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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방법원 2010. 1. 11. 선고 2009노3689 판결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위반·업무방해][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항 소 인

검사

검사

김민정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제30조 상의 ‘기술적 보호조치’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기술적인 진보를 포섭해 나가야 하므로 저작물의 접근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기술적 조치도 위 개념에 포함된다고 해석해야 한다. 따라서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들이 개발한 에이아이콜 프로그램이 실행 중일 때 아이드라이버 프로그램이 종료되도록 하기 위해, 아이드라이버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추가 변경하였음에도 이에 대해 피고인들이 무작위로 파일명이 변경되게 하여 아이드라이버 프로그램이 에이아이콜 프로그램의 동시 실행을 감지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피해자 회사의 기술적인 보호조치를 무력화한 것으로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위반죄에 해당하고 그로 인해 피해자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으므로 업무방해죄에도 해당한다. 그럼에도 원심판결은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제30조 상의 ‘기술적 보호조치’의 범위

검사의 주장처럼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상의 기술적 보호조치의 범위를 권리통제 뿐만 아니라 접근통제조치까지 포함시킬 것인가 아니면 접근통제는 제외되고, 권리통제만을 의미하는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1)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제2조 제9호 는 기술적 보호조치가 "이 법에 의한 권리를 보호하는 핵심기술 또는 장치 등을 통하여 프로그램저작권을 보호하는 조치"라고 함으로써 권리통제에 대한 기술적 보호조치를 전제로 하고 있는 점, 2) 제한적 열거주의를 취하는 저작권법의 특성상 우리 법에서 명시적으로 저작권자의 접근권을 인정하지 않는 한, 저작물에의 접근 그 자체가 저작권의 침해를 가져온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고, 저작권자가 설령 접근통제 기술적 보호조치를 취한다고 해도 그것은 사실상의 이익보호수단에 불과한 것이지, 그 자체가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권리보호 수단은 아닌 점, 3) 기술적 보호조치는 기술적 특징으로 인하여 저작권이 제한되는 영역, 즉 일반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이용영역까지도 제한하기 때문에 저작권자와 이용자들 간의 이해관계의 충돌과 조절이 필요한 점, 4) 형사처벌 규정이 있는 경우 그 규정을 해석함에 있어서 엄격하고 좁게 해석하여야 하며, 기술적 보호조치를 넓게 해석하면 저작권자의 권리의 독점을 지나치게 강화시킬 여지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제30조 상의 ‘기술적 보호조치’에 저작물에의 접근을 통제하는 조치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3. 이 사건의 경우

가.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위반죄 부분

1)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실제 PDA 화면을 물리적으로 터치하였을 경우에만 아이드라이버 프로그램이 구동이 되도록 조치를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만약 위 사실이 인정될 경우에는 피고인들의 행위로 인해 아이드라이버 프로그램에 대한 피해자 회사의 동일성 유지권이 침해될 여지가 있어 위 조치를 기술적 보호조치로 볼 여지도 있으나(증거기록 130쪽), 공소외 2의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각 진술, 공소외 3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고소장, 각 수사보고, 참고자료(증거기록 17쪽, 41쪽) 등 검사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 회사가 아이드라이버 프로그램과 에이아이콜 프로그램이 동시에 실행되면 아이드라이버 프로그램이 바로 종료되도록 한 조치와 PDA 부팅 시 자동 실행되는 기본프로그램 이외에는 아이드라이버 프로그램에서 다른 프로그램이 동시에 구동되지 않도록 한 조치(이하 ‘이 사건 조치’라 한다)는 저작물에의 접근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접근통제장치에 해당되고, 가사 권리통제장치에 해당된다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대리기사들로 하여금 에이아이콜 프로그램의 실행파일명을 다른 이름으로 변경하여 접속하도록 하여 아이드라이버 프로그램과 에이아이콜 프로그램이 동시에 실행되더라도 아이드라이버 프로그램이 바로 종료되지 않도록 한 것 뿐이라면, 단순 파일명 변경을 ‘상당히 기술적 보호조치를 무력화하는 행위’라고 판단하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나. 업무방해죄 부분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대리기사들로 하여금 에이아이콜 프로그램의 실행파일명을 다른 이름으로 변경하여 접속하도록 한 것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 회사의 아이드라이버 프로그램의 저작권에 대한 침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들은 상업적인 목적 뿐만 아니라 대리기사들에게 배차에 관련한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에이아이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대리기사들의 요구에 따라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위 조치가 피해자 회사에 대해 위계행위가 된다거나, 피해자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겠다는 범의가 피고인들에게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이에 반하는 취지의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이 사건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일연(재판장) 정일예 오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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