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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1두22334 판결
[이사취임승인거부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1] 학교법인의 이사가 사임할 때 효력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법인에 대한 사임의 의사표시 외에 이사회의 결의나 관할 관청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지 여부(소극)

[2] 법인의 이사를 사임하는 행위의 법적 성질 및 그 의사표시가 효력을 발생한 후 예외적으로 사임의사를 철회할 수 있는 경우

원고, 상고인

학교법인 정수학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정률 담당변호사 강정미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길상 담당변호사 박형섭)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학교법인의 이사는 법인에 대한 일방적인 사임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법률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고 ( 대법원 1992. 7. 24. 선고 92다749 판결 참조), 그 의사표시는 수령권한 있는 기관에 도달됨으로써 바로 효력을 발생하는 것이며, 그 효력발생을 위하여 이사회의 결의나 관할 관청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1다1171 판결 참조). 한편, 법인의 이사를 사임하는 행위는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라 할 것이어서 그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함과 동시에 그 효력을 발생하고 그 의사표시가 효력을 발생한 후에는 마음대로 이를 철회할 수 없음이 원칙이나, 사임서 제시 당시 즉각적인 철회권유로 사임서 제출을 미루거나, 대표자에게 사표의 처리를 일임하거나, 사임서의 작성일자를 제출일 이후로 기재한 경우 등 사임의사가 즉각적이라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별도의 사임서 제출이나 대표자의 수리행위 등이 있어야 사임의 효력이 발생하고, 그 이전에 사임의사를 철회할 수 있다 ( 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다43138 판결 , 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4다1090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의 경우 제출된 자료만으로 원고 법인의 소외 1에 대한 새로운 이사선임행위의 전제가 되는 종전 이사 소외 2의 이사직 상실이 확정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 및 기록에 의하면, 원고 법인의 이사인 소외 2는 2009. 12. 30. 이사장인 소외 3에게 자필로 “본인은 건강상 이유로 학교법인 정수학원 이사직을 사퇴코저 합니다. 2009. 12. 30. 소외 2”라고 기재한 사퇴서(이하 ‘이 사건 사퇴서’라 한다)를 제출한 사실, 원고 법인은 이 사건 사퇴서를 2010. 1. 15.자로 수리하고 같은 달 19. 원고 법인의 이사 6인에게 임원선임에 관한 건이 포함된 2009학년도 제10차 이사회 소집통지를 한 사실, 소외 2는 2010. 2. 6. 개최된 원고 법인의 2009학년도 제10차 이사회 직전에 사임의사를 철회하였으나 이 사건 사퇴서가 이미 수리되었다는 이유로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하였고, 위 이사회에서 소외 2의 사임에 대하여 재고할 것인지를 논의하였으나 이사 3인의 반대로 재고되지 못한 사실, 원고 법인은 2010. 3. 17. 이사회를 개최하여 참석이사 6인 중 4인의 찬성으로 소외 2의 후임이사로 소외 1을 선임하는 안건을 가결하고, 2010. 3. 26. 피고에게 신임이사취임 승인신청을 한 사실, 소외 2는 2010. 3. 30. 소외 3의 강요에 의해 사의를 표명하였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원고 법인의 설립자인 소외 4는 2010. 4. 1.경 “소외 2의 후임이사로 소외 1이 선임된 것에 대하여 반대한다.”는 취지의 서신을 각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 피고는 2010. 4. 2. ① 이사 전원이 참석한 이사회에서 소외 2의 사퇴의사에 대한 진의 청취 및 자유롭고 민주적인 방식의 원만한 의사진행으로 해임절차를 재검토하고, ② 설립자의 뜻을 고려하여 이사 개임을 재검토하라는 취지로 승인신청을 반려한 사실, 원고 법인은 2010. 4. 6. 다시 이사취임 승인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10. 4. 13. 종전과 동일한 취지로 이사취임 승인신청을 반려하였고, 원고 법인은 2010. 6. 14. 소외 2 전 이사의 사퇴의사에 대한 진의를 청취한 녹취서 등을 덧붙여 또다시 이사취임 승인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10. 6. 24. 승인신청을 반려하는 취지의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퇴서에는 어떠한 유보의 의사도 표시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원고 법인의 대표자인 이사장 소외 3에게 이를 교부한 때에 바로 사임의 효력이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원고 법인에 의해 이 사건 사퇴서가 수리된 2010. 1. 15.에 그 효력이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사임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는 소외 2가 사임의사를 마음대로 철회할 수 없으므로, 소외 2가 2010. 2. 6. 개최된 원고 법인의 이사회 직전에 사임의사를 철회하였다거나 소외 2의 탄원서와 소외 4의 서신이 피고에게 제출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사임의사의 철회의 효력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종전 이사 소외 2는 이 사건 사퇴서를 제출함으로써 확정적으로 이사직을 상실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외 1에 대한 새로운 이사선임행위의 전제가 되는 종전 이사 소외 2의 이사직 상실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임의사의 표시 및 철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학교법인이 한 새로운 임원선임행위의 전제가 되는 종전 이사의 궐위(궐위)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피고로서는 형식적·기계적으로 학교법인의 이사취임승인신청을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당해 학교법인으로 하여금 정확한 사실관계에 기하여 종전 이사의 궐위 여부 등을 다시 검토하도록 함으로써 학교법인의 운영에 관하여 불필요한 분쟁이 야기되고 법률관계의 혼란이 가중되는 것을 적절히 방지할 수 있다고 전제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종전 이사의 궐위 여부 등에 관하여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원고 법인의 이사취임승인신청을 반려한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종전 이사 소외 2의 이사직 상실이 확정적일 뿐만 아니라 원고 법인이 소외 2의 사임의사의 진위를 알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가 종전 이사의 궐위 여부 등에 관하여 이사회에서의 논의 등을 요구하면서 승인신청을 반려하는 것은 원고 법인의 이사선임행위를 보충하여 그 법률상의 효력을 완성시키는 의미의 이사취임 승인행위의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전 이사의 궐위 여부 등에 관하여 이사회에서의 논의 등을 요구하면서 승인신청을 반려한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한 원심판결에는 이사취임 승인행위의 전제가 되는 전임 이사직 상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잘못 판단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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