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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7다17109 판결
[이사회결의무효확인][공2008하,1438]
판시사항

법인이 정관에 이사의 사임절차나 사임의 의사표시의 효력발생시기 등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을 둔 경우, 사임의사를 표시한 이사가 정관에 따른 사임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그 사임의사를 철회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법인과 이사의 법률관계는 신뢰를 기초로 한 위임 유사의 관계이므로, 이사는 민법 제689조 제1항 이 규정한 바에 따라 언제든지 사임할 수 있고, 법인의 이사를 사임하는 행위는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이므로 그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함과 동시에 그 효력을 발생하고, 그 의사표시가 효력을 발생한 후에는 마음대로 이를 철회할 수 없음이 원칙이다. 그러나 법인이 정관에서 이사의 사임절차나 사임의 의사표시의 효력발생시기 등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을 둔 경우에는 그에 따라야 하는바, 위와 같은 경우에는 이사의 사임의 의사표시가 법인의 대표자에게 도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곧바로 사임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정관에서 정한 바에 따라 사임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사가 사임의 의사표시를 하였더라도 정관에 따라 사임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는 그 사임의사를 자유롭게 철회할 수 있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전봉진외 1인)

피고, 상고인

피고 재단법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김치중외 2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임기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가.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 법인의 정관 제14조는 제1항에서 임원을 이사장, 원장, 이사, 감사로 구분하면서, 제2항 본문에서 ‘이사장, 원장, 이사는 민법상의 이사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18조 제1항은 ‘이사의 임기는 3년으로 하되, 원장은 1차에 한하여 중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법 제40조 제5호 , 제43조 에 의하면 ‘이사의 임면에 관한 규정’은 법인의 정관의 필수적 기재사항이므로, 법인의 정관에는 이사의 임기, 그 선임 및 해임 방법 등 이사의 임면에 관한 규정이 반드시 기재되어야 하는데, 피고 법인의 정관이 제18조 제1항에서 이사의 임기는 3년으로 한다고 규정하면서도 이사장이나 원장의 임기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것은, 위 규정에서 말하는 이사가 ‘이사장이나 원장이 아닌 이사’의 의미가 아니라, ‘이사장, 원장을 포함한 민법상의 이사’의 의미로 사용되었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이나 위 규정의 문맥에 비추어 볼 때, 위 정관 제18조 제1항은 이사장이나 원장이 아닌 이사의 임기만을 3년으로 정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이사장과 원장을 포함한 민법상의 이사의 임기를 3년으로 정하면서 그 중 원장은 1차에 한하여 중임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법인의 원장의 정관상 임기는 위 정관 제18조 제1항에 따라 3년이라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피고 법인의 원장의 임기에 관한 정관 규정의 해석에 있어서 위법이 없다.

나.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피고 법인의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이사장의 위촉에 따라 원장으로 취임하게 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관에 정해진 바에 따라 원고는 피고 법인과 임기를 3년으로 하는 위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와 다른 임기를 정하여 위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려면 그와 같은 특별한 사정을 명시한 위촉계약서를 작성하거나 피고 법인의 이사장이 원고와 위촉계약을 체결할 때에 이를 계약의 내용으로 명확히 하였어야 할 것인데, 원고와 피고 법인과 사이에 위와 같은 계약조건을 명시한 위촉계약서가 작성되었다거나 피고 법인의 이사장이 원고와의 위촉계약 당시 이를 계약의 내용으로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하여, 원고와 피고 법인 사이에 원고의 임기를 2년으로 하기로 하는 위촉계약이 성립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법률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사직서 제출과 관련한 주장에 대하여

민법 제689조 제1항 은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법인과 이사와의 법률관계는 신뢰를 기초로 한 위임 유사의 관계이므로, 이사는 민법 제689조 제1항 이 규정한 바에 따라 언제든지 사임할 수 있다. 법인의 이사를 사임하는 행위는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이므로 그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함과 동시에 그 효력을 발생하고, 그 의사표시가 효력을 발생한 후에는 마음대로 이를 철회할 수 없음이 원칙이다 ( 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4다1090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법인이 정관에서 이사의 사임절차나 사임의 의사표시의 효력을 발생하는 시기 등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을 둔 경우에는 그에 따라야 하는바( 대법원 1996. 4. 15.자 95마1504 결정 등 참조), 위와 같은 경우에는 이사의 사임의 의사표시가 법인의 대표자에게 도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곧바로 사임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정관에서 정한 바에 따라 사임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사가 사임의 의사표시를 하였더라도 정관에 따라 사임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는 그 사임의사를 자유롭게 철회할 수 있다.

원심이 채용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 법인의 정관 제20조는 “본 시험연구원의 임원은 서면으로 보고하여 이사회의 의결로서 사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취지는, 피고 법인의 임원은 의사결정 및 집행기관 등으로서 그 신분의 변동은 피고 법인의 업무수행에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으므로 임원이 임기 전에 사임하는 경우에 있어 그 절차 및 효력을 명확히 규정함과 아울러 이사회에서 그 임원의 사임의사가 진정한지 여부를 확인함으로써 임원의 신분을 보장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 법인의 임원이 피고의 대표자에게 사임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사임의 효력이 생긴다고 볼 수 없고, 이사회에서 의결이 있어야 비로소 사임의 효력이 생기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사임의 의사표시를 한 임원은 이사회에서 의결이 있기 전까지는 사임의사를 철회할 수 있다.

한편,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는 2003. 6. 3. 피고 법인의 원장직에 취임하면서 당일 원고를 찾아온 산업자원부 공무원의 요구로 2년 뒤인 2005. 6. 2. 사직하겠다는 취지의 사직서를 작성하여 산업자원부 공무원에게 교부하였다가, 2005. 5. 24. 피고 법인에 사임의사를 철회한다고 통보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위 사직서가 원고의 자유의사에 기하여 작성된 것으로서 산업자원부 공무원을 통하여 피고 법인에 제출됨으로써 원고가 피고 법인에 사임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 법인의 이사회가 위 정관 제20조에 따라 원고의 사임에 관하여 의결을 하기 전에는 원고는 그 사임의사를 철회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기록상 원고가 위와 같이 피고 법인에 사임의사를 철회하기 전에 피고 법인의 이사회가 원고의 사임을 의결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사임의사는 적법하게 철회되었다고 할 것이다.

원심의 이 부분 이유설시에 다소 부적절한 점은 있으나, 원고의 사임의사가 철회됨으로써 사임의 효과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본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직서의 효력발생에 관한 채증법칙 위배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사직서 제출과 관련된 나머지 상고이유의 주장들은 위 사직서 제출이 원고의 자의에 의하여 제출되었는지 여부나 위 사직서 제출이 피고 법인에 대한 사임의 의사표시로서 유효한지 여부 등에 관한 원심의 판단을 탓하는 것으로서 원고에 대한 사임의 효력이 발생하였다는 취지이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사임의사가 적법하게 철회되어 사임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위 상고이유의 주장들은 결국 이유 없다.

3. 보수액 산정과 관련한 주장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소로 피고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1년분의 보수가 145,743,216원이라며 그 지급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제1심에서 원고가 주장하는 금액 중 상여금은 보수가 아니라고 주장하였을 뿐(2005. 12. 23.자 준비서면) 제1심과 원심에서 원고가 주장하는 보수액에 관하여 다른 주장을 하지 않다가, 상고이유서와 상고이유보충서에서 비로소 원고가 주장하는 금액 중 정보비, 행사비, 퇴직수당, 원천징수의 대상이 되는 소득세 등은 보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면서 피고 법인의 급여규정, 예산회계규정, 원고에 대한 급여명세서 등을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제출하고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상고이유의 주장은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하는 주장으로서 원심에 이르기까지 주장된 바 없으므로, 원심판결에 대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고현철 전수안 차한성(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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