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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다44156 판결
[손해배상(기)등][미간행]
판시사항

[1] 청구를 모두 기각한 제1심판결의 일부에 대해서만 항소를 제기한 경우, 항소되지 않은 나머지 부분도 이심되는지 여부(적극)

[2] 중개업자나 그 보조원이 아닌 자에게 구 부동산중개업법 제19조 제1항 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부동산을 처분하려는 자가 진정한 권리자인지 여부에 관한 부동산중개업자의 조사·확인의무의 내용과 정도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북스빌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인상)

피고, 상고인

피고 1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성 담당변호사 이남진)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제1심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그 중 일부에 대해서만 항소를 제기한 경우, 항소되지 않았던 나머지 부분도 항소로 인하여 확정이 차단되고 항소심에 이심된다 ( 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다69676 판결 등 참조).

한편,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원고의 손해 중 일부만 청구하는 것임을 명시하였고, 항소심에서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가 다시 청구취지를 확장하면서 이는 종전의 위 일부청구에 대한 확장이 아니라 원고의 손해 중 종전에 청구하지 않았던 나머지 부분에 대한 청구취지의 확장임을 밝혔음을 알 수가 있다(따라서 원고의 위와 같은 청구취지 확장이 재소금지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원심이 원심에서 감축되었다가 확장된 청구 부분도 원심의 심판대상이 된다고 보아 그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주장하는 바와 같은 항소심의 심판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제2, 4점에 대하여

가. 피고 1이 구 부동산중개업법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

그러나 법 제19조 제1항 은 ‘중개업자가 중개행위를 함에 있어서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그에 기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자는 ‘중개업자’에 한정되므로, 중개업자나 그 보조원이 아닌 피고 1에게 법 제19조 제1항 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사정없이 피고 1에게 법 제19조 제1항 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중개업자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가 있다.

나. 피고 2, 3이 중개업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

부동산중개업자와 중개의뢰인과의 법률관계는 민법상의 위임관계와 같으므로 중개업자는 중개의뢰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의뢰받은 중개업무를 처리할 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법 제16조 에 의하여 신의와 성실로 공정하게 중개행위를 할 의무가 있고, 법 제17조 제1항 은 중개의뢰를 받은 중개업자는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한 거래 또는 이용제한사항 등을 확인하여 중개의뢰인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고 위 권리관계에는 중개대상물의 권리자에 관한 사항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므로, 중개업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와 신의성실로써 매도 등 처분을 하려는 자가 진정한 권리자인지 여부를 조사·확인할 의무가 있다 ( 대법원 1993. 5. 11. 선고 92다5535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외 1과 대한민국 간의 소송(이하 ‘토지소송’이라고 한다)이 항소심 계속중이어서 그 권리관계가 불확정적인 상태였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 중개인으로서는 소송의 진행상황 및 소송에 제출된 자료 등을 보다 자세하게 조사·검토하여 이를 매매당사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 설명함으로써 매매당사자로 하여금 매매와 관련하여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어야 함에도, 위 피고들은 매도인의 대리인인 소외 2의 설명과 그가 제시한 이 사건 매도증서 및 그에 관한 감정 결과서만을 믿고 소송진행상황에 관하여 더 조사하지 아니함으로써 이 사건 매도증서의 진정성립에 관하여 상반된 감정 결과가 재판부에 현출된 상태이고 나아가 토지소송이 토지사기단에 의한 소송사기라는 내용의 탄원서가 제출된 사실을 매수인인 원고에게 설명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여 위 피고들에 대하여 법 제19조 제1항 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수긍할 수 없다.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면, 위 피고들과 피고 1은 토지소송에서 이 사건 부동산의 매도인인 소외 1 승소의 제1심판결이 선고된 후에 원고나 소외 2로부터 중개의뢰를 받았는데, 위 피고들과 피고 1은 토지소송에서 이 사건 매도증서가 위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문서감정서가 제출된 점이나 토지소송이 토지사기단에 의한 소송사기라는 내용의 탄원서가 제출된 점 및 다른 자가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자임을 주장하면서 독립당사자참가신청을 한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또 위 피고들은 피고 1과 함께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전에 토지소송에서의 소외 1의 소송대리인인 변호사 소외 2를 만나 토지소송의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토지소송의 제1심 판결문과 이 사건 매도증서 및 그 매도증서가 진정하게 작성되었다는 취지의 감정서를 확인하는 한편, 원고의 대리인인 소외 3 등을 소외 2의 변호사 사무실로 데리고 가 소외 2로부터 토지소송의 진행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게 하고 위 판결문과 이 사건 매도증서 및 위 감정서를 직접 확인하도록 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사정하에서 이 사건 매도증서가 위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문서감정서와 위 탄원서의 제출 사실 및 독립당사자참가신청 사실과 그 내용은 토지소송 관계인인 소외 1이나 소외 2의 도움 없이는 이를 쉽게 확인할 수도 없다는 점과 그 후 위 토지소송에서 이 사건 매도증서가 위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문서감정서나 위 탄원서가 현출되는 등의 사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대한민국의 항소와 상고가 모두 기각됨으로써 위 승소판결이 확정되고, 다만 그 후에 소외 1 등의 사기 범행이 발각됨으로써 원고에게 이 사건 손해가 발생하게 된 사정까지 감안하여 보면, 부동산중개업자인 위 피고들은 원고의 대리인으로 하여금 변호사인 소외 2로부터 직접 중개대상물인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토지소송 상황의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위 제1심 판결문과 이 사건 매도증서 및 그 매도증서가 진정하게 작성되었다는 취지의 감정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중개업자로서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와 신의성실 의무를 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 위 피고들에게 이 사건 매도증서가 위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문서감정서와 위 탄원서의 제출 사실 및 독립당사자참가신청 사실까지 확인·설명할 의무가 있다거나 그와 같은 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원고는 원심에서 위 피고들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가 처분금지가처분을 한 사실을 원고에게 알려주지 않은 잘못도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위 가처분은 이 사건 매매계약이 체결된 후에 발령되었다는 것이므로 위 피고들이 이 사건 매매계약이 체결된 이후에도 계속 계약당사자의 계약상 의무의 실현에 실제로 관여하거나 그러한 관여 내지는 주선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볼 사정이 없는 이상, 위 피고들에게 그에 관해 확인·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피고들이 중개업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원고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아 위 피고들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중개업자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도 이유가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고현철 김지형 전수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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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6.5.4.선고 2005가합99195