대상판결에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 의 재심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3.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이러한 원심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당사자가 입양의 의사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하고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 모두 구비되었다면 형식에 다소 잘못이 있더라도 입양의 효력이 발생한다. 이때 친생자 출생신고는 법률상의 친자관계인 양친자관계를 공시하는 입양신고의 기능을 한다 ( 대법원 1977. 7. 26. 선고 77다492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므806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파양에 의하여 양친자관계를 해소할 필요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호적기재 자체를 말소하여 법률상 친자관계의 존재를 부인하게 하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청구가 허용될 수 있다 ( 대법원 2001. 5. 24. 선고 2000므149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양친자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청구의 인용판결이 확정되면 확정일 이후부터는 더 이상 양친자관계의 존재를 주장할 수 없다 ( 대법원 1993. 2. 23. 선고 92다51969 판결 ,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1다69442, 6945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를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다. 망인이 입양의 의사로 원고를 친생자로 출생신고한 상황에서 망인과 원고 사이의 친생자관계가 없음을 확인하는 이 사건 심판이 확정된 이상 이 사건 심판의 효력을 받는 원고는 망인과 원고 사이의 양친자관계 존재를 더 이상 주장할 수 없고, 재심대상판결에서는 이 사건 심판에 반하여 망인과 원고 사이의 양친자관계 존재를 판단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이 확정된 이후 재심대상판결에서 망인과 원고의 양친자관계 존재를 판단하는 것은 이 사건 심판에 어긋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친생자 출생신고로써 입양의 효력을 부정하였던 대법원 1967. 7. 18. 선고 67다1004 판결 을 폐기하는 대법원 1977. 7. 26. 선고 77다492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에 이 사건 심판이 선고되었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심판의 기판력이 재심대상판결에 미치지 않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 의 재심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가사소송법 제12조 ,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 의 재심사유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노정희 이흥구(주심) 오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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